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아더존스 - 우리는 왜 차이를 차별하는가
염운옥 외 지음 / 사람과나무사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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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사피엔스는 ‘호모 미그란스(Homo Migrans)’, 즉 ‘이동(이주)하는 인간’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 말이 뜻하는 것처럼 ‘이주’는 인간의 특성 중 하나이다. 호모 사피엔스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탄생해 여러 대륙으로 이주해 갔다.

나라 간 문화적 장벽이 거의 허물어진 현대 사회에 인류의 이동은 점점 더 활발해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다양성’도 커지고 중요해져 이제는 ‘다양성’이 생존의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다.

현재 해외에 살고 있는 재외동포는 700만 명이 넘고, 국내 체류 외국인도 약 250만 명이라고 한다. 외국인이 인구의 5%를 넘으면 다인종, 다문화 국가로 분류되는데 2024년이 되면 국내 체류 외국인이 우리나라 인구의 5%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사회는 이미 다문화 사회로 접어들었지만, 단일민족 신화는 여전하며 다양성보다 동질성을 추구하고 이주민에 대해 높은 폐쇄성과 차별성을 보인다. 특히 ‘GDP 인종주의’라고 불리는 한국의 인종주의는 이주해 오는 외국인을 그 출신국의 경제 수준, 즉 GDP에 따라 차등을 두어 차별하고 있다.

이 책은 사회학, 인구학, 진화생물학, 미디어학, 종교학, 범죄심리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차이와 차별, 그리고 혐오가 어떻게 사회에 자리잡게 되는지, 그리고 대안으로서의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통합적으로 바라보고 고찰한 책이다. 오늘날과 같이 다방면으로 갈등과 혐오가 큰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책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1장에서는,
인류를 인종으로 구분하고 위계를 부여해 차별을 낳는 ‘인종신화’의 역사를 살펴보고, 현대 사회에도 여전한 인종 차별의 예와 인종 차별은 저절로 사라지지 않음을 이야기한다. 철저한 자기반성과 성찰을 거듭해 이방인을 나와 다른 존재로 규정하며 배척하는 대신 품 넓게 받아들임으로써 ‘나의 세계를 확장하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2장에서는,
대한민국의 인구 절벽의 위기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 해결책으로 제조업 중심의 산업에서 IT 중심의 과학 기술력을 기반으로 하는 첨단산업으로 전환이 필요하며, 이 분야에서 활동할 잘파세대의 특성을 이야기한다. 또한 이들을 일상에서 다양성을 체득하고 활용할 수 있는 주체로 성장시키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3장에서는,
진화생물학적 관점에서 인류는 다양성을 키우는 방향으로 진화했으나, 인류 자체가 다양성을 ‘추구하게끔’ 진화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다양성이란 학습하고, 교육받고,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면 절대로 얻을 수 없는 자질이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집단주의 성향이 강하고 경쟁이 강한 사회인데 이런 상황에서 사회는 가치가 일원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다. 따라서 다양성 지수를 높이기 위해서는 사람들로 하여금 주위 환경을 ‘경쟁적’이라고 느끼지 않게 만드는 일이 필요하고 이를 바탕으로 하는 정책 수립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4장에서는,
다양성을 저해하는 미디어의 작동 방식을 설명한다. 레거시 미디어는 소수 집단을 배제하거나 축소시키고, 잘 모르는 낯선 집단을 고정관념을 통해 정형화시키고 부정적 특성만을 과도하게 부각시킨다. 또한 갈등의 원인보다는 갈등 현상 자체를 부각해 집단 간 분열을 야기한다. 새로운 디지털 미디어는 알고리즘 편향성으로 자신의 기존 신념이나 선호도에 일치하는 정보만 추구하여 확증편향을 야기할 수 있다.

5장에서는,
종교적 측면에서 ‘정결함’과 ‘부정함’이라는 개념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이를 바탕으로 윤리가 형성되고 그 규정을 어기면 혐오와 차별의 대상으로 낙인찍힘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예수는 실천적 사랑을 통해 이러한 혐오의 장벽을 넘어섬을 가르쳐준다.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각각 자기 분야에서 ‘다양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결론은 한 점으로 모아진다. ‘다양성’은 저절로 얻어지는 가치가 아니며 의지를 갖고 학습을 통해 키워져야 하는 가치이다. 타인과의 공존이 나에게도 이익이 됨을 깨닫고, 공감과 다양성을 키우기 위한 교육이 필요하며 이와 관련된 법과 제도의 정비 또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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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률풍 - 덕을 펼치는 바람, 2024 문학나눔 선정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78
이승민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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德律風(덕률풍) - 덕을 펼치는 바람.

어떤 사물의 이름인지 아시겠어요?


