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돈 - 플라톤의 대화편 마리 교양 2
플라톤 지음, 오유석 옮김 / 마리북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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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의 변론》에서 소크라테스는 사형집행을 선고받는다.
한 달여 간의 시간이 흐르고 소크라테스의 사형집행 날,
소크라테스는 최후의 순간까지 그를 따르는 젊은 철학자들과 ‘죽음’에 관한 대화를 나눈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파이돈 역시 그 현장에 있었던 사람으로,
당시 상황을 궁금해하는 에케크라테스에게 그날의 이야기를 전달해주고 있다.
동료들은 소크라테스의 임박한 죽음을 슬퍼하는 반면,
정작 당사자는 행복해 보였고 두려움없이 고결하게 최후를 맞이했다고 전한다.

소크라테스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오히려 죽음 이후에 저 세상에서 최고의 선을 얻게 될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왜냐하면,
죽음이란 몸과 영혼이 분리되어 각각 홀로 있게 되는 것인데,
몸은 진리 탐구에 방해만 될 뿐이고,
몸의 방해가 없을 때 영혼은 가장 훌륭하게 추론할 수 있다.
즉, 몸에서 분리되어 순수한 사고만을 활용하여야 모든 것의 존재 혹은 본질을 파악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죽어야만 영혼과 육체가 완전히 분리되기 때문에
진정한 앎은 죽어서나 획득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은 죽음에 도달했을 때, 자신이 평생 얻고자 부단히 애쓴 바를 충분히 얻게 되리라는 희망을 가지기 때문에 죽음이 두렵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그 자리에 있던 심미아스와 케베스는
죽음 이후에 영혼이 파괴되거나 소멸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을 품는데,
소크라테스는 계속되는 논증의 과정을 거쳐 ‘우리의 몸은 죽어도 영혼은 불멸한다’는 것을 증명해 보인다.

마지막으로 소크라테스는 사후 세계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모든 망자들은 심판대에 서게 되는데,
중대한 신성모독 행위를 저지르거나, 불의하고 불법적인 살인을 많이 저지른 사람, 또는 이런 종류의 잘못을 행한 사람은 죄가 중하기 때문에 치유될 수 없으며 타르타로스로 떨어져 나오지 못한다고 한다.
이에 반면, 경건한 삶을 산 사람들은 위쪽의 순수한 거처에 살게 되는데, 이들 중 지혜를 사랑함으로써 자신을 충분히 정화한 이들은 나중에 완전히 육체 없이 살게 되고, 땅 위에 거주하는 이들보다 더 아름다운 거처에 간다고 한다.

p148
영혼이 불사한다면
우리가 삶이라고 부르는 시간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모든 시간을 위해서라도 영혼을 돌보아야 합니다.

소크라테스는 ‘영혼이 불멸한다’고 자신의 논증을 거쳐 믿었던 사람이었다.
그 자신은 죽음을 통해 자신이 평생 얻고자 했던 현명함을 가질 수 있다 생각했기에 두려움없이 죽음을 맞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삶뿐만 아니라 모든 시간을 위해 끊임없이 영혼을 돌보라는 가르침을 주고 있다.

내가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사후 세계에 관한 이야기였다.
그 부분을 읽으면서 기독교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 내용이 같다고 할 수는 없지만 영혼 불멸이나 천국과 지옥을 연상시키는 사후 세계의 모습이 훗날 발생하는 기독교에 영향을 미친 점이 있는지 궁금하다.

이 책은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를 통해 도서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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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의 변론·크리톤 - 플라톤의 대화편 마리 교양 1
플라톤 지음, 오유석 옮김 / 마리북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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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하면 떠오르는 것은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와 함께 고대 그리스의 유명한 철학자라는 것,
그리고 “너 자신을 알라.”, “악법도 법이다.”는 격언 정도이다.
(후자는 소크라테스가 한 적이 없는 말로 알려져 있다.)

소크라테스는 직접 자신의 생각을 글로 남긴 것이 아니라
그의 사후, 여러 제자들이 소크라테스의 대화편을 저술했다고 한다.
그 중 철학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이 플라톤이 저술한 대화편이다.

이 책은 소크라테스가 고발을 당해
아테나이 시민들 앞에서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자신의 죄목을 반박하고 변론하는 내용과,
사형 선고를 받은 후, 집행을 앞두고
친구인 크리톤이 탈옥을 권유하자
이를 반박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소크라테스는 델포이에서 ‘그보다 더 지혜로운 사람은 없다‘는 신탁을 받고서는
그 참뜻을 파악하기 위해
지혜롭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을 찾아가 대화를 나눈 후,
그들 스스로 그리고 많은 다른 사람들이 그들을 지혜롭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래서 그들이 생각하는 만큼 지혜롭지 않다는 사실을 일깨우고,
그 과정에서 미운털이 박히게 된다.

