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나 태평한 생각인지, 정말 인간은 자기가 죽기전에는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구나. 심지어 죽음의 문턱에 있는 상황에도.p.163이제야 이해가 되 기 시작했다. 내가 어떤 존재인지. 내가 이 집으로 김영현을 죽이러 온 것은 운명이었던 것이다.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여기였 다. 모든 길이 이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내가 의식을 치르기 위해. p.251~252소재가 너무 좋은 소설이었다.김영헌이라는 감독밑에서 거의 시다바리 생활을 하던 작가 인혜.인혜는 언젠가부터 꿈을 꾸고~~그 꿈의 내용을 편집해서 '카르마 플레이'라는 작품을 완성해서 대회에 출품한다.하지만 수상하지 못하고 그대로 묻히는줄 알았는데..어느날 방송에 김영헌 감독이 자신이 직접 시나리오 작업을 했다며 작품이 소개되는데..그건 인혜가 7년간 공들여 작업했던 카르마플레이..제목부터 등장인물들의 이름까지 그대로 영화로 만들어낸 김영헌.그녀는 그 작품이 자신의 것이라는 걸 증명할 증거가 사라져버린이상 결국 할수있는건 김감독을 살해하는방법 밖에 없다 생각하고..사람들과 떨어져 요새같은 자신의 집에 은둔하고 있는 김감독의 집으로 찾아가는데..그 집에서 인혜를 맞이한건 소년의 이미지를 가진 한 남자였고..영화의 주인공 역의 배우라고 소개하는 그는 어딘가 수상한데..감독에게 얘기를전하러 들어간 순간 거실에 있던 캐리어에서는 가느다랗고 하얀 손이 불쑥 나와 인혜를 건드는데..도망치려던 인혜는 결국 인유에게 잡히는데..자신이 김영헌의 영화 속 주인공 진화라고 얘기하는 인유. 이게 무슨 개똥같은 소리지? 카르마 플레이는 인혜의 꿈을 바탕으로 직접 쓴 시나리오인데..그 시나리오가 실제로 있었던 일이고 자신이 바로 그 사이비 종교로 수많은 사람을 살해하는데 가담했고 결국 신고해서 빠져나온 주인공 진화라고?인혜는 미친놈을 상대하려면 자신도 미친년이 되어야한다며 이야기를 순간적으로 지어내는데..영화에 너무 몰입해서 착각하는건가? 했다가~~ 인혜만 알고있던 표식들이 인유 몸에 있는걸 보니 그건 아닌거 같고..대체 무슨일이고? 읽으면서 나도 헷갈리고~~시나리오 작가라서 순간적으로 생각해내는 거짓말들이 대단하다 하다가 캐리어에서 나온 새로운 등장인물에 이건 또 뭐고! 오롯이 인혜라는 인물의 시선으로 쓰여진 소설이라서 김영헌에 대해 느끼는 그녀의 분노와 죽을 위기에 놓인 그녀의 감정. 그리고 그 고통들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기분이라 책을 읽으며 분노하기도 하고 피비린내가 느껴지는거 같기도하고 함께 고통받는거 같기도 했다.뭔가 더 일어날꺼 같은 느낌에서 끝나서 엥? 뭐야 끝이라고?에피소드에서 들려준 얘기로 보면 이거 왠지 2편을 위한 워밍업이지 않을까~~하는 느낌이 쫘~~악 드는걸?신을 위한 종교단체의 정체가 2편에서 제대로 나오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해본다.#카르마플레이 #김종윤 #아프로스미디어
진솔함은 무례함이 되고, 명료함은 매정함이 되는 이 미묘한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진솔함과 명료함은 리더가 되지만, 무례함과 매정함은 폭군이 된다. p.020새로운 집에 무사히 도착하길 바라. 그곳은 행복한 집일 거야. 안전하고 따뜻한... 온전히 쉴 수 있는 그런 집, 숨쉴 때 눈치 보지 않는 집, 작은 기척에도 놀라지 않는 집. 어떤 소리든 낼 수 있는 집...p.055인간이 가장 두려워하는 게 뭔지 아는 거야, 곰팡이가. 인간이 인간을 죽이는 거?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먹을지도 모른다는 거...p.074엄마의 상태를 모르는 사람들은 너무도 당연하게, 결혼했다고 하면 배우자와 아이가 당연히 존재한다는 법칙이 있는 것처럼, 그리고 그들이 정상 범주에서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을 거라는 확고한 믿음 안에서, 그러니까 그것이 낮과 밤이 존재하는 것처럼 당연하다는 듯이 물어봐.p.145새들의 세계에서 날지 못하는 건 걸지 못하는 인간과 같은 걸까? 