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진 화살 - 대한민국 사법부를 향해 석궁을 쏘다 ㅣ 우리시대의 논리 12
서형 지음 / 후마니타스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보통 사람들에게 법원은 가급적이면 멀리해야 할 곳으로 여겨진다. 나도 인생을 살아가면서 가급적이면 법원에 갈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잠깐 돌려서 생각해 보면 이상한 일이다. 법이란 선량한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나처럼 선량한(?) 보통 사람들에게 법원은 든든한 곳이어야 맞는게 아닐까. 내가 억울한 일을 당하면 법에 호소하고 법은 나를 지켜줄거라는 확신이 내게는 왜 없는걸까.

 

한 때 '석궁 테러'라는 이름으로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테러'라는 표현은 옳지 않다고 생각되지만 그렇다고 사건 당사자인 김명호 교수의 주장처럼 '석궁 시위'로 부르는 것도 그다지 탐탁치 않으니 '석궁 사건'이라 통칭해야겠다. 석궁 사건은 판결에 불만을 가진 대학교수가 석궁을 들고 담당 판사의 집앞에 찾아가 다툼을 벌인 사건으로 알고 있었다. 그 사건을 접하고는 그저 '얼마나 억울했으면 판사를 찾아가 그런 일을 벌였을까'하고 가볍게만 생각했었다. 세상에는 그 일 말고도 눈이 핑핑 돌 정도로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으니 내게 '석궁 사건'은 그냥 그렇게 잊혀졌다.

 

<부러진 화살>을 마주하면서 내가 알지 못하고 지나쳤던 진실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함이 컸다. 어쩌면 한 때 이슈가 되었던 사건의 뒷이야기들이 궁금해서 이 책을 집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은 나를 분노하게 만들었고 허탈하게 만들었으며 무기력하게도 만들었다. 최고의 두뇌들이 모였다는 대한민국 사법부가 이토록 졸렬할 수 있음이 나를 분노케 했고, 법을 집행 한다는 사람들의 위법행위들이 나를 허탈하게 만들었으며 선하게만 산다고 해서 법이 꼭 내 편이 되주진 않음이 나를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성균관대학교 수학과 조교수였던 김명호 교수는 1995년 대학별 입학 고사 수학 문제 채점 위원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곳에서 출제된 문제의 심각한 오류를 발견하고 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학교측에서는 조용히 덮고 넘어가길 바랬고 잘못된 문제에 대해 모범답안을 만들고 부분 점수 채점 방식을 택하고 김 교수를 채점 위원에서 빼버리는 방법을 택한다. 그 후로 김 교수는 당연시 됐던 부교수 승진에서 탈락하고 조교수 재임용에서도 탈락되고 만다.

 

곧바로 김 교수는 법원에 재임용 탈락이 잘못되었고 부교수로 승진 임용하라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받아들여 지지 않는다. 김 교수는 해외로 나가 10년의 세월을 힘겹게 보내고 귀국해 다시 소송을 제기한다. 하지만 또 다시 받아들여 지지 않고 판사가 법전에 적힌 그대로 판결하지 않았다며 석궁 사건을 벌이게 된다. 김 교수는 몸싸움을 벌이다가 담당 판사가 상처를 입은거라 주장하고 판사는 김 교수가 자신을 겨냥해 석궁을 발사 했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법정에서 있었던 변론들을 제법 상세하게 다루고 있는데 읽고 있자니 너무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 유죄를 입증해야 할 검사들은 명확한 증거도 제시하지 않고 중립을 지켜야 할 판사는 이미 김 교수의 유죄를 확정하고 판결에 임하는 듯이 보인다. 물론 김 교수가 석궁을 들고 담당 판사를 찾아간 것에 대해서는 죄를 물어야 겠지만 그 어떤 확실한 증거도 없음에도 살인미수의 혐의를 두는 것은 너무 한 처사 아닌가. 김 교수에게 살인 할 의도가 있었음을 증명할 어떠한 증거도 없는데 말이다.

 

김 교수측이 신청하는 증인은(사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증인들이다) 받아들여 주지 않고, 중요한 증거품인 사라져 버린 부러진 화살에 대한 부분을 조사해 달라는 요청도 받아들여 주지 않는다. 피해자의 옷 등에 묻은 혈액이 누구의 것인지 검사해 달라는 요구도 받아들여 지지 않는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대한민국 사법부에서 벌어졌다. 책을 읽는 동안 정말 너무한다는 말이 끊임없이 입에서 맴돌았다. 더구나 판사가 몇 번이나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결국 법대로 처리해 달라고 요구했던 김 교수는 4년형을 받고 교도소에 수감중이다.

