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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인문학 2 - 느린 걸음으로 조선을 걷다 길 위의 인문학 2
김정남 지음 / 스마트북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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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걸음으로 즐기는, 역사와 이야기가 있어 더 좋은 산책길“

날이 좋아 어디론가 나가고 싶은 이 계절에 딱 필요한 책이다.

이번 답사와 산책의 주제는 ‘조선’이다.
책에는 총 17개 지역이 소개된다.
궁궐, 종묘, 왕릉, 성균관, 서원, 향교, 근대학교, 산성, 읍성, 초기 천주교 성당과 개신교 교회까지…
다루고 있는 왕만 해도 태조, 태종, 세종, 문종, 단종, 세조, 명종, 선조, 인조, 효종, 현종, 숙종, 영조, 헌종, 고종, 순종의 16명이다.
서원 답사를 통해 조선의 대표적인 성리학자 이황과 이이의 삶과 학문, 특히 이기론에 대한 두 학자의 견해도 들어볼 수 있고,
성균관, 전주향교, 도산서원, 자운서원, 근대학교인 배재학당과 이화학당을 통해 조선의 교육기관에 대해서도 살필 수 있다.
남한산성과 낙안읍성을 통해 성곽 건축물에 대한 지식도 얻을 수 있고,
탄금대공원과 남한산성 답사를 통해서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왕릉 답사가 가장 많은데, 책을 읽다 보니 왕릉마다 비슷한 건축물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교육기관인 성균관과 향교, 성곽인 남한산성과 낙안읍성도 마찬가지다.
비슷한 목적을 가진 건축물은 비슷한 구조를 띠고 있었고
이에 따라 다양한 조선의 건축물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었다.
건축물뿐만 아니라 답사 코스에 있는 아름다운 자연물에 대한 설명도 빼놓지 않는다.

사진과 더불어 자세한 설명으로, 가보지 못했지만 마치 가본 듯이 그 풍경이 눈에 선하다.
책 한 권을 다 읽을 때 쯤이면 조선시대를 관통하여 시간여행을 다녀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책에 나온 곳 중 가보지 못한 곳이 훨씬 많았다.
이 책 한 권이면 어디든 재미있게 다녀올 수 있을 것 같다.
그게 그거 같은 의미없는 답사가 아니라
한 때, 그곳에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떠올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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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레고 스토리 - 장난감 브랜드, 혁신의 아이콘이 되다
에비타니 사토시 지음, 류지현 옮김 / 유엑스리뷰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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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를 좋아한다. 어릴 때부터 뭔가를 조립하는 걸 좋아했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아이들 장난감을 살 때, 레고만큼은 사심을 가득 담아 비싼 것도 척척 사주었고, 여전히 나를 위해 레고를 구입하고 있다.
레고 팬의 한 사람으로서 레고에 관한 이야기라니… 끌리지 않을 수 없는 책이다.

<<더 레고 스토리>>는 일본의 대표적인 경제 미디어 <닛케이 비즈니스>에서 디지털 편집장과 런던 지국장을 역임한 작가가 덴마크에 있는 레고 본사를 비롯해 세계 각지에 있는 현장을 방문하여 경영진부터 현장 직원, 이전 직원 등 많은 레고 관계자들을 취재한 끝에 완성한 레고의 ‘탈범용화 경영’ 기록이다.

2021년 3월 10일, 레고의 CEO 닐스 크리스티얀센은 2020년의 레고 실적을 발표했다.
결과는 바로 ‘레고, 창업 이래 최고 이익 갱신’ 이었다.
레고의 2020년 연간 결산 매출액과 영업 이익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영업이익률과 ROE(자기자본이익률) 역시 지난 분기 대비 상승하였다.
특히 ROE는 GAFA(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라 불리는 세계 거대 인터넷 기업에 필적하는 놀라운 성과였다.

그렇다고 레고가 창사 이래 계속해서 성장의 길만 걸었던 것은 아니었다.

