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
다카세 준코 지음, 허하나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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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목욕을 하지 않는다'
어느날 퇴근후 돌아온 남편의 양복 앞쪽이 젖어있는걸 본 이쓰미. 남편은 술자리에서 장난치다 후배에게 물세례를 맞았다며 별일 아닌 것처럼 말하고 남편이 물에서 소독약 냄새가 난다며 씻는걸 거부하자 그때의 일이 떠오른 이쓰미.
샤워를 하지 않는 남편. 그리고 그런 남편과 아무렇지도 않은듯 일상을 사는 이쓰미.
같은 아파트에 살면서도 이름이 뭔지도 모르고 이웃사촌이라 부를 수 없는 그저 같은공간에 살고있는 타인일뿐인 도쿄.
씻지 않아 냄새가 나는 남편이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직접적인 말을 하기보다 슬금슬금 거리를 두는 도시의 사람들.
자연속에서 자랐던 이쓰미가 대도시의 모습을 낯설어하지만 오히려 이쓰미가 대도시의 주민같은 느낌이었다.
아마도 남편이 후배에게 물벼락을 맞았을때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을게 분명한데..그게 단순히 물세례가 아닐텐데.. 그런 행동을 했을때는 그 전에 쌓아왔던 수많은 사건들이 전제로 있을텐데...
물이면 어디서든 살수 있다 생각한 그 물고기를 데리고 와서 그저 방치아닌 방치를 했었던 이쓰미. 선택은 했지만 책임은 지지 않는건가? 문제는 남편보다 이쓰미이지 않았을까? 둘다인가?
남편을 사랑하긴 하는건가? 사랑보다 필요인건가?
몇달째 씻지 않고 비오는날에 우산없이 돌아다니고 빗물을 받아 씻는 남편이 이쓰미의 고향에 강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주말에 그곳으로 가서 맨몸으로 뛰어든다.
결국 직장을 그만두고 두사람은 함께 도쿄를 떠나 강 옆에 있는 이쓰미의 할머니가 사시던 집을 구입해서 고치며 살아가는데...
어느날 폭우가 쏟아지고 강에 간 남편이 연락이 안되는데..
뭐지?
이쓰미의 감정이라는게 도무지 내가 이해할수 없는 부분인거 같아서..
페트병속에 들어있는 물고기를 바라볼때 느끼는 감정과 이 책의 마지막을 읽고나서의 감정이 닮아있는거 같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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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기
안채윤 지음 / 안김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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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단순히 제 나이를 지나오셨다는 거만으로는 저를 온전히 이해하실 수 없어요. 다른 아이들도 마찬가지일 거구요. 이유는 간단해요. 선생님과 저는 같은 나이를 전혀 다른 세상에서 전혀 다른 방식으로 지났을 테니까요.
p.021

우린 저마다 미처 알지 못했던 새로운 재능을 발견해 나가고 있었다. 그것은 열여덟 인생이 할 수 있는 가장 의미 있는 일이었으며, 그 나이에 누릴 수 있는 가장 평화로운 일상이었다.
p.087

근데 삼촌. 나는 왜 이게 무서운 걸까? 국가의 수장이 누구냐에 따라 사고사가 자살이 되기도 하고, 자살이 다시 사고사가 되기도 하는 이 세상의 요상한 기준이 나는 너무 무서워 삼촌.
p.168

