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1. 13


11월 13일. 수능

고등학교 앞 찻길에 줄지어 서 있는 승용차

학교안으로 들어가는 짓눌린 수험생과 초조한 부모

누구나 탈출하고 싶은 이 일상이

이젠 나에겐 부러움이 되었다.


일상적인 것들이 나에겐 특별함이 되어 버린 날

난 그저 답답하게 받아들였다.

어떤 감정도 느끼지 않고.

그저 설마.....

그냥 잘 되겠지......

그래도 괜찮아 질거야.....


그 아픔은 몇일이 지난 후에

그렇게 나에게 찾아왔다.

그렇게 아무렇지 않은 듯

그게 현실이 되었다.


일상이 된 것들을 난 일상으로 받아 들일 수 없다.

괜찮다. 난 괜찮다.

하지만 그 애는 

그 애는 어떻게 받아 들일지

알면 고통이고, 모르면 불쌍하다.

그게 더 슬프다.


일상인 것들이 나에게 일상이 되어 지지 못한다.

그게 고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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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수능시험날 고등학교 앞에 줄지어 서 있는 승용차와 수험생 그리고 부모의 모습을 보고, 일상이 되지 못하고 특별한 것이 되어 버린 내 처지에 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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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 6. 9


내가 부정되어질 때

내가 혼란에 빠져 있을 때

내가 길을 잃었을 때

내가 어디에 있는지 모를 때


내게 확신이 사라진 때

내가 목표을 잃었을 때

그때 난 무기력해진다.


그때 힘써 발버둥 치지 말자

그때 그저 내 몸과 정신을 흘려 보내자

그때 잠시 멈추어 보자

그때 세상을 포기해 보자

그때 모든 걸 잊어 버리자

그때 내 세속적 욕망을 버리자

그때 휴식을 취해보자


잠시 그렇게

시간을 내가 정하지 않고 세상이 정하게 하자

그렇게 잠기 기다려 보자

억겁의 시간에 이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은 것

그저 잠시일뿐, 조급하지 않게 


바람을 타고, 물결을 타고

내 몸을 띄워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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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 11. 7

 

길에 떨어진 그 낙엽도

한때는 나무를 살찌웠으리

그 낙엽도 자신이 있던 그 나뭇가지에서 떨어질 줄 알았으리

이제 그 시간에 낙엽이라는 이름으로 그 긴 생명을 바친

그곳에서 떨어져 나오리

 

나도 언젠가 저 낙엽처럼 이 세상에서 떨어지리리

그게 세상의 이치라

아련하고 슬프나

그 때가 오리라고 난 알며

그 때를 향해 흘러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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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 길에 어느 새 수없이 떨어져 있는 낙엽을 보고, 사람도 그렇게 갈 거라는 생각에 적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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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 9. 26

 

사랑이란게 쉽게 영원할 것인 줄 알았다라는

사랑을 회상하며, 사랑을 노래하는 어느 가수의 노래를 듣는다.

 

난 사랑을 해봤을까.

난 기억할 사랑이라는게 있기나 할까.

난 누구를 사랑해 봤을까.

 

난 높아진 하늘 속에도

여러 섞여 흘러가는 사람들 속에도

어느 한 여인도 떠올릴 수 없다.

왜 난 떠올릴 여인도 없을까.

좋아했던 여인도 있었고

사랑했던 여인도 있었는데

지금 난 어느 한 여인도 떠올리 수 없다.

 

나에게 사랑이라는게.....

 

나에게 사랑이라는게

순수하지도 아름답지도 열정적이지 않았나 보다.

그저 젊은이로 한 때를 지날 때

수많은 것 중에 하나로 그냥 흘려 보낸 의미없는 몸짓이였나 보다.

 

나에게 사랑이라는게

그냥 그렇게 기억되지 않는 흔적일 뿐인가 보다.

처음에 사랑이라는게

아름다워야 한다고, 기억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나에게 사랑이라는게

그냥 지나간 몸짓이었나보다.

 

나에게 사랑이라는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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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커 버스커의 <처음에 사랑이라는게>라는 노래를 듣다가 '나에게 사랑이라는게 무엇이었나'라는 생각에 적는다.

적고 보니 지금 내가 사랑하는 이 여인을 시간이 흐른 후에도 회상하지 못할까봐 무서워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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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 8. 1

 

그는 창밖을 응시한다.

사람들에게 뒷 모습을 외로이 보여주며

창밖을 응시한다.

 

그는 읊조리고 있다.

그는 신을 부르짖고 있다.

그는 신께 감사하고 신에게 소망을 속삭이고 있다.

 

그는 기도하고 있다.

그는 외롭지 않게 신앞에 놓여 있음을 느낀다.

신이 그를 감싸고 있음을 그는 느낀다.

그래서 감사하다고 한다.

신에게 기도한다.

 

사람들은 그의 앞모습을 본적이 언제인지도 기억하지 못한다.

그저 창밖을 보고 있는 뒷모습만 기억할 뿐이다.

 

그는 감사하다.

신께 감사하다.

항상 행복에, 은혜에 감싸여 있다.

 

사람들은 그의 모습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저 뒷모습.

창밖을 보고 있는 외로이 서있는 뒷모습을 기억한다.

 

그는 신께 감사해 하고

사람들은 그를 걱정한다.

그는 신께 다가가 있고

사람들은 그에게서 멀어져 있다.

 

그는 신께 감사해야 할까.

그는 사람들에게 이제 얼굴을 돌려 정면으로 사람들을 바라봐야 할까.

 

신은 무엇이라고 속삭일까.

나를 보아라.

아니면, 이제 뒤돌아 사람들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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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의 신앙에 푹 빠져 있는 회사 직원이 복도 끝 작은 휴게실에서 설교를 들으면서 뒤돌아 창밖을 보고 서 있는 뒷모습을 보고 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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