그러면서 소크라테스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내가 이 사람보다는 지혜롭구나.
아마도 우리 중 누구도 아름답고 훌륭한 것을 알지 못하는 것 같아.
그런데 이 사람은 알지 못하면서도 자신이 뭔가 안다고 생각하는 반면,
나는 실제로 알지 못하면서 안다고 생각하지는 않으니까
비록 작은 차이이지만 나는 적어도 이 점에서 저 사람보다 더 지혜로운 듯하다.
알지 못하는 바를 안다고 생각하지는 않으니까.’

소크라테스는 델포이 신탁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결론내린다.

“그대들 가운데 가장 지혜로운 자는 소크라테스처럼
자신이 지혜에 관해 진실로 아무 가치도 없음을 인식하는 자이다“

소크라테스의 유명한 경구, “너 자신을 알라”를 이같은 맥락에서 파악해보면
바로 ‘너의 무지를 인정하라‘는 것이다.

<사피엔스>에서 유발하라리가 과학혁명의 원인으로 꼽은 것 중 하나가 바로 ‘무지를 인정’하는 것이었다.
우리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 우리가 더 많은 지식을 갖게 되면 틀린 것으로 드러날 수 있음을 인정함으로써 과학은 발전해나갈 수 있었다.

우리가 아직 알지 못하는 것이 있음을 인정하는 것.
그것이 바로 소크라테스가 전해준 인류의 가장 큰 지혜이며
우리와 세상을 계속 발전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다.


소크라테스는 결국 법정에서 사형선고를 받고 갇히게 된다.
소크라테스가 그 정도의 잘못을 저질렀다기보다는
일종의 ‘괘씸죄’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사형집행을 앞두고 친구인 크리톤이 찾아와 탈옥을 권유하는데,
소크라테스는 이를 거절하며 법률의 목소리를 빌려 반박의 논리를 펼친다.
이 이야기를 읽다보면,
소크라테스가 아테나이의 법을 악법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으며
‘악법도 법’이라서 따른 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논증을 통해 결론 내린 옳다고 여겨지는 것에 대해서는 목숨을 내놓더라도 지키는 사람이었다.


이 책은 여러 출판사에서 많은 번역본이 나와 있다.
이 책의 번역은 국립아테네대학교에서 철학박사를 받은 오유석 교수가 맡았는데,
원전에 충실하면서도 독자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번역한 것이 특징이다.
다른 번역본을 읽어보지 않아 비교는 불가하지만
이 책을 통해 어렵지 않게 소크라테스와 그의 철학을 맛볼 수 있었다.
딱딱한 이론서가 아니라 당시 사건 현장의 대화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벽이 높지 않아 철학서에 대한 편견을 낮춰준 책이다.

이 책은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를 통해 도서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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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 가장 고립된 나라에서 내가 배운 것
레아 이피 지음, 오숙은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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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칸 반도에 위치한 알바니아라는 나라에 대해 이름말고는 거의 아는 바가 없었다.
1989년 동유럽 국가들의 민주화 물결을 타고
알바니아 역시 1992년 민주주의 국가로 전환하게 되는데
그 이전까지 알바니아는 독재자 엔베르 호자가 통치하던 공산주의 국가였다.
‘유럽의 북한’이라고 불리울 정도로 폐쇄적인 나라로,
책을 읽는 내내 북한이 떠오르기도 하고
그래서인지 낯선 나라이지만 전혀 낯설지만은 않은 느낌이 들기도 하였다.

책의 저자 레아 이피는
알바니아가 공산주의에서 민주주의 사회로 전환하는 격동의 시기에 10대 시절을 보냈다.
공산주의 체제에서 교육을 받은 그녀는 누구보다 열렬한 어린이 공산당 단원이었다.
그녀는 부족함이 없는 충분한 자유를 누리며 살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자유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자유’와 ‘민주’를 외치는 시위대를 보았을 때, 그들이 뜻하는 ‘자유’를 이해할 수 없었다.

