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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연 - 플라톤의 대화편 ㅣ 마리 교양 3
플라톤 지음, 오유석 옮김 / 마리북스 / 2024년 9월
평점 :
플라톤의 저작들은 대화 형식으로 이루어진 대화편으로 되어 있으며,
현재까지 총 25편이 전해지고 있다.
저작 연대와 사상 경향에 따라 세 가지로 구분되는데,
앞선 《소크라테스의 변명, 크리톤》은 초기 대화편,
《파이돈》과 《향연》은 중기 대화편에 속한다.
따라서 세 편 모두 소크라테스가 화자로 등장하지만,
나중 작품일수록 플라톤의 사상이 많이 반영되어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향연》은 기원전 416년 비극 작가 아가톤이 비극 경연 대회에서 우승한 것을 기념하여 향연이 열리고,
소크라테스와 참석자들이 돌아가면서 에로스를 예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파이드로스는,
“세상을 아름답게 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정서를
에로스만큼 아름답게 만들어줄 수 있는 것은 없으며,
수치스러운 것을 수치로 여기고 아름다운 것을 존중하게 한다.” (p35)
고 에로스를 찬미한다.
수치스러운 일을 하다가 연인에게 들키면, 너무나 큰 수치감을 느끼기 때문에 그 앞에서는 아름다운 행동을 하게 될 것이며, 또한 에로스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목숨까지 내놓게도 하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이라고 칭송한다.
파우사니우스는,
에로스를 영혼보다 육체를 더 사랑하는 ‘범속의 에로스‘와
‘유덕한 품성’을 사랑하는 ‘천상의 에로스’로 구분하고
천상의 에로스만이 찬양받을 가치가 있다고 한다.
에뤽시마코스는,
사람들에게만 에로스가 있는 것이 아니라
존재하는 모든 것(의술, 체조술, 농사 기술, 음악술 등 모든 기술)에도 에로스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몸과 관련하여서는 서로 반대되는 것 또는 불화하는 것(대립자)들을 조화롭게 하여 건강하게 하는 것에 에로스가 관여하고 있다고 이야기 한다.
아리스토파네스는,
옛날에는 인간의 성이 남성, 여성, 그리고 이 둘을 함께 가진 세 번째 성이 있었고,
이들의 형태는 공모양으로 두 몸이 붙어 있으며 힘도 엄청나게 셌는데,
이들이 신들을 공격하려 하자 제우스가 인간을 반으로 쪼개었다고 한다.
그러자 인간들은 잃어버린 자신의 반쪽을 찾아 다시 하나가 되기를 갈망하게 되었고
바로 그 본성이 에로스라고 이야기한다.
이 이야기는 영화 <헤드윅>에 애니메이션으로 나왔던 기억이 있는데,
동성애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하는 근거(?)로 사용되었던 것 같다.
아가톤은,
에로스가 아름답고 훌륭한 존재이고,
세상의 모든 좋은 것들은 에로스 덕분이라고 칭송한다.
마지막으로 소크라테스는,
디오티마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전하는데,
에로스는 풍요의 신 포로스와 빈곤과 가난의 여신 페니아의 자식으로
어머니를 닮아 결핍과 함께 살아가지만,
동시에 아버지를 닮아 용감하고 대담하며 아름다운 것과 훌륭한 것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존재라고 이야기한다.
즉, 에로스는 ‘아름다운 것을 소유해서 행복해지고자 하는 것‘이다.
“사랑이 좋은 것을 항상 소유하고자 하는 열망이라면,
필연적으로 우리는 좋은 것과 더불어 불사를 욕망합니다.
따라서 이런 논의에서 사랑이 불사하고픈 열망이기도 하다는 결론이 따라 나옵니다.
그런데 이는 오직 출산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출산은 항상 옛것 대신 새것을 대체해서 남기니까요.“ (p117-118)
에로스와 관련된 일들로 올바르게 나아가는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즉, 이곳(감각세계)의 아름다운 것들에서 시작해서
저 아름다움(아름다움의 이데아)을 위해 늘 올라가는 것 말입니다.
마치 사다리를 이용하는 사람처럼,
그는 하나의 아름다운 몸에서 두 개의 아름다운 몸으로,
두 개의 아름다운 몸에서 모든 아름다운 몸들로,
또 아름다운 몸들에서 아름다운 관습들로,
아름다운 관습들에서 아름다운 배움들로
그리고 배움들에서 마침내 저 배움, 즉 다름 아닌 아름다움 그 자체의 배움에 도달합니다.
결국 아름다움 자체가 무엇인지 알게 됩니다. (p127)
플라톤은 바로 이런 ‘아름다움 자체(아름다움의 이데아)‘를 갈망하며 이것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삶이 진정 가치있는 삶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은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를 통하여 도서지원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