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극의 메뉴판 - 레시피의 비밀을 담은 서울 레스토랑 가이드
김필송.김한송 지음 / 시공사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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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맛집 정보가 여기저기에서 흘러 넘친다. 텔레비전에서도 하루가 멀다하고 맛집 소개가 끊임없이 등장하고 마음만 먹으면 인터넷을 검색해서 사람들의 후기를 읽으며 맛집을 찾아볼 수 있다. 맛집에 가서 먹어보는데 그치지 않고 직접 사진을 찍고 블로그에 맛집 정보와 자신의 경험담을 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이제 한 끼 식사를 그저 배를 부르게 하는데 그치지 않고 좀 더 맛있고 좀 더 건강한 맛집을 찾아 가서 먹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뜻 아닐까.

 

나는 음식맛에 까다로운 미식가 스타일은 아니지만 여행을 가거나 할 땐 근처 맛집 정보를 검색해서 메모해 가서 들러보는 편이다. 기대하고 찾아가본 음식점이 생각만큼 만족스러운적도 있고 실망에 실망을 하는 경우도 있다. 낯선 여행지에서 식당에 선뜻 들어가기 어려울때 미리 알아보고 찾아가서 음식을 먹어보는 것도 나름 재미있는 경험이 된다. 가급적 실망하는 일이 적었으면 좋으련만 넘치는 맛집 정보에서 옥석을 가려내기란 쉽지가 않다. 

 

<궁극의 메뉴판>

제목에서부터 포스가 느껴진다. '궁극'이란 표현을 요즘 종종 만나게 되는데 넘치는 자신감이 느껴져 한 번 읽어볼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레시피의 비밀을 담은 서울 레스토랑 가이드'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서울에 있는 레스토랑을 소개하고 있다. 양식, 한식, 일식, 중식, 디저트 다섯 부분으로 나누어서 맛집 소개를 하고 있는데 위치와 소개글, 셰프 히스토리, 메뉴의 특별한 레시피와 맛의 비법, 대략적인 1인 기준 가격 등이 간단하게 담겨있다.

 

상세한 사진은 아니지만 대표메뉴의 사진이나 레스토랑의 사진이 곁들여 있는데 밖에서 보는 레스토랑의 모습이 함께 실려 있으면 찾아가기에 조금 더 수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한식당 뿐만 아니라 양식, 일식, 중식 등 다양한 레스토랑을 다루고 있는건 아주 좋았다. 몇 곳은 벌써 포스트잇을 붙여서 표시해 놓았다. 앞으로 한곳씩 찾아가 봐야지. 

 

친구를 만나거나 가족들과 외식을 하려고 할 때면 어디에서 무얼 먹을까 고민에 고민을 하게 된다. 아는 곳은 빤하고 만날 가는 곳에만 가게 되는데 이제 다양한 레스토랑 정보를 손에 쥐었으니 활용해 봐야겠다. 그날 분위기에 따라서 멋진 레스토랑에 갈지, 소박하고 푸짐한 인심이 느껴지는 곳으로 갈지 정해서 들러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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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Q정전 문학동네 루쉰 판화 작품집
루쉰 지음, 이욱연 옮김, 자오옌녠 판화 / 문학동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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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은 너무 익숙해서 읽었는지 읽지 않았는지 헷갈리는 경우가 왕왕 있다. 여기저기서 듣고 본게 많다보니 책으로 읽어서 얻는 내용인지 다른 루트를 통해서 얻은 정보인지 알 수 없을 때가 많다. 기회가 닿는대로 고전을 완역으로 읽어보자 생각하고 있는데 대부분 줄거리를 알고 있는터라 생각보다 재미가 없는 경우도 있고 역시 고전이라 불리는 이유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작품들도 있었다. 오랜 세월에 걸쳐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지는게 고전이기에 고전다운 고전을 만날 때는 그야말로 든든하게 속을 채운것처럼 뿌듯해진다.

