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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난가족 - 지경문고 51
최영재 지음 / 지경사 / 1997년 2월
평점 :
절판
내 초등학교 말을 꽤 서정적으로 장식해줬던, 고마운 책이다. 이 책의 주인공이기도 한 수북이와 그 때 내 나이가 같아서 얼마나 열심히 보았는지. 이비인후과 의사 방귀봉씨는 또 얼마나 웃겼는지. 나누리 여사의 나눔 솜씨는 또 얼마나 훌륭했는지. 문조를 아끼는 귀염둥이 막내 방둥이는 얼마나 귀여웠는지..생각하면 한도 끝도 없다.
지은이 최영재님은 서문에서 '별난 가족은 뭔가 유별나고 괴상한 가족이 아니다. 참되고 즐겁게 삶을 꾸려가려고 애쓰는 평범한 가족이다. 그러니 사실은 별난 가족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 가족이다. 그런데 어느 틈엔지 우리 사회는 이 보통 가족이 별난 가족이 되어서 나는 슬프다. 여러분이 어른이 되었을 때는 이런 제목의 소설이 안 나오기를 간절히 바라겠다.' 라고 쓰셨지만 안타깝게도 세상은 저자의 소망과는 점점 반대편으로 기울어지고 있는 듯하다. 최영재님의 그렇게도 끔찍히 사랑하신다던, 중2라던 딸도 지금은 어엿한 성인이 다 됐겠군......하고 생각하다보면 감개 무량하다.
순전히 내 생각이지만 초등학교 때 이 책을 볼 수 있었다면 행운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그 행운을 잡을 수 있었던 것에, 그리고 이 책이 아직도 내 책장에 얌전히 꽃혀 있는 것에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