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로비오틱 홈베이킹 - 자연을 통째로 구운
이와사키 유카 지음 / 비타북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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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우리 가족은 모두 빵을 좋아하는데 빵에 상상을 초월하는 양의 설탕과 버터가 들어간다는 사실을 안 후로는 줄여보려고 애쓰는 중이다. 예전에 비하면 1/2 수준으로 줄이긴 했지만 여전히 빵을 좋아하고 즐기는 편이다. 집에서 직접 베이킹을 해서 먹으면 조금은 건강한 빵을 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이것저것 시도해보고 있는 중에  좀 더 건강한 빵을 만드는 방법이 있단 얘기는 귀를 솔깃하게 했다. 설탕, 백밀가루, 버터, 달걀, 이스트 없이 베이킹을 할 수 있다니 놀랍기만 했다.

 

마크로비오틱은 'macro(위대한) + bio(생명) + tic(기술)'의 합성어로 자연건강법을 말한다고 한다. 기본적인 원칙으로는 우리 땅에서 나는 제철 음식을 껍질부터 뿌리까지 통째로 먹는것이다. 이러한 마크로비오틱의 기본원칙에 입각한 베이킹이니 그 어떤 빵보다 건강한 빵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거란 기대로 책을 꼼꼼히 읽었다.

 

책은 두부, 콩, 과일, 채소, 견과류과 과일, 쌀가루, 채식 초콜릿, 브런치 등의 주제로 묶여 있다. 베이킹에 들어가기에 앞서 기본적인 도구 설명과 재료에 대한 설명이 실려 있는데 이스트, 달걀, 설탕, 유제품, 합성향신료 등을 대체할 수 있는 재료들을 친절하게 가르쳐준다. 이런 재료들을 이용해서 베이킹을 할 수 있다는것도 놀라웠고 그 재료들로 건강한 빵을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즐겁기만 하다.

 

 두부 티라미스, 요구르트 타르트, 콩가루 쿠키, 비지 튀김, 애플 파이, 단호박 페퍼스콘, 쇼콜라 케이크..... 먹음직스러운 베이커리가 가득하다. 사실 내 마음속엔 몸에 좋은건 맛이 없다는 선입견이 자리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보고 있자니 그런 생각이 슬그머니  없어진다. 내가 직접 만들면 이런 모양과 제대로 된 맛이 날 지는 모르겠지만 좀 못생기더라도 건강하고 맛좋은 빵을 먹을 수 있다면 좋겠다.

 

부뚜막의 소금도 넣어야 짜다는 말처럼 건강하고 맛있는 빵을 만드는 방법을 눈으로만 보는건 소용이 없다. 책에서 본것으로 만족하지 말고 간단한 것부터 만들어 봐야겠다. 처음엔 서툴겠지만 건강한 재료들로 베이킹을 여러번 하다보면 책 속의 사진들처럼 멋진 빵을 만들어내는 날이 오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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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계연의 도쿄 집밥
박계연 지음 / 삼성출판사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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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그저 일본을 가깝고도 먼나라 라고만 생각했는데 일본 소설을 많이 읽으면서 일본에 문화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그 관심은 자연스럽게 일본 음식으로 이어졌고 우리가 흔히 접하는 일본 요리 외에 책 속에 등장하는 일반 가정식 요리들을 접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지구이라던가 오차쓰케, 낫토 등은 소설 속에서 심심찮게 등장하지만 우리나라에서 흔하게 접할 수는 없는 요리들이다. 우리가 외식할 때 먹는 음식들과 엄마가 차려주는 집밥이 조금은 다른 것처럼 흔히 접하는 일식당의 일본 요리 말고 일본의 집밥을 만나고 싶었다.

