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될 수 있다! - 영화/애니/만화편
이태균 외 지음 / 청년사 / 1999년 10월
평점 :
절판
<영화/애니/만화편>
내 친구 중에는 애니메이터를 꿈꾸는 친구들이 몇 명 있다. 그들은 수업 시간에 함수나 동사 변화같은 것에 집중하기 보다는 그들이 창조해낸 캐릭터들을 교과서 여백에 그려보는 것을 훨씬 좋아했다. 그들이 얘기하는 안노 히데야키 감독의 스타일이라든지, 한국 만화가 비판이라든지, 그런 건 전혀 이해할 수 없었지만 한가지 느낄 수 있었던 게 있었다. 그건 바로 '이 애들이 정말 이 일을 하고 싶어한다'는 것.
아직까지 장래 희망에는 교사와 의사같은 직업들이 대다수를 차지하지만, 세대는 바뀌었고 시대 역시 바뀌었다. 이제 아이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그들이 어릴 때부터 접해왔던 영화, 애니, 만화이다. 이 책은 'Jobs for Teenager'라고 이름붙여진 것처럼, '짱짱한 내일을 위한 짱짱한 직업 가이드'라고 전면에 딱 써있는 것처럼 그런 아이들을 위한 직업 안내서이다.
다른 책과 비교해봤을 때 이 책은 무조건 '황금빛 희망'을 권하지 않는 점이 맘에 든다. 청소년 여러분들, 이렇게 되면 정말 좋겠죠? 그러니까 공부 열심히 하시고 희망을 잃지 마세요, 주절 주절- 류의 말을 절대 하지 않는단 말이다. 이 책은 '재능보다 중요한 것은 용기이며 실패한 재능보다 비참한 것은 없다'라고 가르친다. 심지어 초급이 많아봤자 6만원이라는 애니메이터의 '전설'을 확 까발리며,'한국 애니메이션의 미래는 캄캄하다'라는 현직 애니메이터의 말을 실으며 환상을 깨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래도 중요한 것은 '좋아하는 사람이 안에서 일하게 되는 환경'이라며 끝을 맺지만.
이쪽 업계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청소년이라면 이 책이 어느 정도 만족스러울 것 같다.
<연예/가요편>
연예계 쪽에 뜻이 있는 건 아니라서 그렇게 심각하게 책을 읽지도 않았지만, 정말 연예인이 되고 싶은 (아니면 매니저나, M/V 감독이나- 여하튼 엔터테인먼트 분야 말이다) 아이가 이 책을 봤으면 어땠을까, 자세한 직업 설명과 현직들을 취재한 생생한 인터뷰. 그런 것에 만족했을지도 모르지만 역시 잔뜩 겁주는 선배들의 말에 몇 번쯤 한숨을 쉬었을 것도 같다. 아무튼 세상에 쉬운 일은 없구나, 투덜 투덜. '될 수 있다 - 영화, 애니, 만화편'도 읽어봤지만 그 책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이런 일에는 일정한 코스가 없다. 알아서 길을 잡아야 한다.' 는 것과 '정말 힘든 일이다. 환상을 깨라' 는 것이었는데 그것은 연예계 분야에서도 비슷한 듯 싶다.
여하튼 그럭저럭 재밌게 읽었다. 여러 직업들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게 되어 좋았다고나 할까, 베일에 가려진 듯한 용어들도 제대로 알게 되었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