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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 않고 어른이 되는 법
강지영 지음 / 북다 / 2024년 9월
평점 :
자신의 전생을 기억한다면 어떤 기분일까?
죽지 않기 위해, 똑같은 죽음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소환되는 일련의 기억들을 안고 사는 송재이, 젊은 나이에 재이를 낳은 은혜는 아무 때나 불시에 들이닥치는 시어머니로 인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잔소리는 물론 재이를 이뻐하면서도 고추를 달고 나오지 않았다며 아쉬워하는 마음을 겉으로 드러내고 직업군인인 아빠 유진은 가족과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시간이 많아 은혜는 더 고립된 생활에 갇히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재이는 죽게 되고 그 기억을 안고 그대로 다시 태어난다. 다시 태어난 재이가 말을 하게 되자 전생의 기억을 쏟아내는 통에 혼란스러웠던 재이의 부모는 급기야 상담소에 방문하게 되고 그곳에서 소아청소년상담센터장인 소영을 만나게 된다. 그렇게 환생이란 틀에 갇혀버린 소영은 재이를 한 번에 알아보게 되고 재이가 죽게 되면 자신 또한 도돌이 같은 생을 살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고 재이의 죽음을 막기 위해 온 힘을 쏟게 된다.
<죽지 않고 어른이 되는 법>은 재이의 거듭되는 환생과 재이의 죽음으로 인해 힘들었던 젊은 고시원 시절로 되돌아가는 소영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전생의 기억을 고스란히 안고 태어나는 재이와 죽었을 때의 외모로 젊은 시절로 되돌아가는 소영의 고달픈 삶은 전생이 왜 이리도 다른 걸까 싶어 더 흥미롭게 읽히게 되는데 혼자 독박 육아를 하는 재이엄마의 산후 우울증과 아들을 낳지 못했다는 시어머니의 시대착오적 발언들, 육아로 지친 부부의 삶이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죽지 않기 위해, 현생에서의 외모를 간직한 채 되돌아가지 않기 위해 두 사람은 협동하여 현생을 이어가려 노력하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죽음을 막기 위해 기억을 되짚어가지만 예기치 않은 죽음에 휘말리며 독자들의 몰입감을 더욱 높여준다.
믿고 읽는 강지영 작가님의 소설이라 읽기도 전부터 기대감이 마구 상승했던 소설인데 역시 그 기대를 빗나가지 않아 이번 소설도 드라마나 영화로 나와도 손색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