 

지금 내가 쓴 서평은 한 쪽으로 치우쳐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 책의 저자는 시종일관 감정은 배제하고 사건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김 교수 이외에도 법원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사법 피해자들을 만난 인터뷰도 실려 있고 '석궁 사건'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들의 이야기도 실려있다. 이 책으로 처음 만났지만 저자의 또 다른 책도 읽고 싶어졌다.

 

물론 대한민국의 사법기관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이 부패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이 사법부에 불신을 보일 때에는 불신하는 사람들을 탓하기 전에 스스로를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로 많은 사람들이 슬퍼하고 있는 중에 대한민국 사법부는 삼성에 죄가 없음을 인정하고 삼성의 손을 들어 줬다. 그것을 바라보던 사람들 중 얼마나 되는 사람들이 옳은 판결이라 생각했을까. 곰곰히 생각 해 볼 일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졸업 - 설월화雪月花 살인 게임 ㅣ 현대문학 가가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책을 읽기 전 가급적이면 줄거리 비슷한 것도 거의 모르는 상태로 읽는 것을 좋아한다. 때로는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소재의 이야기라 당황한 적도 있긴 하지만... 보통의 소설도 그렇지만 미스터리물은 가급적 표지의 글귀도 눈에 들어오는 큰 것들만 볼 뿐 작은 글들은 읽어보지 않고 책을 시작한다. 이 책도 히가시노 게이고의 '가가형사 시리즈'의 시작이라는 정보만 알고 제목이 <졸업>인걸로 봐서는 학생들의 이야기인가보다 하고 읽기 시작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들이 대부분 그렇듯 이 책 또한 순식간에 읽어버렸다. 집중해서 읽는다면 하루에 3권 정도는 읽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속도로 그의 책은 읽힌다. 어떤 이들은 그의 책이 깊이가 없고 고만고만하다고 평을 하기도 하지만 나는 그것이 그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그의 책은 어떤 책을 선택하던지 기본은 한다는 믿음이 생기기 때문이다. 책이 결말로 향해 갈수록 나의 책장 넘기는 속도도 빨라져만 간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친구였던 7명의 대학생. 같은 고등학교 졸업 후 같은 대학으로 진학했고 검도, 테니스, 다도 등으로 단단히 뭉쳐있는 절친한 친구들이다. 어느날 한 친구가 손목을 긋고 자살한 모습으로 발견되고 타살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그들은 혼란에 빠지게 된다. 저마다 친구의 자살 원인을 찾아보려 하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고 고등학교 은사의 집에서 가진 다도 모임에서 또 한 명의 친구가 목숨을 잃게 된다. 그 두 사건은 별개의 사건인지 관련된 사건인지, 자살인지 타살인지 밝혀지진 않고 남은 친구들의 우정도 위태롭게 흔들리게 된다.

 

다도 모임을 함께 했던 은사님이 '언제라도 진실이라는 건 볼품없는 것'이라고 말했던 것을 가가는 서서히 깨달아간다. 하지만 그는 볼품없는 진실일지라도 마주서야하고 그것이 그들의 졸업의식이라고 생각하며 진실을 밝히게 된다. 가가가 마주 선 볼품없는 진실이란 무엇일까. 내가 보기에도 진실은 볼품 없었지만 그것을 밝히는 가가는 볼품없지 않았다.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은 기본은 한다는 생각이 다시 한 번 든다.

 

일본에서는 이 책이 제일 먼저 나왔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뒤늦게 출간된 까닭에 <악의>, <붉은 손가락>을 통해 가가형사를 먼저 만났던터라 아직은 대학생인 가가의 모습을 만나는게 새롭고 반가웠다. 이 책을 시작으로 20년이 넘는 세월동안 히가시노 게이고의 곁을 함께한 가가형사가 아직은 형사보다는 교사의 꿈을 품고 있는 풋풋한 모습을 볼 수 있어 <악의>나 <붉은 손가락>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그의 인간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가가형사 시리즈 7권이 우리나라에서도 출간되었으니 모두 만나보고 가가형사의 매력에 풍덩 빠져 더운 여름을 잊어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야릇한 친절 - 캐나다 총독 문학상, 의회 예술상 수상작
미리암 토우스 지음, 황소연 옮김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코에 피어싱을 한 젊은여자가 도발적인 눈길을 던지고 있는 표지의 사진이 내 눈을 잡아 끈다. 너의 모든 걸 알고 있다고 말하는 것도 같고 세상 모든게 부질없다는 허무함도 느껴진다. 책을 다 읽고나서 다시 표지를 보니 이 소설의 주인공인 노미의 모습인듯 싶어 가만히 그녀의 눈을 들여다 본다. 이제는 그녀의 눈길이 도발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단지 힘겨움에 지쳐 보인다.

