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시스터스
코코 멜러스 지음, 심연희 옮김 / 클레이하우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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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매는 친구가 아니다. 원초적이고 복잡하기 그지없는 자매라는 관계를 지극히 평범하고도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친구라는 관계로 줄여버리려는 욕망을 그 누가 설명할 수 있으리.
p.013

러키는 현재 스물여섯 살이고 인생에서 길을 잃었다. 사실, 남은 자매들 다 그랬다. 하지만 그들이 모르는 사실이 하나 있었다. 바로 살아 있는 한, 반드시 그 길을 찾는 날은 오게 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p.019

훈련하던 시절, 그녀는 반응과 대응의 차이가 뭔지 배웠다. 대응은 배운 기술을 사용해 경기 계획에 맞춰 공격을 냉정하고 무감하게 차단하는 것을 의미한다. 반응은 순전히 아드레날린의 힘으로 행동하는 것으로, 보통은 계속해서 해를 입게 된다. 새벽의 햇살이 비쳐드는 팅 빈 거실에서, 보니는 망가진 신발과 발을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니키가 죽은 후 처음으로, 엉엉 울었다.
p.087

그녀의 삶은 단 이틀로 축소되어 버렸다. 바로 니키가 살아있던 날과 죽은 날로. 그 전까지 에이버리의 삶을 이루어온 풍부하고 섬세한 매 해와 매 계절의 누빔 조각들은 짝 사라졌다.
p.112

"나는 모든게 그냥 일어난다고 생각해요. 이유란 없어요. 만사가 그냥 일어나는 거라서 우리는 그걸 받아들이고 사는 법을 배워야 해요. 물론 자살이라는 선택지는 예외겠지만요. 우리가 이 일이 왜 일어났는지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면야 참 좋겠지만, 의미를 찾을 수 없다 해도 여전히 그 상황을 받아들이고 살아야 해요. 결국 의미라는 건 나중에야 떠오르는 거니까요. 마취 같은 거라고요. 인생에서는'일어났다'라는 말만이 유일하게 경험에 근거한 거예요. 나머지는 그냥 밤에 잠들 때 마음 편하라고 갖다 붙이는 변명이고요."
p.191~192

"내가 우리 모든 딸에게 바랐던 것도 그겁니다. 인생에서 무슨일이 일어나더라도 살아남는 것이죠. 사실 딸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긴 할 테니까요. 그건 확실히 알겠거든. 하지만 살아남아서, 행복하고 자유로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길 바랐습니다."
p.376


512페이지의 꾀나 두꺼운 책인데도 두껍다는 생각이 안 들 정도로 푹 빠져서 읽었다.
현대판 작은 아씨들이라는 말이 찰떡같이 어울리는 책이 아닐까..
반전도 없고 크게 놀랄일도 없는 그냥 네자매의 이야기인데도 이렇게나 흡입력이 있다니~~
친구와도 다르고 형제와도 다르고 남매와도 다른 자매라는 관계..
자매가 없는 사람은 평생 알수 없는 그 느낌이 있는것 같다.
태어나면서부터 베이스로 사랑과 믿음이 깔려진채로 시작되는 관계이기에 살면서 아무리 다투고 미워하는 일이 생기더라도 결국에는 사랑하는 마음이 이겨버리는~~^^
나는 7살많은 언니와 4살많은 오빠가 있는데 지금껏 한번도 싸우거나 해본적이 없어서리~~그렇다고 죽고 못살게 끈끈한 사이도 아니지만^^ 내편! 사랑이라는 기본적인 감정이 그냥 깔려있는 남매랄까~~~그래서 감사하다.누군가 내 곁을 떠난다는 상상조차 못하겠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평소에 더 사랑한다는
표현도 하고 연락도 자주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알콜중독에 폭력적인 아버지와 자식들을 방임한 어머니 밑에서 자란 네자매.
포토그래픽 메모리를 가진 변호사 맏딸 에이버리. 실질적인 엄마의 역할을 해온 k장녀 스타일.
아들을 바라던 아빠에게 가장 아들같은 딸이었던 권투 챔피언이자 지금은 클럽 경호원인 둘째 보니.
매력적인 외모로 어릴때부터 모델일을 시작해 일찍 집에서 독립한 막내 러키.
각자 다른 지역에서 자신들의 삶을 살고 있던 어느날..셋째 니키가 세상을 떠난지 1주년이 되어갈때 엄마에게 메일을 받게 되는데..온 가족이 함께 자라왔고 니키가 살고 있다 사망한 아파트를 팔기로 했으니 니키물건 정리를 하라는데..
변호사로 성공한 삶을 살고 있지만 맏딸이라는 무거운 책임감에 니키를 떠난 그 날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살고 있는 에이버리.
니키와의 마지막 통화에서 그녀의 부탁을 들어주지 못했고 니키의 마지막을 처음으로 발견한 후 자신의 삶이었던 권투에서 도망치듯 떠나온 보니.
파티광에 술 마약없이는 제대로 된 삶이란게 뭔지 알지 못한채로 하루하루 취한채로 살고있는 러키.
이 자매들 각자의 니키와 함께했던 삶과 니키를 갑자기 떠나보낸 후 단 한명도 제대로 된 작별을 하지 않고 슬픔을 마주하지도 않고 그저 니키를 제대로 알아주지 못하고 돌보지 못한 스스로의 죄책감에 빠져 회피하듯 살아왔던 1년간의 삶들과 결국 함께 모여 부딪히며 상처와 슬픔에서 회복되어가는 이야기..
동생들에게 모두 수영을 가르쳤지만 정작 본인은 스스로 물에 빠져가며 배워야만 했던 에이버리가 이젠 모두를 부모대신 보살펴야한다는 책임감을 벗어놓고 함께 도우며 살아가는 삶이 되길..
블루 자매들 화이팅!

#블루시스터즈 #코코멜러스 #클레이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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