 

이 책은 일본인 남자와 결혼을 해서 일본에 정착하게 된 박계연씨가 쓴 요리책겸 에세이다. 한국요리에 대해서도 중하 정도의 실력을 가졌다고 자신을 평가하는 저자는 일본 남편의 권유(?)에 일본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자신의 요리 비결을 '일본 요리는 그냥 다시마 국물에 간장 넣고 된장 풀고.... 뭐 그런거 아니야?' 라는 약간은 시건방진 자세에 있다고 하는 그녀의 일본 요리는 내가 보기에도 간단하고 담백하다. 하지만 요리 방법이 간단할수록 맛내기는 어렵던데....

 

일본 요리의 기본은 간장이란건 알고 있었는데 정말 이 책에 등장하는 요리의 대부분에 간장이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우리 나라의 음식은 양념이 다양한데 반해 일본 요리는 간장, 된장, 설탕, 생강 정도가 양념에 쓰이는것 같다. 일본 요리에서는 마늘을 잘 쓰지 않는다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알게됐다. 마늘과 고춧가루가 기본인 우리 음식을 일본인들이 왜그리 맵다고 하는지 이해가 간다.

 

덮밥요리, 된장 요리, 간장 요리, 술안주 요리, 국수 요리, 쌀 요리, 전골 요리, 무 요리, 일본식 세계요리 등의 주제로 요리가 묶여 있고 10장에서는 도쿄의 음식 문화에 대한 에세이들을 만날 수 있다. 요리 방법 뿐 아니라 짤막짤막하게 요리에 대한 이야기도 곁들여 있어 지루하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는 국물을 내거나 김치 담을 때 쓰이는 무가 일본에서는 널리 사랑받는 당당한 요리의 주재료라는 것도 흥미로웠다. 나베 등을 끓일 때 거품을 걷어내는 사람을 지정한다는 것도 재미있었다.

 

예전에 누군가가 일본 정식 코스 요리를 먹었는데 눈으론 황홀하지만 비슷비슷하고 밍밍한 맛에 나중에는 먹기 힘들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 책의 요리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은 후의 내 기분이 그랬다. 어쩐지 칼칼한 국물이 생각나는 기분이랄까. 하지만 칼칼한 우리 음식에 지칠때 짭쪼름하고 달달한 일본 요리를 종종 곁들이면 훨씬 풍성한 식탁이 될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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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참 행복하다 - 10년의 시골 라이프
조중의 지음 / 북노마드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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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이루고 싶은, 언젠가 꼭 이루고 싶은 것들 중 하나가 '여행'과 '시골살이'인데 이 두가지를 떠올리면 내 마음에 비슷한 파장이 퍼진다. 언젠가 꼭 가봐야지 싶은 여행지가 수두룩하게 남아 있지만 이런 저런 이유들로 훌쩍 떠나지 못하는 것처럼 시골에서 살고싶다는 바람은 갖고 있는데 이런저런 이유들로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있는 것이 둘이 닮았다. 막상 저지르고 나면 하지 못하게 막았던 이유들이 별거아니였구나 하게 될지도 모르지만 아직은 때가 아닌지 덜컥 저지르진 못하고 있다.

 

그런 바람 때문에 여행관련 책이나 도시 생활을 접고 시골에서의 삶을 선택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실린 책들을 즐겨 읽게된다. 대리만족이랄까....

이 책도 그런 대리만족의 기분으로 집어들었는데 '삶의 반을 도시에서 보냈으니 나머지 반은 시골에서 보내도 좋겠다'는 저자의 말이 내 마음에 살포시 와닿는다.  나도 인생의 절반쯤 살았다고 느껴지는 그즈음에 도시를 훌쩍 떠나 시골의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슬쩍 기대도 해본다.

 

시골 살이를 망설이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직장 문제가 아닐까 싶다. 농사는 지어 본 적이 없으니 농사를 지어 먹고 사는건 자신이 없고 시골에 가서 뭘해먹고 살아야 하나... 하는게 시골살이를 막는 가장 큰 장벽이다. 그런 점에서 도시에서 일을하고 시골로 퇴근하는 삶을 선택한 이 책의 저자는 운이 좋은 사람이다. 시골에서 도시로 출퇴근 하는게 쉽지는 않겠지만 시골에서 출퇴근 할 수 있는 거리에 직장이 있다는건 정말 부러웠다.