 

루쉰의 <아Q정전>도 익히 들어 익숙한 작품이다. '루쉰'하면 <아Q정전>, <아Q정전>하면 '루쉰'이 떠오를만큼 루쉰의 대표작이자 유명한 작품이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상세한 내용은 모르고 있었고 '아Q'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이란 정도만 알고 있었다. 이 고전은 나를 흐뭇하게 할지 실망시킬지 설레는 마음으로 장정도 너무 예쁘게 문학동네에서 새로 출간된 루쉰의 <아Q정전>을 집어들었다. 판화로 작업한 아Q의 클로즈업된 얼굴이 단단한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게 멋졌다.

 

'열전'도 아니고 '자전'도 아닌 아Q의 '정전'을 쓰게 된 이유를 첫머리에 말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정확한 성도 모르고 정확한 이름자도 몰라 그저 부르는대로 '아Q'라고 적는다고 밝히면서 그의 이야기는 이어진다. 웨이좡 마을에서 날품을 팔며 사당에서 얹혀 살고 있는 아Q는 마을사람들의 놀림에도 아랑곳않고 나름의 자존심을 갖고 산다. 날품 팔러 갔던 집의 여자 하인에게 추근거린 후 날품 일도 끊기고 굶주림에 시달리다 성안으로 들어간다. 성에 다녀 온후 마을 사람들에게 성안 소식을 전하며 으스대고 아Q는 마을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된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혁명 소식은 아Q의 마음을 달뜨게 하고 새로운 세상에서 떵떵거리며 사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아Q는 행복에 젖는다. 하지만 혁명단은 아Q를 끼워주지 않고 엉뚱하게도 아Q는 도둑으로 몰려 잡혀가게 된다.   

    

<아Q정전>은 90년 전에 쓰여진 작품이란게 믿기지 않을만큼 간결하고 맛깔스러웠다. 그동안 중국 작가의 작품들을 읽으며 실망했던 적이 많아 꺼려했었는데 오히려 90년 전에 쓰여진 작품이 중국 작가에 대한 불신을 사라지게 만들었다. 중국의 대표적 판화가인 자오옌녠의 판화가 많이 삽입되어 있는것도 마음에 들었다. 마치 그림책을 보는 기분이 들 정도여서 루쉰의 작품과 판화의 만남은 그야말로 탁월한 선택이라고 하겠다. 사놓고 읽지 않아 책장에 꽂혀 있는 루쉰의 단편집을 이번 기회에 꼭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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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의 상인 (양장)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66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이경식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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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요즘 책들은 어쩜 이리 멋있게 만드는지 모르겠다. 내용은 엉망이면서 표지만 예쁘면 곤란하겠지만 요즘엔 내용도 좋고 표지나 장정도 아름다운 책들이 많이 나와서 정말 행복하다. 문학동네의 세계문학전집은 그 목록의 화려함 뿐만 아니라 책 디자인까지 내 마음에 쏙들어 야금야금 장만하고 있는 시리즈다. 책이 예뻐서 소장하고 싶다고 말하면 눈총 받을지 모르지만 아름다운 책의 디자인이 마음을 혹하게 하는건 어쩔 수 없다.

 

세계문학전집 66번째의 작품인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은 너무나 유명한 작품이다. 바싸니오는 사랑하는 여자 포오셔에게 청혼하기 위한 자금을 융통하기 위해 앤토니오에게 부탁하고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에게 돈을 빌리게 된다. 평소 앤토니오에게 나쁜감정을 갖고 있던 샤일록은 이 기회에 앤토니오에게 복수를 하기로 마음먹고 기한내에 돈을 갚지 않으면 심장에 가까운 살을 1파운드 내놓는다는 계약을 하게 한다. 머지않아 자신의 재물을 실은 배가 도착할 예정이라 걱정이 없던 앤토니오는 흔쾌히 계약에 응하지만 선박들이 좌초되며 앤토니오는 위기에 처한다.

