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7. 31

 

나아가야 한다.

힘이 끊어지고

무릎이 꺽이어도

나아가야 한다.

 

그저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고

꺽인 무릎으로 나아가다 지쳐 쓰러져도

나아가야 한다.

 

온몸으로 기어가며

나아가야 한다.

온몸이 찢어지고

온 정신이 갈갈이 흩어지더라도

나아가야 한다.

 

나아가야 한다.

그 끝에 이르러

죽음의 앞에서 이제 멈출 수 있다.

 

나아가야 한다.

거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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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으로 예민해지고 몸도 지쳐 있었던 시기에, 평범한 일상과 흥분되는 여름휴가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그 놈이 날 흔들어 놓고 있을 때에 내 기분과 상관없이 내 주어진 삶에 충실해야 한다고 느낀 날.

부모, 가장이 모두 가지고 있는 그 책임감에 대해 생각하다가 적어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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