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기억 못하겠지만 아르테 미스터리 1
후지마루 지음, 김은모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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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 / 너는 기억 못하겠지만 / 후지마루 장편소설

시급 300엔,

시간 외 수당도 없고 교통비도 없는 최악의 아르바이트인 <사신> 아르바이트!

평일이고 휴일이고 아무때나 불러내 일을 해야하는 아르바이트라 사쿠라는 탐탁치 않지만 5만엔을 모아 할일이 있었기에 오로지 돈만 생각하며 아르바이트 계약서에 사인한다.

시급이 너무 짜긴하지만 반년동안의 아르바이트 기간을 무사히 마치면 '희망' 획득권을 얻을 수 있는데 일단 적은 시급이지만 5만엔이 필요했던 사쿠라는 반에서 제일가는 미녀 '하나모리 유키'와 사신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된다.

사신 아르바이트의 첫번째 주인공은 '아사쓰키'로 그녀의 의뢰는 병원에 입원해있는 동생이 마음에 들어할만한 선물을 하는 것이었고 세 명은 진지하게 고민한 후 동생이 좋아할만한 선물을 고르지만 생각처럼 잘 풀리지 않는다. 어느정도 예상은 했다는 듯한 아사쓰키를 위로하며 오래전 둘만의 시간을 가졌었던 공터에서 전과 같이 편한 대화를 나누며 시간가는 줄 모르고 즐거워했던 사쿠라와 아사쓰키,

정치인이었던 아버지가 사업을 하며 폭력사건에 휘말린 후 어머니와 이혼하고 축구부로 활약하며 인기도 높았던 사쿠라가 다리를 다치며 축구를 그만두는 일들이 겹치며 행복했던 가정도, 자신의 미래도 모두 사라진 나락으로 떨어지게 되고 축구부 매니저이며 자신의 여자친구였던 아사쓰키의 미래를 위해 좋아하는 마음을 접고 헤어지자고 선언하지만 오랜만에 예전으로 돌아간 듯한 시간을 보내던 사쿠라는 자신이 비참해지지 않을 때 다시 아사쓰키에게 돌아가겠노라고 다짐한다. 하지만 꿈같았던 아사쓰키와의 시간이 끝으로 하나모리에게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되고....

제대로 마음을 추스릴 새도 없이 사쿠라는 하나모리와 다음 사신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되고 사자인 '구로사키'가 어린 아들에게 받았던 편지가 들어있는 지갑을 찾기 시작한다. 하지만 열흘이 넘는 기간동안 반년전에 잃어버린 지갑은 찾아질리 없고 허세만 부리는 구로사키에게 화가 난 사쿠라는 모진말을 던지게 되고 허세를 부리던 구로사키는 사신들에게 사실을 털어놓고 추가시간을 마감한다. 제대로 된 사신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는 마음에 다음번 사자인 히로오카에게 최선을 다하기 시작한 사쿠라, 이후 학대받아 죽은 사자 유와 마지막 사자까지 다양한 사자를 만나며 사쿠라와 하나모리는 자신들과 비슷한 연관성이 있는 사자를 만난다는 것을 알게 되고 죽었지만 추가 시간으로 인해 살아있을 때와 똑같은 생활을 누리는 사자들의 모습에 추가 시간이 고통의 시간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

사쿠라와 하나모리가 만나는 사자들은 모두 가족과 연관되어 있는 사자로 각자의 상황은 다르지만 비슷한 상처들을 지녔기에 사쿠라는 만나는 사자들의 마음을 느낄 수 있게 되고 처음 5만엔을 채우겠다는 생각에서 점점 사자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

사자들의 모습을 통해 부모님의 마음을 이해하기 시작한 사쿠라, 300엔이라는 최악의 시급이지만 그 속에서 값을 매길 수 없는 진정한 삶의 가치를 깨달아가는 소년의 모습이 먹먹하면서도 대견하게 다가왔다. 사신 아르바이트라는 독특한 소재는 다양한 고통을 가진 사자들을 만나야하는만큼 아픔이 전해지기도하지만 그런 사자들을 통해 인생의 고난을 이겨낸 사쿠라의 다음 이야기도 만나보고 싶다는 바람이 드는 것은 욕심일까?