그래서 소중한 거야 소년기가. 한 번 지나가면 다신 돌아갈 수 없는 시절ㆍㆍㆍ 그러니 사랑해 줘, 너의 시절을.
p.181

지나고 보면 더 없이 찬란했지만.. 그 시기를 지내고 있을때는 더없이 힘들게 느껴졌던 그 시절..
다행히도...정말 너무도 다행히도...내가 살아온 시간동안 내 주변에서는 스스로 삶을 포기한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삶을 포기하는 아이들이 너무도 많다.
이 소설의 주인공 강준경은 자신이 곧잘 죽고 싶어하는 고등학생이다. 어느날 번개탄을 피우고 자살시도를 하다 발견되고 33초 먼저 태어난 쌍둥이 형 강준희는 그날부터 준경을 혼자 두지 않겠다며 더욱 형노릇에 열을 올린다.
세상이 너무 살기 싫은것도 아니고 누군가 자신을 괴롭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누구나 한번쯤은 우울한 날에 생각해 봤음직한..인간은 왜 사는걸까?라는 생각을 하는..특별히 잘 하는것도 없고. 되고싶은 것도 없는 평범한 고등학생.
그에 비해 쌍둥이 형은 공부도 잘하고 자신이 뭘 하고싶은지 앞으로 어떤 삶을 살건지 목표가 아주 뚜렷하고 그에 대한 계획도 다 세워놓고 차근차근 밟아가고 있다.
자살시도 이후 모두의 관심을 받으며 지내던 준경은 독서에 빠지고..아직 읽을책이 너무도 많기에 자살생각은 하지도 못하고 있다.
어릴적 티비에서 본 피아니스트 안젤라 윤에 반해서 그녀를 만날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던 준희..어느날 모스크바 폭탄 테러 사건으로 인해 안젤라 윤이 사망했다는 기사에 방문을 걸어잠그고 오열하는데..
금방 털고 나올줄 알았던 준희가 몇일째 나오지 않자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가봤는데...
나 너무 놀래서 숨 쉬는 것조차 까먹었었다.
진심! 진심 너무 놀래서 이게 뭐지? 갑자기? 준희가? 뭐지?
작가님은 왜? 준경이의 소년기 시절에 빠져 읽고있었는데 이런다고?
너무나 꿈이 확실했던 준희였기에.. 자신의 인생 목표가 딱 그거 였기에 그런 선택을 할수밖에 없었던거였나..
자식을 잃은 부모님. 친구를 잃은 친구. 형제를 잃은 형제..
그들의 마음들이 다 너무 아팠다.
그럼에도 남은 사람들은 떠난 사람을 추억하며 새로운 삶을 살아가겠지..
아직 여물지 못한 소년기 아이들의 마음을 조금은 더 관심을 가지고 봐줘야겠다.

#소년기 #안채윤 #도서출판안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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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
강진아 지음 / 북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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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랬겠어."
엄마는 언제나 자신을 불쌍하게 여겼다. 엄마가 다른 존재를 딱하게 여긴 적은, 내 기억으로는 단 한 번도 없었다. 딸인 나조차도 엄마 세계에서는 엄마를 불쌍하게 만든 가해자였다.
p.012

질문 금지. 어릴 때부터 나를 훈련시켜온 질문 금지. 엄마가 싫어한다는 것을 깨달았으니 이제 더는 질문해서는 안 된다. 그 사실을 알려주고 엄마는 밖으로 나가버렸다.
p.159


이 찝찝함을 어떻게 하지?
마지막까지 읽고나서 이렇게 찝찝한 기분이 가득 남을지 몰랐다.
너무도 당연히 받아들이며 덤덤히 일상을 얘기하듯 말하고 있지만 단 한번도 잘못했다 말해주는 어른이 없었고 그녀곁에는 그런 엄마만이 있었다.
제목인 mymy는 예전에 음악을 들을수 있던 휴대용 플레이어의 상표 이름이기도 하지만 마지막까지 이름이 나오지 않았던 등장인물을 가르키는건 아니었을까.
나의 엄마.나의 딸. 그리고 나.
어리다는 이유로 한 사람의 인생을 망가트리고 면죄부를 받을수 있는건가..
모든게 내 나때문이 아니고 너 때문이었다고 말하면 내가 저지른 범죄가 범죄가 아닌게 되는걸까..
아이때부터 가스라이팅을 당해온 삶에는 진짜 범죄인걸 알아도 신고 할 생각조차 못하게 되는걸까..
사이코패스는 유전인걸까..
몇장남지 않았을때 엄마에 대해 '내'가 잘못 알고 있었던건 아닐까?
'나'혼자 오해해서 엄마가 저지른 일도 아닌데 해결하겠다고 난리치며 돌아다닌걸까?하고 생각했었다가..
엄마의 남일 얘기하듯 하는 고백아닌 고백에 진심 경악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내'가 엄마 밑에서 그렇게 자랐으면서도 내 아이를 엄마와 함께 있게 하고..벌써부터 나타나는 그런 성격들을 보고서도 그냥 일생을 살아가는건가?
가독성이 너무 좋아서 순식간에 뿍 빠져 읽었는데 푹 빠져 있었던 만큼 이 기분을 되돌리는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릴꺼 같다...