 

노미는 메노파의 마을 이스트 빌리지에 산다. 메노파는 노미의 말을 빌리면 '10대 들 입장에서는 가장 창피한 종파'라고 하는데 외지인들이 그들 마을을 구경하러 오는걸 보니 나도 창피할것 같았다. 그들은 희망이나 행복을 상징하는 말이나 사상을 금기시하고 엄격한 규율과 외부와의 단절로 폐쇄적인 생활을 하고 현재의 고난은 하나님의 재림, 휴거를 통해 천국으로 가는 길이라고 믿고 살고있다. 그러하기에 자유와 일탈을 꿈꾸는 십대들에게는 괴로울 수 밖에 없다.

 

3년 전 어느 날. 언니가 집을 떠나고 곧이어 엄마마저도 노미의 곁을 떠난다. 4명의 가족 중에서 2명이 떠나버린 후 노미는 엄마와 언니를 그리워 하며 다시 만나는 날을 기다리고 있다. 언니와 엄마가 그녀를 찾지 못할까봐 그녀는 이름을 바꿀수 없다고 말한다. 엄마와 언니를 그리워 하는 마음은 여러 의문을 낳고 노미를 혼란에 빠지게 한다. 이스트 빌리지의 목사인 외삼촌과 종종 대립했던 엄마의 모습, 언니의 방황하던 모습, 엄마가 사라지던 날 물끄러미 길을 바라보던 아빠의 모습... 방황하는 노미에게 조금씩 진실이 보이기 시작한다.

 

노미는 태어나기 전부터 메노파의 일원이었고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그 종교를 따르는 환경에서 자랐다. 하지만 그들로부터 같은 믿음을 갖고 행동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노미의 가족은 하나, 둘씩 배척당하고 노미 자신도 점점 배척당하게 된다. 뉴욕에서 살기를 꿈꾸지만 아빠의 곁을 떠날 수 없는 노미는 어떠한 선택을 하게 될까.

 

종교가 없어서 그런지 나는 종교란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가끔은 모태신앙에 대해 궁금해 질 때가 있다. 태내에서부터 신앙을 갖는다는게 좋은가 나쁜가에 대해서는 논외로 하더라도 그 사람이 스스로 선택한 믿음이 아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런 말을 하면 사람들은 믿음은 내가 선택하는게 아니라 하나님이 선택하는 거라고 말하려나...


 

소설은 커다란 사건도 없이 노미의 소용돌이치는 마음을 노미의 시선으로 조용히 따라간다. 가랑비에 옷 젖듯이 나도 이 별것 아닌 이야기에 조용히 젖어들었다. 책의 선전문구처럼 '아멜리 노통브에 대적할 최고의 블랙코미디'인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그닥 그렇게 느껴지진 않았다) '믿음'이란 것에 대해 가만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잇츠 캠핑 it's camping - 초보 캠퍼를 위한 캠핑 가이드&캠핑지 100선
성연재 외 지음 / 이밥차(그리고책)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어릴적엔 우리 가족과 아빠 친구분네 가족 5~6팀이 차에 텐트, 이불, 코펠 등을 바리바리 싸들고 여름피서를 떠나곤 했었다. 뜨거운 뙤약볕 아래에서 아빠와 아빠 친구분들은 이 집, 저 집의 텐트를 쳐주고 엄마들은 먹거리를 준비하고 우리 아이들은 그저 물에서 첨벙거리면서 놀기만 하면 되었으니 그야말로 천국이었다. 때로는 비가 쏟아져서 부랴부랴 계곡 위쪽으로 텐트를 옮겨야 하는 일도 생겼지만 입술이 파래지도록 물에서 놀다 나와서 먹는 따뜻한 옥수수의 맛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그리고 밤이면 내게 쏟아질듯 떠 있던 별들도 잊지못할 풍경 중의 하나다.

 

그런 기억들도 가물가물 추억이 되어버리고 콘도나 펜션을 이용하게 되면서 텐트와 함께하는 여행은 불편하다며 멀리하게 되었다. 하지만 콘도나 펜션을 이용하다보니 편리하기는 하지만 무언가 부족하다. 흐르는 계곡 곁에, 울창한 나무 숲 속에, 거대한 바다 옆에 텐트를 치고 있으면 자연과 최대한 가까이 있을 수 있을텐데 콘도나 펜션에서는 캠핑만큼 자연과 하나됨을 느끼기는 힘들다. 여행지를 돌아다니다 텐트를 치고 캠핑하는 사람들을 보면 슬그머니 부러운 마음이 생기곤 했지만 그저 막연히 부럽기만 했다.  

