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보다 오히려 제가 더 아이들 그림책에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아이들 그림책들을 골라놓고 그 중에서 선별에 선별을 거듭하여 제 예산에 맞추어서 주문 버튼을 클릭할때에는 마음도 설레이고 아주 기분이 좋습니다. 이 책은 그런 저의 취향에 딱 맞는 책이었고 작가분의 글솜씨 또한 재미나고 유익해서 책 두께가 꽤 두꺼웠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지루하지 않게 이틀만에 읽어내려갔습니다. 작가가 사직동에 있는 어린이 도서관 가정독서지도 수업을 하면서 엄마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느꼈던 생생한 체험을 바탕으로 쓴 것이라서 읽으면서 많이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그리고 아이들 그림책을 실제로 비교하고 날카로운 지적을 하면서 아이들 그림책 고르는 방법에 대해서도 재미있게 알려 줍니다. 아이들 그림책을 소개할 때는 실제로 칼라 사진을 삽입함으로써 보다 재미있게 책을 읽어 내려갔습니다. 책을 고르는 기준뿐만 아니라 작가가 아이를 키우면서 느꼈던 이야기까지 함께 쓰여 있어서 재미있는 육아서적을 읽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아이들 그림책에 관심이 많고 아이들에게 보다 더 좋은 그림책을 선별해주고 싶으신 엄마들이라면 꼭 한번 읽어 볼만 합니다. 제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최근 읽어본 육아서적들 중에서 가장 재미있고 유익했었습니다.
이 책은 칼라삽화인데도 색도를 한단계 낮춘것인지 마치 흑백과 칼라의 중간 느낌을 받게 됩니다. 그래서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고 안정되면서 그 속에서 할아버지와 소년사이의 훈훈한 사랑이 잘 피어오릅니다. 꼬마 보비가 어렸을 때에는 할아버지가 두 손을 잡아주고 한발씩 발을 떼게 하면서 '오른발, 왼발'하고 박자를 맞추어주죠. 그런 속에서 보비는 걸음마를 배우고 세상속으로 활기차게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할아버지가 뇌졸증이라는 병에 걸려서 팔다리를 움직일 수도 없고 말도 하지못하고 사람도 알아 보지 못하게 되었을 때에는 할아버지가 보비의 어깨에 팔을 기대고 발을 옮겨 놓죠. 이때에도 '오른발, 왼발' 하고 보비가 도와주지요.이 그림책을 읽어주다 보면 저희 집 아이도 제 발 위에 자신의 발을 올려 놓고서 한발씩 떼어 놓는 것을 즐기는데요. 그럴때면 우리 아이가 언제 이렇게 쑥 커버렸나 싶기도 하고 참 즐겁습니다. 할아버지와 보비를 연결해주는 것은 또 있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나무 블록 쌓기 놀이인데요. 할아버지는 늘 코끼리 블록만 보시면 재채기를 하십니다. 그래서 이들은 늘 다음에는 좀 더 잘해보자고 기약을 하게 되지요. 이 책의 그림은 다소 딱딱한 듯 하면서도 등장인물들의 표정이 생생하게 살아 있습니다. 흐뭇한 표정, 병이 깊어서 외로운 표정, 할아버지를 걱정하는 소년의 근심어린 표정.... 어린이 그림책 작가로 유명한 토미 드 파올라의 작품입니다. 감동을 팍팍 느끼고 싶으시다면 강력추천합니다.
아이가 점점 커가면서 자연스럽게 성교육 그림책을 보여주려고 애씁니다. 우리 어른들이 보면 왠지 얼굴 붉히고 민망하게 생각할 것도 아이들은 여느 그림책 보듯이 흥미진진한 얼굴로 보고 또 거기에서 엄마가 직접 이야기 해주기는 어려운 성지식들을 습득할 수 있으니까요.이 책은 우리 나라 작가가 만든 성교육 그림책인데 아주 쉽습니다. 남성과 여성의 차이에 대해서 설명해주는 내용인데요. 남동생과 누나인 남매간의 이야기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둘은 친해서 항상 함께 하지만 목욕탕에 갈때만은 같이 갈수가 없고 둘은 신체 모습이 비슷하지만 딱 한군데 다른 모양을 한 곳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지요. 그래서 화장실에서 소변을 볼 때도 남자와 여자는 다른 모습으로 일을 보아야 한다는 것도 알려주고요. 남자의 성장 모습과 여자의 성장모습도 다르다는 것을 차근차근 짚어줍니다.이 책은 책 크기가 큰 편이라서 그림이 시원시원하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한가지 불만이 있다면 내용을 조금만 더 깊이 다루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사실 성교육 그림책을 볼려면 적어도 5세 이상의 나이가 되어야 할 것인데 이 책은 글씨 양이나 내용이 조금 평이하거든요. 하지만 쉽게 접근해보는 그림책으로는 괜찮습니다.