사신은 '사자'를 구원하는 자. 이 생각은 틀리지 않았으리라. 하지만 아무래도 진실은 하나가 아닌 듯하다.

사신이 '사자'를 구원한다.

덧붙여 '사자'를 통해 사신도 구원받는다.

이것이 바로 이 세상의 진실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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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산 것처럼 앞으로도 살 건가요? - 내 인생의 판을 바꿀 질문
김창옥 지음 / 수오서재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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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산 것처럼 앞으로도 살 건가요?>라고 누가 묻는다면 당신은 뭐라고 대답할 것인가?

나는 제목을 보고 당연히 '아니오'라고 말했었다. 그랬기에 '나는 앞으로도 지금까지 살았던 것처럼 살 것이다'라는 대답을 전혀 생각하지 못했었다.

누군가 지금까지 살았던 것처럼 살겠다고한다면 그 사람은 주어진 하루를 충실하게 살아낸 사람일 것이다. 그만큼 후회없는 하루를 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뜻일텐데 불행히도 나에게는 그런 답지가 떠오르지 않았었다.

그래서 이미 늦은것은 아닐까?라고 묻는다면 그에 대한 답은 또한 '아니오'일 것이다.

그래도 아직은, 뭔가 달라질, 변화할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 그렇게 달라지고 싶다고 내 안에서 이야기할 것이고 당장 큰 변화는 아니더라도 조금이라도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이 책은 그런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금까지 산 것처럼 앞으로도 살 건가요?>는 셀프텔러 : 내 안의 소리를 들어라, 셀프케어 : 나를 인정하라, 셀프​이스팀 : 나를 사랑하라, 셀프디벨롭먼트 : 진정한 어른으로 성장하라의 주제로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있다.

모두 내 안의 이야기를 듣고 진정한 어른으로 거듭나기 위한 깨알같은 조언이 들어있어 역시 명불허전 김창옥이란 느낌이 드는 책이다.

평소에도 김창옥 강사님을 좋아해 책으로 만나긴하지만 강연을 할 때의 눈빛과 목소리가 책에서는 덜 느껴지고 왠지 스타강사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느낌이라 책을 마주할 때마다 뭔가 아쉬움이 남곤하였는데 이 책은 스타강사 김창옥이 아닌, 인생 선배 김창옥이 들려주는 이야기 같아서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말에 공감하며 위로받고 격려받으며 움츠러들었던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다시 시작해보자는 의욕이 생겼던 것 같다.

내 자신의 단점을 알면서도 인정하기 싫어 피하며 타인탓으로만 돌렸던 못난 내 자신에게 일침을 가하는 강사님의 이야기에 피하기만했던 내 자신을 제대로 들여다보는 시간이 되어주었고 인정하기 싫은 못난 내 자신이지만 그럼에도 내 자신을 인정하고 제대로 사랑하는 법을 이 책을 통해 깨닫게 된 것 같아 김창옥 강사님의 그 어떤 책보다 더 감동 깊게 다가왔다. 요즘 꽤나 힘든 일들을 겪으며 내 자신과 사람들이 생각하는 잣대 사이에서 괴로워했기에 이 책의 글들이 더 감동스럽고 위안이 되었던 것 같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내 안의 소리를 듣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경험으로 알 것이다.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며 알고 있어도 어떻게 해야하는지 잘 몰라 바쁘다는 핑계로 미루기만하는 사람이 많을지도 모른다. 나 또한 그랬었고 최근 힘든 일들을 겪으며 내 자신이 하는 소리를 듣고 싶다는 강한 열망이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뭔가 돌파구를 찾은 듯한 느낌이라 속시원함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바뀌지는 않겠지만 어떻게 해야할지 가닥은 잡은 것 같아 뭔가 새로 시작해볼 의욕이 생겨났다는 것은 긍정적 신호라 봐야하지 않을까?