 

사실 캠핑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몇 해 전부터 들기는 했지만 엄두가 나지 않았다.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고 어디에서 캠핑을 해야할지 너무 막막하기만 했다. 이 책은 나같은 초보 캠퍼들에게 아주 유익하다. 캠핑에 필요한 장비들을 간략하게 알려주고 멋진 캠핑지 52곳을 소개해 주고 있다. 책의 말미에는 캠핑지에서 간단하게 만들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요리들도 실어놓고 있어서 그야말로 캠핑의 모든것을 총 망라하고 있다. 은근슬쩍 캠핑에 자신감이 생긴다.

 

책을 읽다보니 당장에라도 짐을 꾸려 떠나고 싶어진다. 책 속에 등장하는 캠핑 용품들을 전부 준비하자면 끝도 없을듯 하고 당장 필요한 용품들만이라도 간단히 준비해서 떠나고 싶다. 고즈넉한 자연 속에서 희미한 랜턴을 밝히고 미처 못했던 이야기들을 나누고 헤아릴 수도 없이 많은 별들을 보며 잠이들고 물안개가 피어나는 아침을 맞이하면 정말 행복하겠다. 그런 날이 언제쯤 오려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보이 A
조나단 트리겔 지음, 이주혜.장인선 옮김 / 이레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거리를 배회하거나 폭주족 생활을 하는 아이들을 방송에서 볼 때면 따스한 가정의 보살핌을 받지 못한 불쌍한 아이들이구나 하면서 안타까워하고 저런 아이들은 사랑으로 감싸야 한다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모순적이게도 동네 놀이터나 골목길에 모여앉아 담배를 피우는 아이들을 맞닥뜨리면 더럭 겁부터 나고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 피하고 만다. 한걸음 다가서 보면 마음이 아픈 아이들일텐데 그 한걸음이 내게는 만걸음만큼 멀고 힘겹게 느껴진다.

 

소년범에 대한 내 생각도 그것처럼 이중적이었다. 소년범에 대한 책을 읽을때마다 혼란스러웠고 몇 권의 책을 읽은 후에도 내 마음은 어느 한쪽으로 정리가 되질 않았다. 그들의 사회적응을 도와서 한 사회의 일원으로 자리잡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피해자 가족의 입장이 되면 그렇게 간단하게 정리되지 않는다. 혹은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채 위험한 사람으로 내 이웃에 살게 되면 어쩌나 하는 두려운 마음도 생긴다.

 

'보이A'로 지칭되었던 한 소년. 아이들에게 따돌림 당하고 항상 괴롭힘을 당하던 그에게 '보이B'만이 친구였고 둘이 함께 하는 시간은 행복했다. 그런 두 소년은 어린 소녀를 살해한 혐의로 보호소에 들어가고 그곳에서 보이A는 끊임없이 괴롭힘을 당한다. 그곳에서 알게되어 아버지처럼 따르는 테리의 도움으로 출감후 과거의 자신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사람인 '잭'으로 살아갈 준비를 한다. 주위에서 행여나 자신의 정체를 알아볼까 두려워하면서도 잭은 새로운 생활에 적응해 가고 여자친구도 사귀고 직장에서 친구도 사귀게 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가까운 사람들을 속이고 있다는 자책감에 시달리게 되고 자신의 과거를 고백하기로 결심한다.

 

끝까지 자신의 본명을 밝히지 않고 '보이A'로 지칭한데서 느낄 수 있듯 잭은 그저 '잭'이길 바랐다.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보면 도움의 손길을 주고 사랑하는 여자와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직장동료들과 가볍게 맥주 한 잔을 할 수 있는 일상의 행복을 누리고 싶었을 뿐이다. 우리가 잭에게 그런 행복들을 빼앗을 권리가 있을까. 혹시 우리 주위에 있던 또다른 '잭'에게 비난과 경멸의 시선으로 그런 행복을 앗아버리지는 않았나 생각해 보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은 내 마음이 정리된듯 하다. 어찌되었던 간에 그들이 사회에 잘 적응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이 저지른 죄로 인해 주홍글씨처럼 낙인찍고 배척한다면 그들은 또다시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을것이다. 그들을 위해서는 물론, 우리를 위해서도 그들의 사회적응을 도와야한다는 쪽으로 정리가 되었다. 물론 내가 피해자가 되거나 피해자의 가족이 된다면 '용서'하기가 말처럼 쉽지 않을테지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