1980년대부터 레고 이익의 원천이었던 레고 블록 제조 특허가 만료되면서 누구나 레고와 같은 블록을 제조 및 판매할 수 있게 되었다. 1990년대 이후부터는 경쟁 관계에 있는 장난감 회사들이 레고보다 저렴하면서도 레고와 호환이 되는 블록을 잇달아 출시하면서 레고 제품은 범용품이 되어 가치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또한 비디오 게임이라는 거대한 경쟁자가 등장하여 아이들의 흥미를 빼앗겼다. 그러나 이에 대응하는 레고의 움직임은 느리기만 하여 1998년에는 레고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하고, 2000년대 초반에는 파탄 직전까지 몰리기도 하였다.

또한, 2016년 연간 결산까지 파죽지세로 성장을 이어가던 레고는 2017년 들어 감수감익으로 돌아서 ‘성장 신화는 끝났다’라는 평가를 받기도 하였다.

레고가 이와 같은 범용화 위기를 극복하고 유일무이의 브랜드 파워를 유지하며 세계 제일의 완구 메이커로 계속해서 손꼽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레고가 오랜 시간을 들여 갈고 닦아 온 4가지 전략 때문이다.
전략 1) 잘하는 일에 집중하기 - 대담하게 좁힌 비즈니스 모델
전략 2) 계속해서 히트작 내놓기 - 타율을 높이는 제품 개발 구조
전략 3) 탄탄한 커뮤니티 활용하기 - 팬의 아이디어를 히트작으로 개발하기
전략 4) 명확한 존재 의의 세우기 - 기업의 ‘축’을 사내외로 계속 전파하기

레고의 힘은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연마되었다. 이 전략들은 비슷한 환경에 놓인 다른 기업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본질적인 가치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기업뿐만 아니라 레고와 같이 대체불가능하고 독보적인 가치를 가지고자 하는 개인에게도 영감을 줄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그런 거창한 이유가 아니더라도 레고를 좋아하는 개인에게는 레고의 역사를 알아가는 것 자체가 매우 흥미로운 시간이 될 것이다.
기업 경영 및 경영 전략 분야에 속해 있는 책이지만 소재가 흥미롭고, 서술이 쉽고, 소제목에 핵심 내용을 담고 있어 누구나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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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명한 사랑
고수리 지음 / 유유히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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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따뜻해지는 책 한 권을 읽었다.

‘선명한 사랑’이란 어떤 사랑일까?
책을 읽기 전에는 선뜻 감이 잘 오지 않았다.

6p 눈에 보이지도 손에 만져지지도 않지만, 내가 아는 사랑은 이런 것.
아무 걱정하지 말고 잘 자라고 이불을 덮어주는 마음.
짙은 어둠도 이불처럼 같이 덮자는 위로와 하룻밤 자고 나면 괜찮아질 거라는 기도 같은 것.
- 작가의 말 중에서

울고 있는 쌍둥이를 한 팔씩 안고 유아차를 밀며 위태로운 걸음을 걷는데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주시는 아주머니. 덕분에 꽃까지 볼 여유가 생긴 작가님. (아가, 꽃 봐라)

새로 시작하는 오늘만큼은 좋은 하루이기를 바라며 건네는 따뜻한 아침 인사 “좋은 하루 보내세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코로나 시기에 만날 순 없지만 문고리에 걸어두는 마음. “언니, 홍시가 맛있어 보이길래 많이 샀어요.” “수리야, 한라봉 농장에서 주문한 건데 못생겨도 맛있다!” (문고리에 걸어두는 마음)

집밥같은 정성스러운 배달음식을 먹고 남긴 감사함을 전하는 후기와, 역시 감사함을 담은 식당 주인의 답글.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크리스마스 이브날 홀로 지내시는 분들의 집을 방문해 새벽송을 불러주었던 추억. (노래를 불러주는 마음으로)

책을 읽고 나니 도처에 사랑이 가득했다.
작가의 주변에만 있는 특별한 사랑이 아니라 내 주변에도 차고 넘칠 수 있는 사랑이었다.
다만 작은 것의 소중함을 깨닫는 마음과 표현하는 용기가 부족했을 뿐.

