마츠다 리스트 - 술과 공간 그리고 오사카, 오사카에 사는 사람들
마츠다 아키히로 지음 / 용감한까치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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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4를 접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작년에 오사카 여행을 계획하며 평소 유튜브를 즐겨보는 남편이 오사카에 사는 마부장님 영상이 재미있더라며 오사카에 가면 마부장님이 찾았던 곳에 가서 먹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로 544를 접하게 되었고 그렇게 보기 시작한 영상이 재밌어서 푹 빠져들어 보게 되었었다.

하루 종일 회사에 묶여 있다 해방된 퇴근 시간, 몸은 피곤하지만 배도 고프고 이대로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쉬운 직장인의 하루 마무리로 향한 선술집, 혼자 왔지만 어느새 옆 테이블에서 나누는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귀 기울이게 되고 슬며시 웃음 짓게 되는 나를 발견하게 되는 묘한 경험이 기다리는 선술집에 대한 환상은 544 영상을 보며 왠지 더욱 간절하게 다가와졌던 것 같다. 아무래도 고된 하루를 버텨내야 하는 직장인이기에 공감되고 통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에 더해 마부장님은 술을 참 맛깔나게 마신다. 잘생긴 배우의 뺨을 후려칠 정도의 CF와는 견줄 수 없을 만큼 맛깔나게 마시는 장면에 한밤중에 남편을 시켜 맥주를 사 오라고 시킨 적도 여러 번이었다. 재미있지만 그만큼 위험도? 가 높은 프로였지만 오사사를 보고 있노라면 나의 하루 피곤함도 싹 씻기는 것 같아 고마운 마음이 들었는데 <마츠다 리스트>는 방송으로 본 느낌과는 또 다른 즐거움으로 다가오는 책이다.

오사사 방송을 평소 즐겨봤던 사람이라면 마부장님의 술 마신 후 미간의 잡히는 주름을 참 인상 깊게 보지 않았을까 싶은데 딱 그 표정이 표지에 절묘하게 실려 있고 술만 맛깔나게 마시는 줄 알았더니 글 또한 맛깔나게 쓰셔서 책을 읽다 보면 여러모로 놀라게 된다. 방송만큼이나 책도 재미있었어 또 한 번 놀라기도 했다.

<마츠다 리스트>는 오사카에 사는 마부장이 애정 하는 가성비 가게가 실려 있다. 그렇다고 여행 책자처럼 휴일은 언제고 개점과 폐점 시간은 언제며 메뉴판 또한 공개되지 않는다. 그저 마부장님의 혀끝 감각에 춤추는 언어유희와 짤막하게 함께 한 사람과의 대화가 실려 있을 뿐이다. 그래서 더 정겹고 친근하며 푸근하다. 고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이 한잔 술에 훌훌 털어버리고 내일도 기운차게 살아보자며 다짐하는 이야기 같아 덩달아 파이팅 하게 되는 <마츠다 리스트>, 오사카 여행을 계획하며 보기 시작했지만 마부장님이 소개해 준 식당을 한 군데도 가보지 못했다. 가을 시즌이라 관광객이 너무 많았던 탓도 있었기에 유독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여행이어서 오사카에 다시 한번 가보자며 아쉬움을 달랬었는데 그런 아쉬움이 이 책을 펼치게 된 원동력이 되었던 것도 같다. 오늘 하루도 어깨 위에 내려앉은 피곤함을 풀지 못해 허덕이는 직장인들에게 시원한 맥주와 함께 위로가 되어줄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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