누군가에게 위로 받고 싶지만 타인에게 하소연하는게 쉽지 않았던 사람이라면, 뭔가 달라져야겠다고 생각하지만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모르겠다면 <지금까지 산 것처럼 앞으로도 살 건가요?>를 자신있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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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당신들 베어타운 3부작 2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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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책방 / 우리와 당신들 / 프레드릭 배크만 장편소설


하키만이 쇠락한 마을을 구원할 수 있었기에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 청소년 하키팀을 응원했던 베어타운, 미래가 없는 베어타운을 그 옛날 찬란했던 명성으로 되돌려 놓기 위해 마을 사람들은 오로지 하키에만 매달리게 되고 청소년 하키팀의 '케빈'만이 그 명성을 되찾아 줄 것이라고 사람들은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런 사람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케빈을 비롯한 하키팀 아이들, 그 속에 작고 보잘것 없어보이지만 엄청난 스피드를 자랑하여 마지막에 하키팀에 합류하게 된 아맛까지, 하키팀 아이들의 서열과 베어타운이 하키에 거는 기대, 하키팀 단장이며 예전 청소년 하키팀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던 페테르, 그의 아내 미라와 딸 마야의 이야기가 주축이 되어 이야기가 진행되었던 <베어타운>, 전반적으로 희망이 없어보이는 베어타운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돌파구가 하키였으나 월등한 기량을 갖춘 마을의 스타 '케빈'이 페테르의 딸 마야를 성폭행하므로써 결승전 출전에 나갈 수 없게 되고 그로 인해 결승전에서 패배하고 만다. 마을의 부흥을 꿈꾸었던 사람들의 실망은 피해자인 마야에게 향하게 되고 어렵게 피해사실을 털어놓지만 오히려 사람들의 비난만 받게 된다. 그렇게 마야와 엄마 미라의 눈물겨운 투쟁기를 보여줬던 <베어타운> 답답하지만 값진 이야기를 풀어냈던 전편에 이어 두번째 이야기는 어떻게 다가올까 내심 궁금하였는데 <우리와 당신들>이라는 제목으로 다시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하키팀 에이스였던 케빈이 마야를 성폭행함으로써 그가 빠진 결승전은 패배로 끝나게 되고 결승전 전에 치뤄졌던 파티에서 술에 취해 케빈의 요구에 응했던 마야에 대한 비난을 감수할 수 없었던 마야의 가족들, 케빈의 성폭행 사건 이후 마을의 하키팀은 와해 될 위기에 처해지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하키팀에 지원되던 후원은 끊길 위기에 처했으며 팀원들은 옆 마을 헤더로 이적하게 된다. 모두의 바람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고 피해자인 마야와 그의 가족에 대한 노골적인 마을 사람들의 비난과 케빈의 성폭행을 증언했던 벤이와 아맛은 배신자로 낙인 찍히게 되지만 하키팀 단장이자 마야의 아버지인 페테르는 하키팀을 살리기 위해 노력한다. 가정이 와해될 위기에 처해 있는 상태에 하키팀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페테르에게 정치가 테오가 후원을 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지만 곧이어 정치적 야망을 드러내는 모습에 마을은 위기에 내몰리게 된다.

<베어타운>에서 비중이 높지 않았던 술집 사장 '라모나'의 존재가 <우리와 당신들>에서는 빛을 발하는데 개인의 상처를 보듬어주기 전에 집단의 이익에만 혈안이 되어 이기적으로 변한 사람들을 지혜롭게 이끌어가고 있는 모습이 꽤 인상적이었다.

개인의 슬픔을 모른척 한 채 이익에만 눈이 먼 사람들, 개인적 성향과 빈부격차를 혐오하는 듯한 그들의 인식에서 극단적인 상황에서 그들이 어떻게 변모하는지 소설에서 잘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하키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그 속에서 벌어지는 여러 사건들과 적나라한 사람들이 모습은 우리 주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일이라 더 깊이 있게 다가왔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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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구왕 서영
황유미 지음 / 빌리버튼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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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버튼 / 피구왕 서영 / 황유미 소설집

 

 

 

전국 동네 서점에서 입소문을 타고 화제가 되었다는 바로 그 책 <피구왕 서영>

책 제목을 보고 바로 어릴적 보았던 만화 프로그램이었던 '피구왕 통키'가 떠올라 어떤 내용일지 더 궁금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하지만 가볍게 펼쳐보았던 것과 달리 책의 내용은 모두다 겪어봤음직한 묵직한 주제를 담고 있어 많은 생각을 던져주고 있다.