 

책을 읽기 전에는 도시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시골에서 살아가는, 귀촌에 성공한 사람의 수기같은 책일거라 기대했는데 그렇진 않았다. 굳이 시골에서의 삶을 부각시키기 보다는 그저 저자의 주변에 일어나는 소소한 일상을 담은 이야기였다. 이 점은 어떤 독자에겐 좋게 작용할지도 모르겠지만 내게는 조금 아쉬웠다. 어떤식으로 도시의 삶을 정리하고 시골의 삶에 정착했는지를 듣고 싶었는데 그런 이야기는 그다지 없었다.

 

그런 아쉬움은 뒤로 하고 책 속에 들어 있는 고즈넉한 사진과 글들은 읽는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소박한 집에 놓인 소박한 의자를 주인과 나눠쓰게된 고양이 이야기, 마당에 흐드러지게 핀 내가 좋아하는 수국의 사진 등은 정말 좋았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마당에 수국을 잔뜩 심고 여름비가 후두둑 쏟아지는 날 그 비를 온몸으로 맞는 수국을 보며 맛좋은 커피를 마시는 그 날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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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희의 방 푸른도서관 41
이금이 지음 / 푸른책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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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있는 부모나 동화를 즐겨읽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이금이 작가를 알고 있다. 나는 아이가 있는 부모는 아니지만 동화를 즐겨읽는 사람 중의 한 명으로 역시 이금이 작가를 알고 있었다. <너도 하늘 말라리아>, <유진과 유진>, <주머니 속의 고래>, 밤티마을 시리즈..... 그동안 내가 읽은 이금이 작가의 책을 읊어보니 제법 많다. 요즘 아이들의 마음을 잘 표현한 그녀의 책들에 대한 나의 믿음은 공고해서 '이금이'란 이름이 적힌 책은 망설임없이 집어들게 된다.

 

이금이 작가의 많은 책들 가운데 아마 가장 유명한 책일 <너도 하늘 말라리아>의 후속편에 해당하는 <소희의 방>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은 반갑기 그지 없었다. <너도 하늘 말라리아>에서 만났던 미르와 바우, 소희가 어떻게 자랐을지 궁금한 마음에 책을 읽기 시작했다. 미르와 바우의 소식을 좀 더 만날 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소희'를 전면에 내세운 책이니 소희의 이야기를 듣는것으로 만족해야지...

 

달밭 마을에 이사온 미르를 따뜻하게 감싸줬던 소희의 이야기.

소희는 할머니와 둘이서 살았지만 의젓하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아이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작은아버지 댁에서 살게된다.  작은 방에서 사촌들과 함께 지내면서 작은 어머니의 미용실 일도 틈틈이 도우며 꿋꿋하게 살고 있는 소희에게 엄마가 찾아온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재혼한 엄마와는 어릴적 헤어져 만나지 못했는데 소희의 소식을 들은 엄마가 소희를 데려가기 위해 찾아온 것이었다.

 

작은 방에서 사촌들과 지내야했던 지금까지와는 달리 소희는 넓은 마당이 있는 집에서 나만의 방을 갖게된다. 새아빠와 남동생들과도 잘지내야 하는데 그보다 더 어려운 일은 엄마와의 관계였다. 엄마와 가깝고 편하게 지내고 싶었던 소희는 용기를 내어 한걸음 다가서는데 조금은 어색하고 차갑게 보이는 엄마의 모습때문에 마음을 닫게된다. 전학온 학교에서도 소희는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말하지 못한다. 소희는 자신의 모습을 찾을 수 있을까....