어린 소녀의 눈으로 본 알바니아는 그곳이 가장 살기 좋은 곳이었다.
부자만이 특권을 누릴 수 있는 자본주의 국가와 달리,
그들은 모든 것을 가지지는 못했으나 충분히 가지고 있었고,
모두 똑같은 것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녀가 생각하기에는) 모두가 진정한 자유를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위의 결과로 알바니아가 다당제 국가임이 선포되고,
부모님으로부터 나라가 ‘창살 없는 감옥’이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몰랐던 가족사를 알게 되면서 레아는 큰 혼란에 빠진다.

알바니아 역시 혼란스러운 시기를 맞이한다.
자유주의, 자본주의 사회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구조조정으로 일자리는 사라지고,
많은 사람들이 이웃나라 이탈리아로 망명하는 과정에서 희생되고,
나라는 파산에 이르렀으며,
결국 내전까지 발생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레아는 공산주의 체제하의 억압과는 또다른 형태의 한계를 경험하며 큰 트라우마를 겪는다.
새롭게 도래한 자유 시장 경제 체제에서도 진정한 자유를 얻을 수는 없었다.

현재 런던 정치 경제 대학교에서 정치 이론 교수로 재직중인 저자는
어린 소녀의 시선으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당시 알바니아의 정치적, 사회적 현실을 생생하고 흥미롭게 전달하고 있다.

책의 주제인 ‘자유’에 관하여
진정한 자유가 무엇인지 저자는 그 답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공산주의 체제 하에서 그녀는 ‘자유’에 대한 생각이 필요없을 정도로 충분히 자유롭다 생각했으나,
부모님은 ‘창살없는 감옥’에 살고 있었다고 말씀하셨고,
자유, 민주주의로 이행되는 과정에서는 오히려 내전까지 겪을 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우리는 당연히 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 체제하에서 훨씬 자유롭다 여기지만
그래서 어린 시절의 레아처럼 자유에 대해 별달리 생각해보지 않지만
이 책은 그런 우리에게 진정한 자유란 무엇인지 한 번쯤 생각해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p391
우리 가족은 사회주의를 부정과 동일시했다.
그들이 되고 싶었던 사람에 대한 부정,
실수를 저지르고 그로부터 배울 권리에 대한 부정,
자기만의 관점으로 세계를 탐험할 권리에 대한 부정.

나는 자유주의를 깨진 약속,
연대의 파괴,
특권 상속의 권리,
불의에 대한 외면과 동일시했다.



나의 세계는 부모님이 탈출하려고 애썼던 세계만큼이나 자유와는 거리가 멀다.
두 세계 모두 그 이상에 미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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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의 위대한 마법사
L. 프랭크 바움 지음, 윌리엄 W. 덴슬로 그림, 강석주 옮김 / 지식을만드는지식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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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오리 바람에 실려 오즈의 나라에 떨어진 도로시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겪는 환상적인 모험담을 그린 이야기이다.

1900년에 초판이 발행된 이후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작품이라
국내에서도 정말 다양한 번역본이 출간되어 있다.

이번 지식을 만드는 지식 출판사에서 출간한 《오즈의 위대한 마법사》는
’L 프랭크 바움이 인정할 단 하나의 한국어본‘이라고
출판사에서 자신있게 내세울 만큼,
초판본 모습 그대로 정확하고 아름답게 재탄생하였다.
무엇보다 번역을 원전에 충실하면서도 가독성을 높이고자 하였고,
초판본에 실린 윌리엄 W. 덴슬로의 삽화 148점도 원전에 최대한 가깝게 수록하였다.

따라서 출간된 지 120년도 지나서 이 책을 읽고 있지만
막 출간된 따끈따끈한 신상 작품을 읽는 듯 즐겁다.

아주아주 오랜만에 이 책을 다시 읽었는데
지금 보아도 상상력 넘치고 흥미 가득한 재미있는 이야기였다.

허수아비, 양철 나무꾼, 사자는
각각 생각하는 뇌, 따뜻한 심장, 용기가 없어서
그것을 얻고자 도로시와 함께 여행을 떠나는데,

책을 읽다보면
허수아비는 어느 누구보다 지혜롭고
양철 나무꾼은 가장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으며
사자는 위기 상황에서 가장 큰 용기를 보여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모두들 그들이 부족하다 여기는 자질을 이미 충분히 가지고 있었다.
다만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이 부족했을 뿐.
나 자신에게 주는 교훈이기도 하지만,
자신감이 부족한 아이들을 양육할 때, 부모의 태도에 대한 좋은 팁을 얻은 것 같다.

이 책은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를 통해 도서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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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스펨 우리문고 31
김동환 지음 / 우리교육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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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도 있고 따뜻한 책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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