아이를 키우고, 지방에 홀로 지내시는 어머니가 계시고…
그래서 나도 겪었던 공감가는 경험들이 많았다.
그래서 평범한 일상을 특별하게 만드는 작가의 세심한 캐치가 놀라웠다.
‘역시 작가는 다르구나.’ 생각했다.
또한 글 여기저기 아름다운 표현들도 한가득이다.
또 한번 ‘역시 작가는 다르구나.’ 생각했다.

‘이렇게 아름다운 생각이 한가득이고, 아름다운 표현도 한가득인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진다.
작가의 마음이 전해져서 너무 따뜻한 글이었고, 좀더 다정해지자 마음먹게 하는 글이었다.

74p 스마트폰 너머에 사람이 있다. 청국장이 얼마나 품이 많이 드는지, 나물이 얼마나 손이 많이 가는지 만들어본 이는 안다. 매일 아침 식당 문을 열고 재료들을 다듬고 썰고 데치고 볶고 버무리고 끓이고 그릇에 담아내어 보내주는 사람의 손길이 있다. 요리처럼 정직한 정성이 어디 있을까. 덕분에 겨우 배달 음식이 아니라 무려 집밥 한 상을 먹는다. 변치 않는 정직한 정성에 정직한 마음을 전송한다. 모처럼 힘이 나는 씩씩한 인사로,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194p 말하자면 도토리 같은 행복이었다. 쓸모를 구하지 않아도 귀엽고 즐거운 것들. 별거 아니어도 소소하게 좋은 순간들. 가만 보면 도처에 그런 행복이 굴러 다니는데 줍지 않고 그냥 지나쳤던 건 아닐까.

249p “볕뉘. 제가 좋아하는 햇볕의 이름을 알게 됐어요. ‘작은 틈을 통하여 잠시 비치는 햇볕’이나 ‘그늘진 곳에 미치는 조그마한 햇볕의 기운’, 그리고 ‘다른 사람으로부터 받는 보살핌이나 보호’를 뜻하는 순우리말이래요. … 봄이 되면 볕뉘가 머물던 틈마다 작은 풀이 돋아나요. 돌 톰에서 민들레가 피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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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가는 문 - 이와나미소년문고를 이야기하다
미야자키 하야오 지음, 서혜영 옮김 / 다우출판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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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라는 이름만으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책이다.
세대를 아울러 모든 연령층에게 사랑을 받는 애니메이션 감독이기 때문이다.
<이웃집 토토로>는 1988년 작품인데 2000년대 출생인 아이들도 너무 좋아해서 몇 번을 봤는지 모르겠다.
도쿄에 있는 지브리 스튜디오도 다녀왔다.
그런 감독님께서 추천해주시는 책이라 하니 더 특별하게 여겨졌다.

이 책은 총 2부로 나누어져 있는데,
1부에서는 <미야자키 하야오가 선정한 50권의 이와나미소년문고> 리스트와 간략한 추천 내용이 실려 있고
2부에서는 소년문고에 대한 인터뷰 내용이 실려 있다.

나는 1부의 50권의 추천책 중에서 끌리는 16권의 책을 골라 그 추천 내용을 필사를 했다.
필사를 하는 시간은 책들과 함께 어린 시절로 추억 여행을 떠나는 시간이었다.
‘어린 시절 나를 가장 두근두근하게 했던 책은 뭐였더라?‘
‘이 책은 나도 정말로 재밌게 읽었던 책인데…’
‘이 명작 만화 보고 싶어서 교회 가기가 싫었었지. ㅋ’
‘앗, 나랑 비슷한 여름 방학을 보내셨네. ㅎ’
‘이 책은 못읽어봤는데 지금이라도 읽어보고 싶다.’ 등

2부의 인터뷰 부분을 읽으면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감독님이 ‘책을 엄청 좋아하는 어린이’이었을 것 같은데 실제로 그렇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소개해준 책 중 많은 것이 커서 읽은 것이고, 일에 도움이 될까해서 읽었다는 것이다. 우리와 별 다를 바 없는 모습에 정감이 갔다.