 

이제 겨우 중학생은 소희에게는 어려운 일들이 많았다. 개인적으론 소희가 행복해지기를 바랐는데 <소희의 방>을 통해 소희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서 기뻤다. 친구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말하지 못하는 소희의 마음, 자신이 갖게된 부유함을 다른 사람들에게 과시하고픈 소희의 마음, 나이를 떠나 그 모든 것들에 공감할 수 있어서 이 책이 참 좋았다. <소희의 방>에서 미르와 바우를 만나지 못해서 아쉬웠는데 다음엔 소희와 바우의 이야기가 나오길 바란다면 너무 큰 욕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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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라장 사건
아유카와 데쓰야 지음, 김선영 옮김 / 시공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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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미스터리를 즐겨 읽다보니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만나게 된다. 널리 읽히는 작가의 작품이 좋을 때도 있고, 널리 읽히는 작가의 작품이지만 나와는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 때로는 익숙하지 않은 작가의 작품이 놀랍게도 내 취향에 딱 들어맞는 경우도 있는데 그렇게 숨겨져있던 내 취향의 작가를 발견하면 어린 아이가 함박눈을 만난것처럼 반갑고 신이 난다. '아유카와 데쓰야'라는 작가도 내게는 생소하기만 한 작가여서 과연 내 취향에 맞을지 기대반 우려반의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에도가와 란포, 요코미조 세이시와 함께 '일본 본격 추리소설의 신'으로 추앙받고 있다는 아유카와 데쓰야. 에도가와 란포와 요코미조 세이시의 작품은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출간되었고 일본 미스터리 팬들 사이에선 익히 알려진 작가인데 그들과 함께 추앙받고 있다는 아유카와 데쓰야는 상대적으로 알려져있지 않았다. 제1회 본격 미스터리 대상 특별상, 제6회 일본 미스터리 문학 대상을 수상했고 1990년에는 '아유카와 데쓰야상'이 창설되었다고 하니 일본에서는 묵직한 무게감을 지닌 작가인건 분명한가보다. 처음 만나는 아유카와 데쓰야의 작품이 과연 나를 기쁘게 할지, 아쉽게 만들지 읽기 전부터 마음이 설레였다.

 

<리라장 사건>은 미술과 음악을 전공하는 일곱명의 대학생들이 리라장에 묵으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들 중에는 날카롭게 날이 선 관계의 친구도 있고 공개된 커플도 있고 그들 중의 누군가를 마음으로 흠모하고 있는 사람도 있다. 뜻밖의 한 쌍의 커플이 약혼을 발표하면서 누군가는 마음을 다쳐 도쿄로 돌아가고 또 다른 누군가도 상심하게 된다. 곧이어 그들과는 상관없어 보이는 숯쟁이 남자가 살해당한 채로 근처에서 발견되는데 그 시체 옆에서 한 여학생이 잃어버렸던 코트와 트럼프 카드 한장이 발견된다. 그 코트와 트럼프 카드는 누가 훔쳤고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 궁금증을 풀기도 전에 약혼을 발표했던 여학생은 독살당하고 그 약혼자마저 살해당하고 만다. 이제 상관없어 보였던 숯쟁이의 죽음까지도 학생들 중의 한 명의 소행으로 의심되지만 연쇄살인을 벌인 범인을 찾기란 어렵기만 하다. 리라장에 묵고 있는 학생들 모두 알리바이가 있어 그 누구도 범인이라 말할 수 없었다. 사건이 깊어질수록 이야기는 흥미로워지고 범인을 찾으려는 노력도 더해간다. 과연 누가, 왜, 어떻게 이런 살인을 벌인것일까.

 

아유카와 데쓰야와의 첫만남은 즐거웠다. 본격 추리소설의 신이라 불리는 작가답게 본격 추리의 정수를 느낄 수 있다. 1958년에 쓰여진 작품이라 지금과는 다른 분위기, 낯선 표현들이 있기도 하지만 50년의 세월을 훌쩍 뛰어넘을 수 있는 작품이다. 아야카와 데쓰야의 첫작품이 국내에 출간됐으니 앞으로 좀 더 많은 그의 작품을 우리나라에서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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