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유유정 옮김 / 문학사상사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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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집어든것은 3년전이었다. 그 때는 내가 너무 어렸기 때문인지 아니면 너무 온건했기 때문인지 이 책의 노골적인 성묘사에 질려 한 번 읽고 책장에 넣어버렸다. 문학을 가장한 포르노가 아닐까 생각했을 정도다. 하지만 꽤 시간이 흐른 후에 다시 한 번 읽어봤을 때는 소설 속 캐릭터들에게 조금씩 정이 들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에게 무심하고 무뚝뚝한 와타나베에도, 왈가닥 미도리도, 털털한 아줌마 레이코에게도, 또 가장 맘에 들지 않았던 순정만화의 주인공같던 나오코에게도.

주인공 와타나베는 곁의 가장 가까웠던 사람들을 자살로 계속 잃게 된다. 그 경험에서 그는 죽음은 삶의 대극(對極)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 속에 잠재해 있는 것이다, 라는 교훈을 얻게 된다...라고 쓴다면 거짓말에 불과하다. 사실 나는 이런 걸 느끼지 못했다, 아니 느꼈다고 생각했더라도 그건 머리로 꾸며댄 말에 불과하다. 적어도 이 책은 머리를 굴려가며 읽고 싶진 않다.

심심할 때면 이 책을 아무데나 펴들고 그 페이지를 쭉 읽는다. 하루는 레이코 여사의 파란만장한 일생기를 읽고, 하루는 미도리의 장례식 체험기를 읽는다. 하루는 나오코의 내숭짓을 읽기도 한다. 읽을 때마다 그들은 제각기 다른 분위기와 느낌으로 문장을 감싼다. 특유의 그 서늘한 분위기도 감돈다. 무엇 하나 확실하게 정리되지는 않지만 느낌은 나쁘지 않다. 그것만으로도 내게 이 책은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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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수필집 1 - 코끼리공장의 해피엔드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백암 / 199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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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 자신의 자유로운(그렇지도 않은가? 하지만 수필을 보면 영락없이 그렇게 보인다) 일상들을 풀어낸 수필이다. 나는 평소 수필같은 것은 잘 읽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잡문 같은 것은 읽어서 뭐 하나, 하는 생각도 있고, 교과서에서 보았던 수필의 탈을 쓴 교훈문같은 글들에 질려 버렸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하루키의 수필은 다르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낄낄거리며 공감을 하게 만들면서도, 어느 순간은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곰곰히 생각해보게 만든다.

맨 뒤에 안자이 미즈마루 화백의 수필이 실려있다. 처음 카레에 대한 글을 읽어보고 하루키가 쓴 것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진실을 깨닫고 깜짝 놀랐다. 안자이 미즈마루씨도 어느 면에서는 하루키와 비슷한 것 같다. 여하튼 지금 내게는 최고의 수필집이다, 이 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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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공부 절대로 많이 하지 마라
한창수 지음 / 사회평론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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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은 비록 <수학공부 절대로 많이 하지마라>지만 이것 역시 영절하처럼 결국은 공부를 해야, 왠만하면 많이 해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내용이다. 그런데 그 공부란 것을 어떻게 해야하느냐? '어떡하면 수학을 잘 할 수 있나요?'라는 질문에 수학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을 기억한다. '그냥 무식하게, 무식하게 많이 풀어보는거야.'

나뿐만 아니라 그 말이 왕도라 믿고 어떤 문제집이던지 난이도가 어떻던지 무작정 잡고 연습장을 가득가득 채워 보신 분 많으리라...그런데 결과는 어떻던가? 난 답이 안 나오는 '수학의 늪' 속에서 허우적 거리며, 역시 난 수학적 재능이 없어...(수학 잘 하는 아이를 부러운 눈길로 힐끗거리며) 하고 읊조리게 되기 일쑤였다.

이 책이 해답을 제시해준다고는 하지 못하겠지만, '중고등학교 수학에는 특별한 수학적 재능은 필요치 않다'라는 저자의 말에 용기를 얻었다. 자신의 약점을 파악하고 제대로 된 공부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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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과학 에세이
이인식 지음 / 푸른나무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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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한 번도 신경쓰지 않은 우리 신체의 신비를 갖은 과학적 이론을 들어가며 잘 풀어낸 책이다. 왜 여자에게는 '폐경'이라는 것이 있는데 남자에게는 그 비슷한 현상이 없는지 궁금하게 여긴 적이 있나? 그런 사람이 있다면 아마 호기심이 아주 풍부한 사람이거나 매사를 그냥 넘기지 못하는, 탐구심 강한 사람일 것이다. 그런 사람이라면 이 책을 넘기면서 아하~ 하는 탄성을 지르게 될 듯. 항상, 너무나 항상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던 우리 몸에 대해 정보를 갑절은 얻은 느낌이다.

꽤 어렵고 골치 아픈 학설들을 설명하며 재밌게 풀어나간, 그러면서도 알찬 책을 만든 작가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 한 권만 꼼꼼히 읽는다는 '골든벨' 프로그램에 나오는 과학 관련 문제는 몽땅 풀 수 있을 거란 생각이 갑자기 든다.(실제로 여기 나온 용어들이 문제로 나온적도 있었고...)

성에 대한 내용들이 무척 많아서 흥미위주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과학'으로 풀어보는 성의 역사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먹기 힘든 재료를 달콤하게 감싼 듯한 느낌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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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튜터 - 기본 - 개정판
이찬승 지음 / 능률영어사(참고서)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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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보고 있는 리딩튜터를 누군가에게 받았는데 풀면서 너무 쉬워서 이상하다고 생각했었다. 알고 보니 기본 리딩 튜터. 난이도는 상당히 쉬운 수준이고, 단어와 숙어 정리도 본문 밑에 잘 되어 있다. 본문은 짧은 단락일 경우엔 6-7줄, 좀 길 경우엔 10줄 정도...여하튼 한 번에 공부하기에 그렇게 부담스러운 내용은 아니다.

매일 2,3장 정도씩 풀다보면 단어도 많이 익힐 수 있고(아무래도 단어는 단어장 갖고 달달달 외우기보단 문장에서 자연스럽게 체득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문법도 조금씩 다루기 때문에 문법 공부도 조금씩 할 수 있는 꽤 괜찮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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