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미의 일기
공지영 지음 / 한양출판 / 20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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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미미는 예쁘지 않다. 그애는 남자아이로 오해받을 정도로 머리도 깡뚱맞다. 미미는 키도 크지 않다. 자기보다 한살 어린 아름이보도 키가 작고 게다가 그 애보다 훌라후프도 못한다. 그런 미미가 처음 '십대'의 나이에 접어들면서 쓰는 일기장. 처음 이 책을 받은 게 초등학교 삼학년 때였나. 그런 그 책을 지금 초등학교 5학년생이 또 읽으며 감탄하고 있다.(내 동생은 '너무 재밌어, 꼭 남의 일기 훔쳐 보는 거 같아.'라고 하더군...) 그런 책이다. 아이들에게 잘 통하고, 아이들에게 잘 읽히는, 마냥 예쁜 내용만 있는 건 아니지만. 미미의 슬픔과 아픔과 힘든 일까지 공감하게 해주는 그런 멋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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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라임오렌지 나무 소담 베스트셀러 월드북 4
J.M 바스콘셀로스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199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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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 책을 딱 세 번 읽었었다. 처음 읽었을 때는 아무런 감흥도 없었고, 두번째에는 그냥, 흠, 이정돈가. 정도였다. 세번째 읽었을 때에는, 포르투카가 기차에 치어 죽음이 밝혀지는 대목에서 그야말로 베겟잎이 흠뻑 젖도록 울고 울고 또 울었다. 왜 여태까진 이 대목을 발견해내지 못했지, 왜 아무렇지 않게 지나갔지 하고 의아해하며.

가난한 아이. 빈곤한 아이. 그런 제제가 포르투카를 만나서 사랑을 받고 사랑을 주는 과정이 얼마나 아름답고 아름다운지. 오랫동안 눈물이란걸 흘려보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 꼭 권해주고 싶다. 그런데, 제제는 지금쯤 뭘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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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늘 나남창작선 114
안정효 지음 / 열음사 / 199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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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한국작가들의 책에 식상해 버린 이유는, 그들의 책에 등장하는 소재가 한결같기 때문이다. 툭하면 불륜, 중산층의 불화... 사는 모습이 다 그런 건데, 그럼 뭘 쓰냐고 되묻는다면 할 말이 없겠지만. 난 몇몇 여성작가를 필두로 한 그런 류의 소설에 질려버렸다.

이 책엔 4편의 중단편들의 실려있는데, 그 중에 미늘과 황야가 그런 류의 이야기이다. 나머지 둘, 미국인의 아버지와 혼선은 약간 다른데, 난 미국인의 아버지에 더 특별한 흥미를 느꼈다.

내용은 쉽게 짐작할 수 있는 내용이다. 미국으로 이민오고서 기가 푹 죽어버린 무력한 아버지. 그곳에서 바람을 피우는 능력있는 아내. 엄마를 닮아 유능하고 똑똑하지만, 아버지를 무시하는 딸. 딸의 책상에서 콘돔을 발견하고, 결국은 폭력을 가하게 되는 아버지. 'Help! Help! Somebody call the police! Please, somebody call the police!' 마지막 딸의 비명을 들으며 섬뜩해진것은 나 혼자뿐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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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브르 곤충기 삼성 어린이 세계명작 7
앙리 파브르 지음 / 삼성출판사 / 199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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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도 선하다. 마지막 장을 넘기며, 파브르의 묘비에 적혔다는 글을 읽으며, 아쉬움에 훌쩍 거렸던 삼학년짜리 꼬마 여자아이. 난 정말 그의, 곤충연구에 대한 혼신적인 삶. 검소한 생활, 따뜻한 마음, 그리고 그 노력하는 자세와 절대 포기하지 않는 인내심에 마음 깊이 감동을 받았었다. 상투적인 표현일지도 모르지만. 그는 정말 내 생의 영웅이었고 항상 본받아야할 그런 위인이었다.

만약 자녀에게 어떤 위인전을 사줘야할까, 고민하는 분이 계시다면 난 이 파브르 전집을 권한다. 아이에게 마냥 징그럽고 하찮게 보이는 곤충들의 작고도 광대한 이야기를 선뵐 수 있을 뿐더러, 파브르의 그 열정적인 생애, 그의 삶을 알려준다는 것은 얼마나 가치있는 일인지! 당시 삼학년짜리 철부지 딸에게 이 전집을 사주셔서, 인생이라는 것이 자신이 가꾸어나가기에 따라 얼마나 가치있어지는 것인지 일러주신, 아버지가 오늘따라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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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문학상수상작품집
박완서 지음 / 훈민정음 / 199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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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박완서씨에 대해선 이렇게밖에 이야기할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녀는 그야말로 이야기꾼이다. 이제 식상할 대로 식상해버린 불륜같은 주제는 쓰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같은 이야기를 조목조목 맛있게 풀어나가는 재주란! 그저 고개를 주억거리며 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특히 '그 가을의 사흘동안'라는 중편이 감동적이었다. 글쎄, 강간을 당하고 보통의 여자로써 살기를 포기해버린, 인간 백정이란 소리를 들으며 낙태전문 산부인과 의사로 오십평생을 살다가. 느즈막히 아담한 집 짓고 넉넉히 일에서 손을 떼려할때, 자기 손으로 직접 살아있는 아기를 받고 싶다는 격렬한 욕망. 작가는 뭘 말하려 한 것일까? 어쩔 수 없는 모성애?...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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