 

이 책은 피구왕 서영, 물 건너기 프로젝트, 하이힐을 신지 않는 이유, 까만 옷을 입은 여자, 알레르기라는 5편의 단편을 담고 있다. 각각의 단편에 실린 주제는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복잡한 인간관계 구도를 그리고 있어 여성 독자라면 더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부모님 일로 전학이 빈번한 서영, 새롭게 정착한 곳에서 친구들을 사귄지 오래지 않아 서영은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하게 되고 잦은 전학만큼이나 서영은 학급에서 튀지 않고 조용히 지내는 법과 학급마다 정글의 법칙에서나 등장할만한 서열의 질서를 눈치 빠르게 간파하는 법을 터득하게 된다. 새 학교에 등교한 첫날 서영은 전처럼 튀지 않는 아이로 지내는 것에 온 신경을 집중하게 되고 짝으로 정해진 윤정이 함께 점심을 먹자는 제안을 해오자 흥쾌히 받아들인다. 보통 홀수보다는 짝수를 선호하는 그룹에서 서영은 윤정의 같이 밥먹자는 말을 모자란 홀수 그룹에 짝수로 지목되었다고 생각하였으나 공교롭게도 학급에서 왕따를 당하던 아이가 윤정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첫날부터 곤란해졌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어 학급 서열의 상위권인 정은과 현지의 권유로 하교 후 피구를 하게 되면서 그룹 최상위에 있는 현지의 눈에 들게 되고 조용히 학교를 다니자했던 서영의 계획은 첫날부터 어그러지게 된다. 자신을 배려하는 윤정과 달리 피구를 잘해 학급 우두머리 아이들에게 관심을 받게 된 서영은 현지 그룹과 떡볶이도 같이 먹고 집에도 놀러가는 생활을 하게 되지만 자신의 이야기에 귀기울여주고 편안함을 느끼는 윤정과 달리 타인보다는 자신의 관심사가 먼저고 배려심은 없으며 승부욕에 타올라 자신의 기분대로 타인을 대하는 현지에게 서영은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더군다나 현지와 같이 몰려다니는 아이들은 윤정을 비롯해 어머니가 안계셔서 청결함이 모자란 수현이란 아이도 집중 공격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무말도 못하는 자신의 모습을 부끄럽게 느끼게 되고 마음이 늘 불편하다. 그러던 어느 날 피구연습을 하기 위해 공터에 갔던 서영은 혼자서 연습하던 윤정을 보게 되고 둘은 친해지게 되지만 학교에서는 현지 그룹과 어울리며 이중생활을 해나가게되고 그런 모습에도 윤정은 서영에게 싫은 내색을 하지 않는다. 불편하지 않은 학교 생활과 방과 후 관심사가 통하고 말이 잘통하는 윤정과의 시간 속에서 결단을 내리려던 서영은 현지 그룹에게 윤정과의 일을 들키게 되고 서영은 당당하게 현지 그룹에게 잘보이기 위한 피구가 아닌 자신이 좋아서 하는 피구를 생각하며 대회에 임한다.

 

학창 시절 학급을 좌지우지하고 싶어하는 그룹은 늘 있었고 이야기 그 속에서 나는 대개 서영이나 윤정의 모습으로 학창 시절을 보냈었다. 튀고 싶지도 않았고 학교 자체에 큰 열정도 없었으며 특히 고등학교 시절엔 사춘기가 늦게와서 홍역을 치렀었기에 친구들과의 교류도 많지 않았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학급 속에서 주도적이 되고 싶어하는 아이들은 늘 있었고 때론 자신이 속한 그룹의 힘을 빌려 철없는 발언을 하곤 하였기에 서영이가 생각하던 것에 공감을 많이 할 수 있었다. 아마 학창시절을 보낸 이들에게 '피구왕 서영'은 또 다른 나의 숨기고 싶은 모습일 수도 있을 것이다.

 

생각해보니 주장의 이름도 몰랐다. 통성명도 없이 전학 첫날 피구부터 같이한 사이. 어떠한 감정적 교류도 없이 대뜸 우리가 되어 남의 편을 이겨야 한다는 목적을 향해 싸운 사이에 싹틀 관계는 어떤 모양을 하게 될까.