어린이 그림책 분야에서 스테디셀러이자 베스트셀러인 이 책을 드디어 보게 되었습니다. 존 버닝햄의 책들을 여러권 보아왔기 때문에 그와 비슷한 부류이겠지 예상했었는데 역시나 작가만의 개성의 풀풀 드러나는 책입니다. 아이들의 세상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어른들의 닫힌 마음이 답답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 그런 어른들중에 하나이기 때문에 저희 아이들에게 좀더 좋은 친구로 다가서지 못하고 있다고 반성도 하게 되었습니다.이 책의 주인공 이름은 존 패트릭 노먼 맥헤너시라는 남자아이입니다. 저는 아이에게 책을 읽어줄때 이 이름을 전부 다 읽어주지 않고 간단하게 줄여서 존이라고만 해줍니다. 아이가 외국인들의 길고 낯선 이름에 대해서 조금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아서요. 학교에 가는 존이 지각을 하는데는 정당한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습니다. 악어를 만나서 봉변을 당하기도 하고 사자를 만나서 바지가 뜯기기도 하고 갑자기 몰아닥친 파도때문에 옷이 흠뻑 젖기도 합니다. 하지만 선생님은 존의 이러한 말에 조금도 귀기울여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존이 거짓말을 한다고 가혹한 벌을 주기까지 합니다. 마침내 책의 결말부분에서 존이 별탈없이 학교에 지각하지 않고 도착합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선생님이 고릴라에게 잡혀서 천장에 매달려 있네요. 하지만 존은 구해달라는 선생님의 외침을 무시하고 선생님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외면해 버리네요.최근 출간된 존 버닝햄의 '셜리야, 물가에 가지마!'에서처럼 어른들이 조금만 더 아이들의 세상을 이해해주고 관심을 가져준다면 보다 따뜻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책에 대한 추천글은 여러 번 보았는데 어찌어찌하다가 이제서야 책을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책 내용이 길지 않으면서도 다양한 종류의 동물들이 등장하고 책의 스토리 전개도 보통의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황이 묘사되어서인지 아이들이 푹 빠질만 합니다. 그런데 이 책은 5세 이상의 아이들에게는 조금 시시할 수도 있고 오히려 4세 정도이거나 아니면 책을 많이 접해보지 못한 5세 정도의 아이들에게 가장 적합하지 않을까 싶네요.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일은 즐겁고 행복해야 하는 일이지만 때로는 의무감때문에 억지로 읽어주고 어떤 때는 다음에 읽어주겠다고 미뤄버리기까지 합니다. 아이가 실망하고 아이가 떼를 써도 책을 읽어주어야 한다는 것이 가끔은 중노동으로 다가오는 것이 사실이니까요. 이 책에 나오는 아빠도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다가 나머지는 내일 읽어주겠다고 하면서 거실로 나와서 신문을 집어듭니다. 결국 아이는 할수 없이 억지로 잠을 청할 수 밖에 없게 되죠. 꿈속에서도 아이는 못다 읽은 책이 마음에 걸렸는지 사자, 악어, 고릴라, 뱀, 새, 기린 등의 동물들을 만나서 책을 끝까지 읽어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하지만 동물들은 그런 아이의 청을 거절하고 대신 즐겁게 놀아주다가 먼저 지쳐버리지요.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아빠는 아이에게 책을 다 읽어주지 못한 것이 미안했던지 벌써 잠이 든 아이의 머리맡에 앉아서 책을 끝까지 읽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