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힘 - 절망의 시대, 시는 어떻게 인간을 구원하는가
서경식 지음, 서은혜 옮김 / 현암사 / 201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하나의 기승전결을 가진 이야기가 아니다.
비유하자면 시인이 자신이 표상하고자 하는 것을 그려내기 위해 단어들을 짜맞추어 시를 적듯이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는 동안 저자가 쓰고, 읽고, 보고, 듣고, 생각하고, 느꼈던 것들을 잇고 붙여 담아낸 것이다.

당연히 각각의 글에서 통일된 완결성이나 필연성, 흔히 개연성이라고 하는 '이 글이 여기에 담겨야 했는가?'하는 부분에 의문이 있을 수도 있겠고, 거리 상으로도 시간 상으로도 멀고 흐릿한 나치에게 학살당한 유대인이나 재일 조선인 혹은 해방 후의 혼란 속에서 벌어진 학대나 강제에도 무감할 수 있다.
하지만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그런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공통성이다. 
 이 사건들과 그 일을 경험한 이들의 다양한 대처 방식을 살펴보는 것으로 의미와 교훈을 현재로 가져와서 미래로 이어주는 거다.

 기승전결도 통일성도 없는 것 같은 이 책을 읽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각각의 이야기에서 받거나 얻은 인상 혹은 느낌을 마치 시인이 단어를 짜맞추듯 맞춰보는 것일 것 같다.
 앞서의 감상에서 나는 이 책을 하나의 단어 '시의 힘'에 맞추어 적어보려고 했다. 하지만 결과는 보다시피 대실패다.

 그렇기에 새삼 다시 권한다.
각각의 글로 읽고, 그 느낌이 뻗어나가는대로 두었다가 마지막에 한 번만 더 돌아보기를.

 시를 읽는 방법은 너무나 다양하다.
그것을 느끼는 마음도 분분하다.
해석하는 방향도 제각각일 수 있다.
그리고 그 방법, 마음, 방향에는 정답이 없다.

그저 내 마음에 이 시가, 이 글이 어떻게 울리고 퍼지는지 조용히 살피면 되는 것 아닐까.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디언밥 2015-07-27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공통성

대장물방울 2015-07-27 19:58   좋아요 0 | URL
^^ 그런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느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