#mymy #강진아 #북다 #교보문고스토리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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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여름에 내가 닿을게 창비교육 성장소설 12
안세화 지음 / 창비교육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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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비밀은 비밀인 채로 있을 때 가장 이로운 법인데, 그 비밀을 간직한 이가 누구보다 자신을 아끼고 사랑해 주는 가족이라면 파헤치지 않는 편이 안전한 법인데. 은호는 그사실을 몰랐다. 그래서 돌이킬 수 없는 짓을 저질렀다.
p.072

"아니야. 미래는 바뀌어. 살아 있는 한, 바꿀 수 있지."
p.217

이 책 결말 너무 너무 맘에 든다!
각자 평범한 하루를 살아가던 고등학생 은호와 도희. 은호는 언제가부터 자신을 지켜보는 시선을 느끼고..도희는 친구로부터 누군가 자신을 스토킹하는것 같다는 얘기를 듣게 도ㅣ는데..자신을 지켜보는듯한 시선끝에 사진 한장이 떨어져있는걸 발견하고 사진속 도희를 찾아간 은호. 둘은 서로의 접점이 무엇일지 한참을 찾아보다가..
12년전 바닷가에서 사고가 있었음을 알게 된다.
자신들을 구하려다 누군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된 느낌은 어떨까? 내가 한번도 보지 못했던 사람이고..존재하는지도 몰랐던 사람이기에 그냥 감사하고 죄송하다는 단순한 느낌일것 같은데..
수빈이 살았던 소소리에서 모두가 밝은 모습으로 수빈에 대한 기억들을 얘기해주고 오래된 비디오 화면속에서 살아 숨쉬고 말하는 수빈이의 모습을 보고 난 후에는 전혀 다른 감정을 갖게 되는것 같다.
소소리 마을 사람들도 모두 수빈이 구해준 아이들이 저렇게 잘 자라주어서 기쁜 마음이었을것 같다.
그 시절 수빈이를 짝사랑하던 나은. 얼마전부터 수빈의 마지막 그 날의 꿈을 꾸고..꿈속에서 다치면 꿈을 깨고난 현실에서도 상처나있는 몸을 보고 꿈속에서 자신이 수신이 구할수 있지 않을까..과거를 바꿀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 나은..수빈이 구해낸 아이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서 몰래 지켜보다 들키게 되는데..
꿈을 꿀수 있는 마지막 한번의 기회! 과연 나은의 결정은...
나의 하루 하루가 누군가의 목숨으로 인해 이어지고 있었음을 알게 된다면 정말 소중하게 살아가게 될까? 자주 망각하겠지만 그러다가 또 자주 떠오를것 같다. 잘 살아야겠다고!
미디어를 보면 생각보다 주변에 많이 일어나고 있는 이야기.
그런 일들을 겪은 모두가 그저 다들 잘 살아가주길 바래본다.

#너의여름에내가담을게 #안세화 #창비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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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책들의 메아리
바버라 데이비스 지음, 박산호 옮김 / 퍼블리온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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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사람과 같단다, 애슐린. 주위의 공기 중에 떠다니는 건 다 흡수하지. 연기, 기름, 곰팡이 홀씨. 그러니 감정이라고 흡수하지 않을 이유가 없잖니? 감정도 다른 모든 것처럼 실제로 존재하잖아. 책 보다 더 개인적인 사물은 없단다. 특히 누군가의 삶에 중요한 일부가 된 책이라면 더 그렇지."
p.017