하지만 우리는 새가 날지 못한다고 새가 아니라고 하지 않잖아. 새를 정의 내리는 기준이 나는 게 다가 아니니까. 그런데 사람들은 걷지 못하거나 팔이 없으면 인간이 아니라는 듯이 굴었잖아. 그럼 있지, 걷지 못하는 엄마와 걷는 저 바깥의 괴물 중에서 누가 인간이야? 가족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공통점도 있어.p.151아~~진짜 천선란!좀비 소설을 이렇게나 애달프게 쓰실거냐고요~~~부모의 학대속에 보호소에서 만난 묵호와 옥주..폭력적인 아빠를 피해 옷장 위에 숨던 묵호는 천장에 핀 곰팡이를 보다 균을 연구하는 사람이되고..자신들이 집으로 생각할수 있는 장소를 찾다가 더 위로 위로 결국 우주로 나가게 된 옥주와 묵호.세상은 바이러스로 인해 좀비세상이 되어버렸고..동면에서 깨어난 옥주는 비행선 안의 상황을 알게 되고 묵호를 찾는데..이미 좀비가 되어버렸음에도 옥주를 생각하는 묵호..혀로 천장을 닿게 해서 내는 소리 '딱' .. 둘만의 비밀기호 ㅠㅠ 읽는 내내 왜 가슴 한쪽이 계속 울먹울먹 아릿아릿..너무 좋잖아 천선란!두번째 이야기는 장애를 가진 가족과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세번째는 동성부부의 이야기..이 좀비 아포칼립스 속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사랑 이야기..연인. 가족. 부부. 그러면서도 사회적 소수에 속하는 사람들과 장애인. 가정폭력등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쓰여있기에..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난 천선란이 좋다!#아무도오지않는곳에서 #천선란 #허블
이 얼마나 행복한 운명인가! 그렇게 앉아 오후의 따뜻한 햇살을 바라보고, 과거의 소녀들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으며, 게다가 시인이라면 그 얼마나 행복한 인간의 운명인가. 내가 이 세상 어딘가의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버려진 시골 집에서 살 수 있어 그런 시인이 되는 것을 생각만 해도 얼마나 행복한가. 내겐 방 하나만 있으면 된다. (밝은 다락방이면 더 좋겠다.) 나는 나의 오래된 물건들과 가족사진 그리고 책들과 함께 그 방에서 살고 싶다.p.048사람들의 입에 그대 이름이 오르는 것을 바라지 마라. 장난으로라도 절대 그러지 마라. 시간이 흘러 그대의 이름이 사람들 사이에 떠도는 것을 보더라도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것 이상으로 그대의 이름을 대단하게 생각하지 마라. 오히려 그대의 이름이 더럽혀졌다 생각하고 이름을 버려라. 다른 이름을 갖도록 해라. 하느님이 밤에 그대를 부를 수 있도록 다른 이름을 가져라. 그리고 사람들의 눈에서 그 이름을 숨겨라.p.089넌 만이다,말테야, 소원을 비는 것을 절대 잊지 말거라. 소원을 비는 것은 포기하면 안 돼, 소원이 다 성취된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평생을 마음속에 간직해야 할 소원도 있어, 그러다 보니 어쩌면 성취를 전혀 기대할 수 없을 수도 있지.p.095마리아릴케라는 이름을 시인으로만 알고있었는데..그가 남긴 유일한 장편소설이라는 이야기에 읽어보고싶었다.을유고전소설이 재미를 추구하는 나에게는 좀 어려운 시간이긴 하지만..고전소설이 주는 그 매력과 그 문장들에 도전하고싶은 욕구가 생긴단말이지~~이 소설은 일반 소설과는 다른..에세이 같은 느낌이었다고나 할까..이야기가 시간에 흐름에 따라 이어지는 내용도 아니고..그렇다고 같은 스토리로 시제가 섞여 있는 것도 아니고..