 

바싸니오는 포오셔에게 청혼을 하고 결혼을 약속하는데 앤토니오가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을 듣고 베니스로 돌아온다. 빌린 돈을 몇 배로 갚겠다고 제안하지만 앤토니오에게 복수하기를 원하는 샤일록은 계약대로 이행하기만을 원한다. 현명한 판사는 샤일록의 뜻대로 살 1파운드를 자를것을 명하고 샤일록은 쾌재를 부르지만 살 1파운드를 자르되 피는 한방울도 가져가면 안된다는 말에 낙담한다. 계약서에는 살 1파운드만을 명시했을 뿐 피를 갖는다는 말은 어디에도 없었으니 현명한 판결이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제일 처음 느낀점은 유대인에 대한 편견된 시선이 거북하다는 점이었다. 그 당시엔 유대인에 대해 뿌리깊은 증오심이 있었다는걸 감안하고 읽었지만 그래도 거북한건 거북한거다. 유대인인 샤일록은 딸도 잃고 재물도 잃고 복수할 기회도 잃는다. 복수심에 불타 살아있는 사람의 살 1파운드를 갖겠다는 샤일록이지만 어쩐지 불쌍하다.

 

연극적인 대사가 조금 낯설기도 했지만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지닌 해학적인 맛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고 책을 읽는 동안 한 편의 연극을 보는듯 했다. 이 책이 씌여진 시기를 생각하면 까마득하기만 한데 어마어마한 세월의 흐름에도 여전히 여러사람에게 읽히고 있다는게 감탄스럽다. 지금 이 시간에도 세계의 어딘가에서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출간되고 있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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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바조의 비밀
틸만 뢰리히 지음, 서유리 옮김 / 레드박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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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전시회에 가서 그림을 볼 때면 생각했던 것보다 그림이 작거나, 커서 놀랄 때가 있다. 그리고 책에서 봤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생생한 감정을 느낄 수 있고 책에서 본 것과는 차원이 다른 아름다움도 느낄 수 있어서 종종 전시회 나들이를 한다. 그림에 대해 많이 알지 못하는터라 내가 느끼는 감동을 표현할 순 없지만 그저 그림을 보고 마음의 울림을 느끼는것만으로도 배가 부르고 마음이 뿌듯해진다. 큰규모의 전시회도 나름의 매력이 있지만 인사동 골목의 작은 화랑에 들러도 못지않은 감상을 할 수 있다. 그렇게 그림에 관심을 갖게 된지도 10여년이 흘렀는데 카라바조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 그저 당시엔 논란을 일으키는 그림을 많이 그렸다는 정도의 지식을 갖고 있을 뿐이었다.

 

카라바조는 그야말로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간 화가였는데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냈다. 싸구려 초상화를 그려 팔거나 무명 화가의 조수로 일하면서 생계를 이어나가다 콘타렐리 예배당에 그린 그림이 성공을 거두어 최고의 화가로 인정받게 된다. 델 몬테 추기경의 후원을 받아 화가로서의 명성을 쌓아가지만 타협할 줄 모르고 불같은 성격으로 이런저런 스캔들을 만들었다. 여러차례 고소를 당하고 감옥을 들락거리며 방탕한 생활을 하다 결국 살인자 신세로 전락해 쫓기다가 서른 아홉이라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뜨고 만다.

 

카라바조는 사생활에서만 타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게 아니라 그림에 있어서도 타협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의 그림은 종교적으로 성스러운 장면을 담아내는게 주요했는데 카라바조는 이런 관습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독특함으로 그림을 그렸다. 거리의 창녀를 성모 마리아의 모델로 써서 논란이 되기도 하고 성스러운 죽음으로 표현해야 할 장면들을 사실적인 죽음의 모습으로 그려내 교회에서 파문당하기도 했다. 길거리에서 흔히 보는 술꾼이나 창녀, 가난한 사람들의 모습을 담아낸 카라바조는 당시 미술계를 생각해보면 '파격' 그 자체였다.

