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하이드라
가네하라 히토미 지음, 양수현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결혼하면 호적을 보고 내가 신자키 씨의 아내임을 확인할 수 있겠지만 연인에게는 말로 나눈 약속밖에 없으니 어느 날 갑자기 우리가 사귀던 사이였느냐고 물으면 그걸로 다시 타인으로 돌아갈 듯한 기분이 든다.
p.020
예전에 사귀던 남자가 언젠가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내가 자기의 갖은 요구에 응하다가 점점 원래 모습을 잃어가는 것 같아 무섭다고. 그리고 뭔가 생각났다는 듯 '의태하는 곤충'이라고 중얼중얼 되붙인 것을 기억한다.
p.031
그의 목소리와 노래는 내게 가르쳐준다. 이 세상에 구원이 없다는 것을, 그럼에도 그 곡으로 그와 내가 연결된다는 것을 당황스럽고, 슬프고, 괴롭고, 조금 부끄럽고, 그래도 기쁘다. 그런 이상한 기분이 들 어 어느새 울고 있었다.
그에게는 단 하나의 모순도 없다. 미쓰키를 대할 때, 신자키 씨를 대할 때, 마쓰키씨를 대할 때, 일로 만나는 사람들을 대할 때, 나는 각각 다른 인격을 지닌다. 하지만 그는 누군가를 대할 때 윗사람 아랫사람, 남자 여자, 이해관계 상하관계를 전부 무시하고, 누구 앞에서도 스스로를 바꾸지 않는 사람일 것이다. 모순이 없는 사람에게는 도망칠 곳이 없다.
p.079~080
나의 거식은 신자키씨 때문이 다. 마음 한구석에서 줄곧 그렇게 생각해왔지만, 사실은 달랐다. 내가 거식을 해올 수 있었던 것은 신자키씨 덕분이다. 이게 맞다.
p.099
사키야! 진정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냐고!
누가봐도 널 진정으로 사랑해주는 미쓰키에게로 가서 충분한 사랑을 받으며 꽃처럼 피어날수 있었으련만..
이미 신자키라는 사람에게 잠식당해버린 사키는..미쓰키와 함께하며 사랑받고 사랑을 느끼면서도 신자키를 떠올릴수밖에 없었다.
아 진짜!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폴도 그렇고 결국 이런 선택을 할수밖에 없던 그녀들이 가엾지만 그녀들은 그 선택에 안도감을 느끼는 걸테니 내가 뭐라고 하겠는가..
근데 가네하라 히토미 책 처음인데 다른책은 어떨지 궁금하네~~
#하이드라 #가네하라히토미 #ハイドラ #金原ひとみ #문학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