말테라는 한 남자의 생각들이 담긴 소설이라고나 할까..버지니아 울프의 델러웨이 부인이 떠오르기도 한 느낌이랄까..릴케 본인의 마음을 말테라는 주인공을 통해 세상에 이야기하고 있는듯 하기도 했고..그래서 에세이 같은 느낌이었던것 같다.파리라는 도시에서 말테라는 청년이 느끼는 고독과 죽음 두려움..그런 감정들이 오롯이 느껴지는 문장들이 얼마나 아름다운지~~삶이 끈질기게 남아 있던 벽 애래쪽의 흰색 공간..긁힌 자국. 벽지 아래쪽의 습기. 찢긴 벽지 조각들. 지저분한 얼룩들..그 모든 곳에 배어있는 삶들이 어떤 삶들이었을지..궁금하기도 하면서 괜히 시인이 아니구나를 읽으면서 알수 있었다.확실히 쉽지 않은 책인건 맞다. 그의 상념들을 따라가기도 쉽지 않았고..뭔가 사건들이 크게 있거나 하지도 않으면서 말테의 개인적인 상념과 고민등의 깊이 있는 이야기들이기에 난해하기도 하고..ㅠㅠ하지만 문장 문장의 아름다움들과 그 문장에 녹아있는 그의 감정들이 너무나 와닿을 때가 많아서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읽을만한 가치가 충분했던것 같다.#말테의수기 #라이너마리아릴케 #을유문화사 #세계문학전집 #을유문화사_서평단
사람들은 '한 사람의 사정'이라는 거추장스러운 껍질을 재빨리 벗겨내고 당장 입에 넣어 달콤하게 소비할 수 있는 거짓말을 원했어.p.135진실한 말에는 언계나 분위기를 사로잡는 아우라가 있기 마련이니까.p.233"어떤 고통은 고통을 지속하는 게 유일한 해결책이에요.사람이 다 당신처럼 깨끗한 줄 압니까? 세상은 그렇게 단편적이지않아."p.400 리듬 난바다? 리듬이 난 바다? 난바다? 처음 책 제목을 보고 무슨 뜻인지~~아리송해서 검색해보니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바다' 라는 뜻의 단어였다.그럼 리듬이 있는 멀리 떨어진 바다는 무슨 내용을 담고있을지 궁금했다.책 두께가 상당해서 살짝 겁먹은 채로 시작했는데..다 읽고난 이후 역시 재미있는책은 책의 두께와 전혀 상관이 없다고 다시한번 느끼게 해준 책이랄까?책을 읽을때 책으로써 너무 좋게 느껴지는 책이 있고 읽으면서 자연스레 영상으로 떠오르는 책이 있는데 이 책은 읽는 내내 독립영화를 보고 있는 느낌이었다.해변에서 바라보는 먼 바다는 어떤 모습일지 우리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그곳에서 아무리 성난 파도가 치고 있더라도 그곳에 나가보지 않는 이상 우리가 바라보는 곳에서는 알수 없다.그렇듯 사람들의 개인개인 그들의 사랑과 삶 등을 알지 못하면서 우리는 자신만의 생각으로 판단하곤 한다.이 책에는 욕+받이 라는 방송에 출연하는 사람들이 등장하고 그 방송을 시청하는 사람들은 그들을 향해 실랄한 단어들을 내뱉으며 그들을 욕한다. 다수에 속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먼바다로 나가 그 파도를 보지 않았음에도 자신의 눈에 보이지도 않는 그 파도가 맞다고 우기며 소수에게 돌은 던지는 사람들..1물에서 13물까지의 차례가 섞여있는데 다음번에는 1물.2물.3물..순서대로 다시 읽어보고싶다.다양한 인물들의 다르지만 결국은 사랑이라는 같은 주제들..그 다양한 사랑이라는 감정에 설레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하고 아프기도 했다.사회적 편견과 차별에 대한 문제를 품고 있는 사랑이야기..다양한 먼바다의 리듬에 내 감정도 같이 흔들리는 시간이었다.#리듬난바다 #김멜라 #문학동네
집 정원에 장미를 70여종을 키우고 있는 식집사인데..5월 6월에는 너무나 아름답게 확 피었다가 여름에 장마와 더위와 벌레들의 습격에 너무너무 키우기 힘들어서리..어떤책을 보고 공부를 해야할까 하다 구입해서 읽었는데..월별로 장미한테 해줘야할것들..장미를 못살게 구는 벌레들과 대처법. 그리고 장미 종류와 수형잡는법까지 다양한 정보를 한 눈에 볼수 있어 너무 좋았다.치치님과 같은 장미들도 많아서 반갑기도 했음^^올 겨울도 잘 견뎌서 우리 내년에도 아름답게 피워보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