 

700페이지가 훌쩍 넘는 책을 읽다보니 카라바조의 삶에 흠뻑 취하게 된다. 예수나 성모 마리아, 성인들의 모습을 서민의 모습으로, 현실적인 모습으로 그려낸 그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것 같다. 빛과 어둠의 극명한 대비로 사실적인 그림에 강렬한 효과를 준 그의 그림이 책을 읽고 나니 새롭게 보인다. 아는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이탈리아의 화폐에까지 등장하며 미켈란젤로와 비견되고 재조명되는 카라바조가 우리나라에는 그다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데 이번 기회로 그의 작품이 국내에 전시되면 좋겠다. 그 어떤 그림보다 강렬함을 느낄 수 있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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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들의 불멸의 사랑 - 레오나르도 다 빈치부터 에디트 피아프까지 위대한 예술가들의 사랑을 통해본 감정의 문화사
디트마르 그리저 지음, 이수영 옮김 / 푸르메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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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예술가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안락하고 평안한 삶을 살다가 떠난 사람을 찾기가 어려울만큼 예술가들의 삶은 파란만장한 경우가 많다. 물론 예술가가 아닌 사람들의 삶도 '내 인생을 책으로 쓰면 대하소설 분량'이라는 말을 하는 경우가 왕왕 있지만 비율로 따져보면 예술가들의 삶이 굴곡이 많다는걸 짐작할 수 있다. 내 주위에 있는 그림 그리는 친구와 곡을 쓰는 친구의 삶을 들여다봐도 범상치않은데 민감한 감수성을 갖고있고 이성적이기 보다는 감성적인 성향이 강하다 보니 이런저런 일들을 많이 겪게 되는것 같다. 


그런 예술가들의 사랑은 어떨까.

예술가들의 사랑을 다룬 영화는 여러편 있어서 만나본 것도 제법 많은데 로댕의 연인을 다룬 영화 '까미유 끌로델', 격정적인 베토벤의 사랑을 다룬 '불멸의 사랑'이 기억에 남는다. 어디까지가 픽션이고 논픽션인지는 모르겠지만 처절하다고 할만한 그들의 사랑은 인상적이었다. 이성보다는 감성에 의존하는 예술가들은 감성의 절정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랑'을 어떻게 할지, 여러 예술가들의 사랑 이야기를 한꺼번에 만날 수 있을거란 기대로 <예술가들의 불멸의 사랑>을 읽었다. 

 

'정신의 열정이 관능적 쾌락을 몰아낸다'고 말하며 금욕적인 생활을 했던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그가 사랑했던 프란체스코 멜치, 목숨을 다해 사랑한 모딜리아니와 잔 에뷔테른, 20세 연하의 테오 사라포와 결혼한 에디트 피아프, 두 번의 운명적인 헤어짐을 겪어야 했던 에드거 앨런 포와 엘미라 로이스터, 모차르트의 아내인 콘스탄체 모차르트의 곁에서 평생을 헌신적으로 사랑한 니콜라우스 니센, 자신보다 55세나 어린 울리케를 사랑하며 말년을 보낸 괴테...

18명의 예술가들의 사랑 이야기가 차곡 차곡 들어있다. 좀 더 유명한 예술가들의 이야기가 들어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매끄럽지 못한 번역으로 읽기가 좀 불편했던건 아쉬움으로 남는다.

 

어떤 방식으로든 사랑하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그 사랑이 아픔으로 남든 환희로 남든 어떤 방식으로든 한 사람의 인생에 영향을 주기 마련인데 예술가들은 자신의 작품세계에 그 사랑이 녹아있을게 분명하다. 예술가들의 사랑 이야기를 듣고 나니 그들의 작품을 대하는 마음이 달라질것 같다. 그 사람의 인생이, 사랑이 거기에 녹아있을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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