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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만나자
심필 지음 / 서랍의날씨 / 2024년 7월
평점 :
"동수야. 도울 수밖에 없는 것 보다는, 돕는 것이 낫잖냐."
p.049
빌어먹을 집. 얼어붙은 집은, 그 전체가 하나의 관이었다.죽음에서 도망쳐 찾은 집은 관이 되어 있었다. 그러나, 관 속에서도 장은 찾아왔다. 눕자마자 의식이 흐려져갔다.
씨알이 굵은 눈알이 평퍼 쏟아지고 있었다. 관 위로 소복히 눈이 쌓여가고 있었다.
p.238~239
굉음은 동수의 정신도 팽팽하게 잡아당겼다. 그제서야 왜 총을 쥐고 있는지 또렷하게 상기되었다. 나는 마약상을 빼돌린 범죄자, 마약을 운반한 범죄자, 경찰을 납치한 범죄자, 여러 사람에게 중상해를 가한 범죄자, 경찰을 죽였을 것이라 의심받는 살인 용의자. 세상에 녹아들 가능성은 없는 전과자, 필요한 것은 돈. 이미 배설물을 튀겨버린 세상에서 벗어나게 해줄, 돈.
p.305
"시뮬레이션 상으로는 말입니다, 복용하면 시간이 역으로 흐르게 됩니다. 약은 머릿속에서 시간을 담당하는 부분을 건드리고 기억을 관장하는 부분을 활성화시킵니다. 가장 생생한 기억을 토대로 꿈을 재구성하는 것에서 출발입니다. 가장 생생한 기
억. 그것은 바로 잠들기 전의 하루. 어제입니다. 그 어제가 지나가면, 이틀 전입니다. 약효가 점점 강해지면서 묻혀 있는 과거의 기억들이 하나 하나 마치 현실처럼 꿈에서 다시 펼쳐지는 것이지요. 그러나 기억은 꿈 속의 현실을 재구성하는 토대에 불과합니다. 여기서 어떤 행동과 선택을 하는가, 그것은 온전히 꿈꾸는자에게 달려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단순히 기억이 아닌, 새로운 삶이 됩니다. 선택의 결과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지요. 자신의 뇌가 의지와 무관하게 가장 현실과 닮은 답을 내놓을테니까요."
p.397~398
아니. 무슨 책이 쉴 틈을 줘야지. 이렇게 살벌하게 몰아부치는가~~^^;
한국판 데드풀에서 주인공이 동수랑 동호로 바뀐 모습 보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여기저기 선혈이 낭자하고~~너무 잔인하고~~쉴새없이 몰아치고~~
워후~~기빨려서 읽는 내내 혼났다.
day4가 시작되고나서는 이건 또 다른 소설인가? 싶을정도로 느낌이 닮은듯 달라서리..
이 작가님 뭐지? 분명 첫 소설이라고 했는데..
이런 필력을 어떻게 숨기고 있었던거지?
우선 이 책은 내 기준으로 첫번째 동수와 동호 챕터. 두번째 동수와 원덕의 챕터로 나눌수 있을것 같다.
첫번째 챕터는 간단하게 말하면 우리나라 르느와르 영화 장르를 보면 흔히 나오는 조직에서의 배신과 형제간의 우애라고나 할까?
보스의 아들놈이 죄를 짓고 대신 감옥에 들어갔다가 나온 동수. 역시 조직은 믿으면 안되는데 나쁜 혁수놈!
덩치는 산만하지만 착하디 착한 동호. 마혁수에 의해 격투기판에 선수로 출전하게 되며 잦은 충격으로 뇌를 다쳐 시한부판정을 받는다. 그런 동생을 할수없이 또 격투기판에 세위야하는 동수. 개눈에게 빌린 돈을 갚기위해 마지막 판은 꼭 져야만하는데...이기고 싶고 이길수 있는 상황이지만 동호는 형의 손짓에 따라 계속 맞는다.
일부러 졌다는걸 알고 혁수는 동수를 잡아와 빚을 갚을 마지막 기회라며 한국으로 들어오는 월터라는 남자를 자기에게 데려오라고 하고..
동호와 함께 월터를 데리러 나간 항구에서 경찰들. 다른 조직원들.. 그 틈에서 경찰관을 납치하고 그 차를타고 빠져나오다가 월터의 창고로 가게 되는데.. 동수와 동호가 경찰일거라 생각한 월터는 경찰을 죽이게 되고 동수는 혁수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채 약속장소를 찾아갔다가 마장수에 의해 동호는 살해당하고 동수는 산채로 땅속에 묻히게 된다.
두번째 챕터에서 동수는 하루전에 깨어나게 되는데..월터가 개발한 마약을 흡입했던 동수는 시간을 역으로 거슬러가게 되고..복수를 위해 계획을 하고 성공까지 왔지만 시간을 거슬러 왔기에 아직 죄를 짓지 않은 상대..
생각지도 못했던 상황이었다.
작가님 진심 대박!
책표지에 총을 들고 서있는 사람은 동수를 묻은 마장수 일까 아니면 마장수를 묻은 동수 일까?
차기작을 쓰고 계시다는데 그 책도 이렇게 기빨리게 재미있으려나?
다음 책에서는 프란시스에 대해서도 자세히 나오면 좋겠다. 대체 어떤 인물이길래 나라를 넘나들며 그럴수 있는지..전세계를 대상으로 마약을 판매하는 거대조직의 수장인가? 음...
영화보다 더 영화같았던 책이었다.
#어제만나자 #심필 #서랍의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