 

이어 태어나지도 않은 동생과의 사주 때문에 온 가족의 눈치를 받아야했던 주영이의 눈물겨운 해외 탈출기를 그린 '물 건너기 프로젝트', 사회로의 첫 발이 고통을 수반했던 하이힐을 신었던 것과 똑같다는 것을 느낀 이의 인터뷰를 그린 '하이힐을 신지 않는 이유', 어느 순간 까만 옷을 고집한 주인공에게 쏟아지는 주변인들의 무차별적인 관심을 그린 '까만 옷을 입은 여자', 대인 관계에서 오는 각종 페해를 알레르기 질병에 올려야한다는 이야기가 신선했던 '알레르기', 다섯 편의 이야기가 짧아 가벼이 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던 독자라면 단편 속에 담긴 묵직한 이야기에 한동안 가슴을 주억거리게 될지 모르겠다.

 

누구나 겪어봤을 이야기이기에 더 공감이 컸던 단편들이었고 담담한 문체로 이야기하는 스타일이 더 강한 첫인상으로 남게 될 것 같다. 아홉 살 때부터 글 쓰는 삶을 상상했지만 현실에서 다른 직업을 선택했고 본업을 그만둔 여름 내내 탄생한 이야기가 책으로 결실을 맺게 되어 만나게 된 것을 보면서 우연이 아닌 언제고 만날 필연이란 생각과 함께 앞으로 만나게 될 이야기도 항상 기다리게 되는 독자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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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 - 서울대학교 최고의 ‘죽음’ 강의 서가명강 시리즈 1
유성호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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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북스 /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 / 유성호 지음

서울대학교 최고의 '죽음' 강의



제목만 보면 엽기스러운 범죄 소설이 얼핏 떠올라 강하게 와닿는 제목만큼이나 흥미가 동하는 책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

평소 '그것이 알고 싶다'나 '궁금한 이야기 Y'등의 프로그램을 즐겨보았던 사람이라면 책을 펼쳤을 때 등장하는 얼굴에서 낯익음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범죄의 피해자인 시체의 사인을 규명하는 일로 프로그램에서 자주 뵈었던 유성호 교수님이 등장하는데 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개인적으로 느끼는 생각이지만 보통 범죄소설에서 등장하는 괴팍하고 깐깐한 성격만큼 일에서만큼은 완벽을 추구하는 자세와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는 법의학자의 이미지와는 달리 너무도 선하고 밝은 얼굴이라 더 기억에 많이 남는 분이었던 것 같다.

범죄 소설보다는 실제로 일어난 사건을 바탕으로 범죄프로파일러와 법의학자들의 의견들이 재현된 프로그램을 더 선호했던 나로서는 '죽음'에 대한 남다른 관점과 생각이 신념으로 발전하게 된 법의학자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책을 통해 많이 만날 수 있어 '죽음'에 대한 이야기지만 지루할 새 없이 읽게 되었다. 더군다나 해외보다는 아직 법의학자의 수나 장비가 미비한 한국에서 이름조차 생소하며 대학에서조차 과가 많지 않은 실정에서 법의학자, 병리전문의들이 주로 무슨 일을 하는지 책을 통해 그들의 활약을 알게 되었다.

이야기 속에서는 우리가 매체로 통해 알고 있던 범죄의 내용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 억울한 죽음이지만 증거가 남지 않아 무죄 판결을 받은 사건들과 외인사가 병사로 기록되어 반박하는 내용들이 담겨 있어 죽은 이의 몸에 남겨진 상처가 죽음 직전 어떤 상황을 말하고 있었는지를 볼 수 있었다.

인간이 태어나 다양한 삶을 살듯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던간에 다양했던 인생만큼 죽음의 모습도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생이 다해 모든 기능이 소멸하여 죽음에 이르는 죽음 외에 억울하고 외롭고 슬픈 죽음의 모습들에 나의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보통 죽음이라하면 지금 당장 나에게 일어나는 일은 아니지만 언젠가 닥치게 돌 막연한 일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인데 현실적인 죽음을 철학이라는 학문으로 승화시킨 내용들을 평소 많이 접했다면 이 책은 현실감과 철학적인 부분 모두를 담아내고 있어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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