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병법 그대의 마음을 훔치다 - 상대를 사로잡는 매혹의 심리전술
쑤무루 지음, 황보경 옮김 / 브레인스토어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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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철학 혹은 사상서들은 단순히 물리적이고 가시적인 한 가지를 목표로 하고 있지 않다.

바꿔 말하면 현재의 현상이나 문제를 해결하기에 골몰하고 있지 않다는 이야기이다.

미시적인 문제에 적용할 수 있는 미시론이면서, 거시적인 문제에 더 강한 힘을 발휘하는 거시론으로서의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흔히 병법이라하면 병사를 부리는 법, 전쟁에 승리하는 법쯤 되는 것들이 담겨있을 법하다.

하지만 시대는 '전투'를 의미하는 '전쟁'에서의 승리를 요구하고 있지 않다.

'전쟁'과 '전투'가 사라진 시대에(사실과 다를지라도) 손자병법은 오히려 그 본래의 가치를 드러내고 있다.

흔한 말로 '삶은 하루하루가 전쟁'이라 이야기한다.

누구도 패배를 원하지 않는다.

그것이 타인과의 경쟁이든, 자신과의 싸움이든지 언제나 '승리'를 원하는 마음은 한결 같다는 이야기다.

모든 것에서 부딪히는 것이 승리를 위한 필승의 전략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때로는 굽히기도 하고 실패 또한 이겨내야 하며,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바로 알아야 한다.

이 모든 것은 지식이라기보다 지혜에서 나오는 '전략'이고 성급함보다는 느긋함, 우리가 여유라고 이름짓는 태도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어떻게하면 여유가 생길 수 있는가, 여유를 가질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우리는 '지피지기 백전백승'이라고 흔히 이야기한다. 비슷하게 '지피지기 백전불태'라고도 한다.

백번싸워 백번 이기는 것이나 백번싸워 위태로움이 없는 것이나 우리가 바라마지 않는 이상적인 모습이다.

다시 말하지만 누구도 즐겨 패배를 원하지 않는다.

앎은 우리를 빛나게도 하고, 승리하게도 한다.

현상을 알아가는 것, 비결을 배워가는 것, 지식을 쌓아가는 것도 즐거운 앎의 일면이지만 무엇보다 나를 알아가는 것은 큰 의미를 지닌다.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없을 때 불안해짐을 느낀다.

타인이 원하는 것은 모르는 것이 당연한데도 그 무지가 참을 수 없이 불안할 때가 있다.

이 책은 손자병법에 담긴 '용병' '용인'뿐 아니라 자신을 다스리는 법, 지혜로운 자세까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가 알고자 하는 것, 승리하는데 어떤 자세가 요구되는가의 문제와 무엇이 현명한 삶인가라는 문제에 대한 힌트를 주고 있는 셈이다.

어떤 사람은 전쟁에 사용하지만, 어떤 사람은 자신을 다스리고 관계를 평화롭게 하는데 사용한다.

자신만의 성공을 위해 사용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세상에 널리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이 나의 마음을 훔칠 수 있었던 것은, 아주 오래 전부터 존재했던 다툼과 갈등, 욕구와 욕망을 '나'의 위치에서 제어하고 해결 할 수 있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모든 것은 타인이 아닌 나에게 달린 것이다.

내가 제어할 수 없는 것은 제어할 수 없는 채 그냥 두면 된다.

내가 생각해야 하는 것은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 내 마음이 미치는 범위 안에 있는 것들에 국한된다.

 

나를 사로잡지 못하는 말은 누구도 사로잡을 수 없고, 내가 이해하고 납득하지 못하는 것을 타인에게 납득시키는 것 또한 불가능하다.

먼저 나를 바로 세우고, 바로 알 것.

그것이 이 책이 내게 던져준 중요한 깨달음이자, 과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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