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토지 1 - 1부 1권 ㅣ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나남출판) 1
박경리 지음 / 나남출판 / 2002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의무서적에 비해 좋은 점은
역시
자유로운 서평일 겁니다.
비평이든 호평이든
내 맘 가는대로 갈겨도 되는 그런 나만의 감성 말이죠..
매번 하동을 들를 때 마다 평사리 최참판 댁을 보곤 하는데요
그 넓은 토지하며 또 이런 위대한 문학을 낳게 한 원천하며..
지금 실제로 그 무대를 배경으로 창작된 작품의 첫 권을 읽고 나니
그 기운의 웅장함이란 누구와 비할바가 못 된다 싶네요...
워낙 경상도 사투리 발음 그대로 대화체를 적다보니
경상도 출신인 저도 못 알아 듣는 말들이 많아서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왠간히 속도가 더디었는데요
그런 문체들하며
수많은 등장인물들과 그 주변의 공간적, 시간적, 그리고 이야기의 짜임새가 아주 촘촘하여
매 장마다 그 장면이 꽉 찬 그림처럼 구체적이고 풍성하게 그려집니다.
엄청나게 공들인 작품이란 것을 한 눈에 알아 보겠더군요.
그런 정성이 고스란히 독자에게도 전해져서요
진짜 장 수 안 넘어 가는데도 손에서 놓지를 못 하겠네요..
실로 대작이란 생각이 쉴새 없이 듭니다.
토지 1부 1권은 서희의 5살 어린 시절인데요
최참판댁 주변의 등장인물들 개개인의 삶의 역사와 성격등을 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 소개 방식이 현재 얽혀 있는 사건들과 삶의 모습속에서 자연스럽게 조금씩 세어 나오므로
흐름이 무척 자연스러운데요
심리묘사보사는 시각묘사나 상황묘사가 월등히 빼어 나서
개인의 인생사와 그의 행동거지를 곁눈질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실제로 있었던 우리의 역사, 즉 명성왕후 시해사건, 동학운동, 개항, 일제세력난무, 개명 등의 바탕위에 이야기가 엮어져 있어
이야기의 사실감과 현장감 역시 그 재미를 톡톡히 더해 주구요~
물론 그 와중에 최참판댁의 오래된 비밀들도 한 두가지씩 벗겨져 가는데
껍질이 벗겨질 때 마다 보이는 그 이야기 속살의 은근한 감칠맛이 아주 그만입니다.
내일은 도서관을 못 가는데 이 일이 낭패입니다~^^
올해 6월에 찍은 하동악양평사리 입니다.
사진 작가들 사이에서 아주 유명한 소나무 두 그루 인데요
전 이 논마지기 보다 섬진강 주변의 모래 사장이 더 좋은데요
끝없이 펼쳐진 백사장을 보고 있노라면 폐부 깊숙한 곳으로 공기가 훅 하고 들어 가는 것이
이제 좀 살겠구나 싶은 때도 있더군요...
이제서야 새로운 소원이 생겼어요..
시간이 나면 혼자서 여기
최참판의 사랑채를 찾아가 이 누각에서 원없이 책을 보다가 오리라...
필요한 먹을 거리는 가방에 챙겨 가고
아무에게도 방해 받지 않고 모래, 산, 강, 바람, 고택, 그리고 책 들과 바람나 보리라..
도서관은 약간의 압박감이 있어요..
완전히 묵음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나도 어쩔 수 없이 나는 내 몸의 소리조차 죽여야 한다는 압박감 말이에요..
그러나 이 곳은 제가 원하는 완전한 고독과 적당한 수준의 자유 그리고 광활한 역사까지 지니고 있어
하루 어렵게 낸 시간을 보내기에 더할나위없을 거란 생각을 오늘에서야 하게 되었는데요..
이제 그것이 소원이 되어 가고 있네요..
이루고 싶습니다...그 사소한 소원말이죠.. ^^
이상 토지 1부 1권 서평이었습니다.
편히 주무시구요~
전 꿈 속 사랑채로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