과거로 추억여행을 떠나고 싶으신 분,
아동문학에 관심이 많으신 분,
자녀들에게 추천할 명작을 찾으시는 분,
애니메이션계의 거장인 미야자키 하야오에게 영향을 준 책이 궁금하신 분께 이 책을 추천한다.

147p 그러니까 책을 읽으면 생각이 깊어진다는 생각은 그만 해도 될 것 같아요. 책을 읽으면 훌륭해지느냐 하면, 그런 일은 없으니까요. 독서란 어떤 효과를 바라고 하는 건 아니예요. 그보다는 어렸을 때는 ‘나한테는 역시 이거야.’하는 무척 소중한 책 한 권을 만나는 쪽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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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가 되는 법
제리 살츠 지음, 조미라 옮김 / 처음북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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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제리 살츠는
2018년 비평 부문에서 퓰리처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는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미술 평론가 중 한 사람이다.

저자는 ‘사람들은 누구나 예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것에 관한 글을 썼는데,
그 이후로 강의 때마다 ‘어떻게 하면 예술가가 될 수 있나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그것과 관련한 생각들을 <뉴욕지>에 기고했고,
이 책은 그 글들을 모아 엮은 것이다.

책에는 크게 6단계로 나누어 총 63가지의 방법이 나와 있다.

STEP1 당신은 완전히 아마추어다 - 시작하기 전에 생각해야 할 것들
1. 부끄러워하지 말라.
2. 상상력이 지식보다 중요하다.
3.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 흥미로워진다. …

와 같이 하나의 핵심적인 메시지 아래 한두 페이지 정도 되는 짧고 간결하면서도 실용적인 방법을 서술하고 있다.

일견 보면 당연하고 평범해 보이기도 하고, 크게 와닿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다른 사람의 평가를 걱정하며 부끄러워하지 말고, 상상력이 중요하고, 예술은 이해, 숙달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경험해보는 것이며, 작업하고 또 작업하고, 변명하지 말고 지금 바로 시작해라’ 등과 같은…

하지만 이 책은 예술가가 되기를 원하는,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조언이기에
그 일을 실제로 강렬히 원하고, 시작하고 행하고 있는 사람들이 여러 문제에 부닥쳤을 때,
깊게 와닿을 수 있는 실질적인 조언이 가득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주 대상은 미술을 하는 사람들이지만 그들에게만 한정된 원칙은 아니다.
창작을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저마다 필요한 원칙들이 담겨져 있다.

예를 들어 작가는 <1. 부끄러워하지 말라>에서
“예술을 한다는 건 부끄러울 수 있다. 두렵기도 하다. 마치 다른 사람 앞에서 발가벗고 서 있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예술은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형편없고 이상하고 지루하고 멍청하게 보일 수도 있는 자기 모습을 드러내는 것과도 같다. 때론 사람들이 자신을 이상야릇하고 따분하고 재능이 없다고 생각할까 봐 두려울 수 있다. 괜찮다.”
“훌륭한 작품을 만들려고 하지 말라. 창조한다는 생각에서 시작해야 한다.”
라고 말한다.

책을 많이 읽지도 않는 내가 이렇게 책에 대한 평을 쓰는 일이 부끄럽다.
다른 사람이 내 글을 읽고 나의 수준이 얕음을 파악하고 형편없다고 생각할까봐 두렵기도 하다.
인터넷이라는 공간에서 공개적으로 글을 쓰는 나도 끊임없이 이런 생각이 든다.
작가의 말마따나 ‘잘 쓰겠다’는 생각보다
‘쫄지말고 당당히, 그리고 꾸준히 내 생각을 써보자.’
라는 마음가짐을 항상 되새겨야겠다고 다짐해본다.

“예술가가 되고 싶다면 이 말을 기억하기를 바란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무언가를 하면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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