바로 전화기, 텔레폰을 음역한 말입니다.

우리나라에 처음 전화기를 들여왔을 때 불렸던 이름이라는데,

단순히 기능을 설명하는 ‘전화기’라는 말보다 훨씬 멋진 이름 같지 않나요?


이 책의 작가도 우연히 조선 시대 통신에 관한 기사를 읽다가 

이 이름과 뜻에 마음이 끌려

글을 쓰게 되었다고 작가의 말에서 밝히고 있어요.

(작가는 이렇게 하나의 단어에서 한 편의 소설을 만들어내는 위대한 사람이네요!!!)


고종 황제가 궁에서 전화를 걸어 인천의 감옥에 갇혀 있던 

김창수(백범 김구)의 사형 집행을 막았다는 일화가 책에 소개되는데

전화기로 덕을 펼친 멋진 예가 아닐까 합니다.


이 책은 대한제국 시절, 통신원 학도인 강식이가 아버지의 누명을 벗기려고 고군분투하는 과정에서, 

조선의 통신권을 빼앗으려는 일본과 이를 지켜내려는 통신원 학도들과 우리 민중의 연대 이야기를 그리고 있어요.


사건을 추리해가는 과정에서

구시대 문물인 봉수대에서 신문물인 전화기로 넘어가는 통신의 역사를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있어요.

강식이가 위기에서 구출되는 과정에서 봉화와 전화의 쓰임새도 잘 담고 있습니다.


허구의 이야기를 역사적 사실과 잘 버무려 쓴 이야기로 

청소년 아이들에게 재미와 함께 역사 공부도 곁들일 수 있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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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복서
추종남 지음 / 북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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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번의 패배도 없이 세계 프로 복싱 8체급을 석권한
살아 있는 전설 에스토마타를 단번에 KO 시킨 천재 소녀 복서, 이권숙.
천재의 등장은 세상을 바꾼다.
사회 곳곳에서 복싱 열풍이 불었다.
복싱 체육관은 회원들로 북적거렸고,
초등학생 사이에서는 목에 글러브를 매고 다니는 것이 유행했다.

하지만 그녀는 복싱이 끔찍이도 싫었고,
은퇴를 선언한 후,
자신을 숨기며 유치원 보조교사로 생활하고 있다.

그러나 천재를 놔줄 수 없었던 복싱협회는
스포츠 에이전트인 태영에게 권숙의 복귀를 의뢰한다.
복싱을 완벽하게 그만두기 위해 태영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권숙.
과연 권숙은 자신이 원하는대로 완벽히 복싱을 그만둘 수 있을까?

완벽한 재능을 가지고 있는데 끔찍이도 그 일을 싫어하는 주인공…
설정부터 흥미로운 책이었고
흡입력있는 스토리로 한 번 읽으면 끝까지 보게 되는
재밌어서 술술 잘 익히는 책이었다. 한마디로 시간순삭!
지금 현재 드라마로 방영되고 있다는데
드라마로도 아주 잘 어울리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잘 할 수 있는 일 vs. 하고 싶은 일

이 두가지가 일치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지만
그게 어디 뜻대로 되는 일이던가!
많은 사람들이 둘 사이에서 고뇌하지만
명쾌한 답이 없는 질문이다.
그저 개개인의 선택이고
옆에서 해줄 수 있는 최선은 지지와 응원뿐.


- 마무리가 중요해!

권숙은 도망치다시피 은퇴를 선택했지만
복싱과 제대로 된 결별을 하지 못했기에
제대로 된 시작도 하지 못하고 방황했다.

얼마 전, TV 프로그램 <유퀴즈>에
‘김연아’ 선수가 나온 것을 보았다.
선수 시절 동안 본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기에
은퇴한 지금, 한 치의 미련도 보이지 않는 점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내 일에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것을
육아에 핑계대며 살아온 나 자신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미련이 남는다.


- ps. 권숙을 최고로 만들기 위해
혹독하게 훈련을 시키는 철용을 보면서
영화 <위플래쉬>의 ‘플레쳐’ 교수가 생각났다.
‘앤드류’의 재능을 끌어낸다는 명목 하에
폭언과 학대로 그를 한계까지 몰아붙이던…
그것은 교육이 아니라 학대이다.


p345 “중요한 건 네가 링 위에 어떠한 미련도 남기지 않아야 한다는 거야. 그래야 네 안에 무엇이 있는지,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 보일 거야.”

p372 이기고 지는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싸우는 것만으로도,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만으로도 이렇게 길이 열리고 있었으니까. 도망치지 않고 오늘 최선을 다하면 내일은 반드시 열릴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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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하나가 놓이기까지 - 해피'엔딩' 이야기
김상혁 지음 / 테오리아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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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해피엔딩…
책을 읽는동안 작가님과 함께 해피엔딩을 찾아가는 즐거운 여정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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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하나가 놓이기까지 - 해피'엔딩' 이야기
김상혁 지음 / 테오리아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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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그림책,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라이트노벨, 뮤지컬, 시 등
다양한 장르의 이야기의 엔딩에 관한 이야기이다.

