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신명은 여자의 말을 듣지 않지
김이삭 지음 / 래빗홀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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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정도는 정말 평화로웠어요. 시간이 가는게 아쉬울 정도로요. 그런데 일상이라는게 시렁 위에 놓인 항아리보다 약해서 아주 작은 일 하나로도 쉽게 깨질수 있더라고요.
p.020

예원은 자기가 괴담을 즐겼던 건, 괴담 속 상황을 자신이 겪을 일이 없기 때문이었다고 했다. 일종의 안전한 공포랄까. 즐길 수 있는, 안전한 공포. 하지만 그 일을 겪은 뒤로 더는 자신이 안전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다고, 그래서 무섭다고 했다.
p.106~107

"살을 날린다는 것은 그 살을 맞는 것이기도 합니다. 남의 팔을 자를 때는 당연히 내 몸도 잘릴 것을 각오해야지요. 같은 팔이 잘리지는 않더라도 어딘가는 잘리기 마련입니다."
p.225

가끔 보면 사람이 사탄보다 더하다니까 요. 누군가의 강함과 약함을 참으로 빨리 알아차리거든요.
p.274

오컬트 소설이라고 귀신나오고 무섭고 이렇게만 읽으면 절대 안되는 소설이었다.
왜 제목이 '천지신명은 여자의 말을 듣지 않지'였는지를 생각하고 읽어야하는 소설!
다들 왜 미친 선택을 하냐며 전공도 아닌 연구소로 가고 타 지역으로 떠나고 어디로 갔는지 얘기도 안하고 결혼날짜 잡은 회계사라는 빵빵한 직업의 남친과 헤어진거에 대해 왈과왈부하하지만..
데이트폭력과 스토커에 시달리던 여주인공이 안전이 최우선인 집을 고를수밖에 없던 이유. 낯선 소리에 그토록 예민할수 밖어 없던 이유. 거기엔 다 이유가 있던 거라구! 나도 집에 cctv가 3대나 있는데.. 과연 혼자 사는 남자들도 이렇게 까지 했을까 싶다 ㅠㅠ
야자중 xx금지는 학교마다 존재하는 괴담들이 있는데 게시판 뒤에 문을 열고 다른 세계로 건너가 총칼을 든 귀신에게 쫓기게 된 아이들..
그것보다 더 무서웠던게 갇힌세계에 존재하는 김유진과 돌아왔다던 김유진은 어떻게 된거지?
안 열리는 문은 부시면 된다!
옹녀와 강쇠 너무 재미있었다. 지금도 여전히 여자가 결혼했다가 남편이 일찍 죽으면 남편잡아먹는 여편네라고들 말하는 어이없는 현실.. 부인이 먼저 죽은 남자들한테는 왜 그런말 안하는건데!
혼자사는 과부라고 온갖 몹쓸짓 하고 그러다 결국 내쫒기고 그러다 만난 변강쇠. 알고보니 늑대인간?
너~~무 독특하고 재미있었다.
풀각시가 내 기준에서는 제일 무서웠다. 별당아이. 가문의 액을 막아주는데 희생되는건 항상 여자더라 으~~열받아!
교우촌은 좀비?에 관한 이야기였고..
이렇게 다섯편의 오컬트 소설들이 하나하나 독특하고 재미있었다.
완전 무서운 공포물을 찾는 사람에게는 살짝 실망할수 있지만 놀래는 그런 공포보다 더 한 사회의 공포가 가득찬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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