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7. 31

 

나아가야 한다.

힘이 끊어지고

무릎이 꺽이어도

나아가야 한다.

 

그저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고

꺽인 무릎으로 나아가다 지쳐 쓰러져도

나아가야 한다.

 

온몸으로 기어가며

나아가야 한다.

온몸이 찢어지고

온 정신이 갈갈이 흩어지더라도

나아가야 한다.

 

나아가야 한다.

그 끝에 이르러

죽음의 앞에서 이제 멈출 수 있다.

 

나아가야 한다.

거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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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으로 예민해지고 몸도 지쳐 있었던 시기에, 평범한 일상과 흥분되는 여름휴가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그 놈이 날 흔들어 놓고 있을 때에 내 기분과 상관없이 내 주어진 삶에 충실해야 한다고 느낀 날.

부모, 가장이 모두 가지고 있는 그 책임감에 대해 생각하다가 적어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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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 7. 10

 

혼자일 때

외롭다. 적막하다.

혼자 세상과 동떨어져 있는 듯하다.

쓸쓸함이 감싸고

텅빈 마음이 또 적막함에 밀어 넣는다.

 

둘일 때

혼자를 꿈꾼다.

귀찮다.

서로의 몸짓이

서로의 내음이 부딪칠 때

서로 간섭이 된다.

그 간섭에 짜증이 난다.

방해가 된다.

 

혼자일 때

둘을 꿈꾼다.

서로의 체온을 그리워하고

내음을 꿈꾸며

아늑함을 그린다.

 

둘일 때

혼자를  꿈꾼다.

홀가분함을 꿈꾼다.

 

혼자일 때

둘을 꿈꾼다.

서로의 체온을 그리워하고

내음을 꿈꾸며

아늑함을 그린다.

 

혼자일 때 둘을 꿈꾼다.

둘일 때 혼자를 꿈꾼다.

그렇게 하나와 둘은

서로 부딪치고 서로 갈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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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툰 후 감정이 상한 날 오후에 부부에 대해 생각하다.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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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누군가의 추천이후에도 소설은 보지 않겠다던 이상스러운 고집에 지금까지 읽지 않았던 책이다.

 수많은 등장인물과 얽기고 얽긴 사연들이 그 방대함으로 중압감을 주기도 하고, 해방 후 혼란기의 공산주의, 사회주의, 이나라의 민초들의 이야기라는 사실에 관심이 가기도 한다.

 

 짧은 글에 단련된 요즘세대에 참 읽기 쉽지 않을 것 같다. 그 깨알같은 표현과 묘사는 나에게 그림을 그려주기도 하지만 더디게 넘어가는 책장에 조바심을 불러 일으킨다.

 작가의 표현력과 서사의 전개는 요즘 나오는 소설과는 다른 느낌을 주며, 작가의 어휘 구사, 표현력에 감탄해 마지 않을 수 없다.

 

 글이란 이런 것인가 보다. 단문이든, 장문이든 그렇게 내가 표현하는 것이고 타인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글에 대한 동의는 작가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읽는 내가 결정한다. 작가는 화려하게 본인의 생각을 보여주며 나에게 강요할 수 있으나, 작가는 아무 힘이 없다. 그 결정권은 읽는 나에게 있다.

 

 먼 길을 가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태백산맥을 읽고, 아리랑을 읽고, 한강을 읽고.

 작가가 쓴 시간에 맞춰 시대를 쫓아가는 기쁨과 아쉬움을 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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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다. 

예전에 연말이면 괜시리 설레이고 들떴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그런 느낌은 사라졌다. 그저 덤덤히 연말을 맞이하고 또 한해가 저물어 감을 그리고 또 한살을 먹는 허무함에 휩싸인다. 

연말이다. 

한해의 끝을 얘기한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새로운 한해가 오고 있음을 의미한다. 

연말이다. 

갈림의 시간이다. 이제 이 연말을 기점으로 누군가는 환희/기쁨/유쾌함/앙금을 훌훌 털어버리는 감정들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상실/절망/패배감/실패감/낙오 등을 느낄 것이다. 

연말이 어느 순간부터는 갈림의 순간이 되었다. 난 속세에 매몰된 속세인이다. 

대기업들의 임원승진인사로 기사는 연일 이루어지고 있다. 그 이면에 잃어번린 사람들은 어떻게 될까? 

나도 곧. 자신의 미래가 갈리는 상황을 맞이한다. 그런 사람들을 같은 공간에서 같은 시간대에 보게 된다. 몇번 반복된 상황으로 이제 어느정도 익숙해져 있지만 그때마다 약간씩 달라지는 감정을 난 느낄 수 있다. 

이제 갈림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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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저마다 목표를 갖고 산다. 인생의 목표와 같이 크고 긴 시간을 필요로하는 목표에서부터 오늘은 일찍 퇴근해야지 하는 우습기까지 한 아주 작은 목표까지. 

이런 목표에 나의 모든 육감과 이성이 매달릴때 그리고 그 목표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그 때 사람들은 절망/낙담 등을 느낄꺼다. 그리고 이유모를 원망과 자괴감도. 

이럴때 어떻게 해야 할까? 한발 떨어져 관망해야 하지 않을까. 그 늪에 빠지지않고 한발 물러서야 한다. 

지금이 바로 그럴때다. 

갈 길이 멀땐 한걸음, 한걸음. 뚜벅이처럼. 뚜벅뚜벅. 그러나 포기도 없고, 그 낙담의 늪에 빠지지도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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