“여기에 실린 글들은
행복한 결말에 관한 생각이면서도
그다지 행복하지 못한 결말에서조차
행복을 찾으려는 부단한 노력이기도 하다.”

라고 작가가 밝혔듯이
작가는 우리가 알고 있는 다양한 이야기들에서
해피엔딩과 관련한 사유를 들려주고 있다.

내가 미처 알지 못하는 이야기는
작가가 이끄는대로 따라가다보면 해피엔딩을 만날 수 있고

내가 아는 이야기는 작가와 대화를 나누기에 좋은 책이다.
먼저 책에서 작가의 생각을 들어보고
같은 작품을 보았던 나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야기 나누기에 더없이 좋은 책.
(물론 내 생각이 아주 많이 빈약하기 때문에 작가의 생각을 따라가게 되지만…)

진정한 선물의 의미를 일깨워주는 <크리스마스 선물>의 엔딩,
아이를 버린 아버지가 처벌을 받지 않아 불편함을 느끼게 하는 <헨젤과 그레텔>의 엔딩,
완벽하게 행복한 결말로 오히려 단순한 오락거리 이상이 되지 못한 <미드나잇 인 파리>의 엔딩,
소중하고 사랑하는 빛을 지키기 위해서는 기꺼이 목숨도 희생할 수 있다 여기는 <맨 오브 스틸>의 엔딩,
총기난사사건으로 아이를 잃은 부모가 일상을 살아보겠다고 마음 먹는 <혹시 내게 무슨 일이 생기면>의 엔딩,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애도를 통해 의미있는 죽음으로 승화시킨 <빈란드 사가>의 엔딩,
시청자의 공분을 불러일으켰던 <재벌집 막내 아들>의 엔딩 등

여기에 19개의 해피 엔딩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순서에 상관없이 끌리는 것부터 골라 읽어도 좋다.
이미 보았지만 무심히 지나쳤던 엔딩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작품을 보고 책을 읽고 작가와 대화 나눠보는 시간이 되길…

실제 교내 총기난사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혹시 내게 무슨 일이 생기면>은 딸의 죽음이라는 극단적 상황에서 이야기를 시작하지만, 결말은 일상을 살아가 보기로 마음먹는 부모를 비추는 게 전부이다. 애니메이션이 보여주는 화해는 심심하며 사건의 참혹함은 생략되어 있다. 그럼에도 나는 이 영화의 평범한 엔딩이, 비극적인 실화로부터 감독이 가장 멀리 도달할 수 있었던, 그나마 덜 불행한 도착지라고 생각한다.
- p65, <혹시 내게 무슨 일이 생기면>

죽음-환생 서사가 이세계물을 진짜 이세계물로 만들어주는 장르 문법으로까지 자리잡은 까닭은 대중이 그러한 설정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이를 소비해서이다. 특출한 재능도 가진 것도 없는 현실 속 인물이 성공과 행복을 손에 쥐게 되는 건 그가 죽어서야 가능한 일이라는 냉소는, 후기자본주의가 걷어차 버린 계급상승의 사다리로부터 미끄러진 이들이 엇비슷하게 품고 있는 보편 감정 같은 것이다.
- p78, <이세계물(異世界物)>

전형적인 비극의 플롯에서 주인공은 자신이 저지른 악행 때문이 아니라 그저 부당한 운명이나 우연에 의하여 몰락하게 된다. 이처럼 그가 ‘괜히’ 불행해지기에 관객은 그를 연민하는 것이다. 동시에 관객은 자신의 삶 역시 그러한 부당한 운명과 우연 탓에 망가질 수 있다는 사실 때문에 공포를 느낀다…
아무리 처절한 비극도 결국은 무대나 스크린에서 진행되는, 관객석의 ‘나’와는 동떨어진 ‘극’이기에, 우리는 아무리 공포스러운 중에도 극 속의 주인공을 연민할 수 있다. 카타르시스가 발생하려면 이처럼 ‘나’와 비극의 주인공 사이에 안전한 거리가 존재해야 한다…
모든 명작의 새드엔딩이 관객을 안전하고 긍정적인 카타르시스로 이끈다는 점에서 관객석을 벗어나는 순간 관객은 곧바로 자기 일상의 해피엔딩에 몰입하게 된다.
- p128~131 <밀리언 달러 베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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