"책이 감정이야. 책은 우리에게 감정을 느끼게 하려고 존재하지. 우리를 우리의 내면과 연결해주기 위해, 가끔은 우리가 자기 안에 있는 줄도 몰랐던 감정들과 연결하기 위해 존재해. 우리가 책을 읽을 때 느끼는 감정 중 일부가... 밖으로 스며나오는 것도 이치에 맞는 것 같은데."
p.018

우리는 같이 갈 모든 곳,전쟁이 끝나면 우리가 하게 될 모든 모험에 관해 이야기했지. 파리와 로마와 바르셀로나. 그거 기억해, 벨? 그 계획들과 약속들을?
당신은 우리를 기억해?
p.306

우린 정말 너무 달라. 우리가 성장한 방식, 우리에게 중요한 것, 보아하니 옳고 그름에 대한 우리의 감각까지도. 우리가 같이 달아난다고 해도 그건 바뀌지 않
을 거야.
p.325

"이건 해피 엔딩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에요. 이건 비난과 분노를 놓아주고 과거에 두고 오느냐에 관한 이야기죠. 이건 용서하자는 이야기예요."
p.515

전과 후. 그것은 그녀가 절대 잊지 않겠다고 다짐한 또 다른 깨달음이었다. 즉, 인생은 살면서 생긴 흉터들로 정의되는 것이 아니라 그 흉터 이면에 있는 것으로 인해, 그 흉터가 남긴 인생을 가지고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 정의된다는 것이다.
p.594


분명 한권의 책을 읽었는데 세권. 아니 외전까지 네권의 책을 읽은듯한 느낌이다.
희귀본 서점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이야기'를 운영하고 있는 애슐린. 그녀는 책을 만지면 책이 담고있는 메아리가 느껴지는 사이코메트리 능력이 있는데.. 어느날 그녀는 저자도 판권도 적혀있지 않는 '후회하는 벨'이라는 책을 만나게 되고 그 책이 가지고 이른 깊고 강렬한 감정에 호기심을 느끼게 된다. 그러던 중 이 책과 쌍둥이처럼 닮은 책이 발견되고 그 책의 제목은 '영원히. 그리고 다른 거짓말들' 이었는데 이 책에서는 절망ㅇㅣ라는 여성적인 메아리가 느껴진다.
헤미가 쓴듯한 '후회하는 벨'과 벨이 쓴듯한 '영원히. 그리고 다른 거짓말들' 이 두 책은 소설이라기보다 서로에게 쓴 편지같은 느낌이어서 실제 있었던일이 아닐까 생각한 애슐린은 책의 주인을 찾게 되고..이선을 만나게 된다.
대충 얘기해보면 엄~~~청 부잣집 딸이면서 너무 매력적인 벨이 있고 내세울것 없지만 잘생긴 기자 헤미가 있는데..헤미는 기사를 위해 벨에게 접근하려했지만 사랑에 빠지고.. 자신에게 일부러 접근한걸 알게된 벨이 분노하고..
그러던 중에 두사람은 헤어지게 되고..
이 책의 주인공을 찾고싶어 만난 애슐린과 이선도 사랑에 빠지고..
벨과 헤미도 결국 자신들이 헤어지게 된 진짜 이유를 알게되며..모두가 행복해지는 이야기!라고 설명할수 있겠는데..
다들 이런 내용들 한번씩 읽어보고 영화나 드라마로도 보고 그래서 잘 알잖아요? 알면서도 또 재미있게 봐지는 그런 느낌 또 알잖아요 ㅋㅋ
살면서 생긴 흉터로 정의되는게 아니라 그 흉터가 남긴 인생으로 어떻게 살아가느냐로 정의된다는 말이 너무도 좋았던 책이었다.
무려 600페이지나 되는 책이었는데..
벨과 헤미 애슐린의 이야기가 교차되는 방식으로 인해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는~~~^^
근데 벨도 그렇고 헤미도 그렇고 참 고집이 쎄다! 에휴 43년이라니..

#오래된책들의메아리 #바버라데이비스 #퍼블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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