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타의 매 열린책들 세계문학 63
대실 해밋 지음, 고정아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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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 다 지겨위요. 나 자신도 지겹고. 거짓말하는 것도 지겹고 그걸 지어내는 것도 지겹고. 뭐가 거짓이고 진실인지 모르는 것도 지겨위요. 나는ㆍㆍㆍㆍㆍㆍ.]
p.118

[선생은 입이 무겁소?]
스페이드는 고개를 저었다. [저는 말하는 걸 좋아합니다.]
[갈수록 좋구려! 뚱뚱한 남자가 감탄했다. 나는 입이 무거운 사람을 믿지 않소. 그런 사람들은 대개 가만히 있다가 엉뚱한 시기에 엉뚱한 말을 하는 법이오. 말이란 것은 계속 사용하지 않고는 현명하게 쓰기가 어려운 것이오.]
p.138~139

거트먼은 그에게 인자한 미소를 짓고 말했다. [윌머, 너를 보내게 된 건 정말 안타깝구나. 네가 내 이들이었다 해도 내가 지금 이상으로 너를 아끼지는 못했을 거야. 하지만. 아. 참말로! 아들을 잃으면 또 하나를 얻을 수 있지만. 몰타의 매는 하나뿐이야.]
p.252


너무 독특한 탐정소설아이가~~~
어느 날 대단한 미인 윈덜리가 찾아와 자신의 동생 코린이 뉴욕에서 플로이드 서스비라는 남자를 만나서 이곳으로 도망쳐왔다며 그 남자에게서 여동생을 데리고 와서 집으로 데려가게 해달라고 의뢰를 신청한다.
스페이드의 동료 마일스 아처는 자신이 미행해서 거처를 알아내면 된다며 말하는데..
다음날 전화벨이 울리고..마일스가 총에 맞아 사망한채로 발견됐다는 연락을 받은 스페이드는 그 곳으로 찾아가 상황을 알아보고 마일스의 아내에게 사망소식을 전하라고하는데..사무실로 찾아온 마일스의 아내는 스페이드에게 '샘. 당신이 죽인건가요?' 이건 또 무슨얘기인거지? ㅋㅋ
동료가 살해당했는데 그가 일하던 자리를 바로 치워버리는 냉철함은 또 뭐지?
사망한 마일스가 윈덜리의 의뢰로 미행하던 서스비 역시 총격에 의한 사망한채로 발견된다.
톰 폴하우스 경사는 당연히 스페이드를 의심하는데..대체 경찰이 바로 의심할만한 사람인 샘 스페이드는 어떤 사람인거냐고요.
자신이 윈덜리라 말했던 여인은 윈덜리가 아닌 브리지드 오쇼네시라는 인물로 여동생에 관한 얘기는 거짓이었고 사실은 몰타의 매라는 유물에 관련된 사건에 연관되어 있음을 알게 되는데..
대체 몰타의 매라는게 뭐길래 이렇거 사람들이 죽어나가고..끊임없이 그걸 노리는 사람들이 나타나는건지..
온갖 값비싼 보석들로 장식되었다고 전해 내려오는 몰타의 매! 음..그 정도면 서로 가지려고 이럴만도 하겠구먼 싶었지만...
인간이란 존재들이 얼마나 탐욕스럽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고 서로 속이고..에휴~~
이 사람은 대체 어떤 사람인건지 알쏭달쏭했던 스페이드. 무슨 소설의 주인공이고 탐정인 사람이 거짓말을 잘하고.. 동료부인과 불륜관계이며..대놓고 돈을 밝히고...
심지어 스페이드 뿐만이 아니라 소설에 등장하는 모두가 거짓말쟁이들이어서..
이게 대체 뭐지? ㅋㅋㅋ
그토록 서로 차지하려고 혈안이 되있던 '몰타의 매'의 반전! ㅋㅋ
최신 배경이 아닌 소설이라 이 전의 두권과는 느낌이 완전 달라서 릴레이추리클럽 아~~주 행복한 시간이었다.

#몰타의매 #대실해밋 #열린책들 #릴레이추리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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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딕 × 호러 × 제주 로컬은 재미있다
빗물 외 지음 / 빚은책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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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해봐. 어디 한번 말해봐.
ㅡ네가 들은 모든 것을 말해봐
-어머니가. 할머니가 들려준 모든 것을
-누구도 듣지 않아, 그래, 누구도 든지 않아.
ㅡ그날을 기억한다고, 기억한 모든 말을 전할 수 있다고 어디 한번 외쳐봐.
-못 하지? 너는 못 해.
p.043

"미신은 안 두려워하셔도 되는데요."
나기은이 가만히 입을 열었다.
"미신 믿는 사람들은 두려워하셔야 해요. 사장님."
p.079

'마귀가 가장 많은 곳이 어딘지 알아? 바로 성전이랑 사제관 문이야. 사제의 영혼을 노리는 마귀들이 제단이랑 사제관 문설주에 바글바글하게 붙어 있지. 유혹은 언제나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시작하는 법이거든.
p.268


제주도와 4.3사건.
일어나선 안됐지만 일어나버린 너무나도 잔인하고 슬픈 역사.
우리나라 군인이 국민을 죽인...진정 말이 안되는사건인데..
2024년 현재 그런일을 벌이고자 했던 사람이 나타나서 이 시국에 4.3사건에 관련된 소설을 읽으니 참...
너~~무 무서웠다.
확실히 섬은 육지보다 전해져내려오는 전설들도 많고 신들도 많고 그만큼 귀신들도 많은것 같다. 바다에 나가서 먹을거를 구해와 생활을 해야하는 섬사람들에게는 자신과 가족의 안위를 빌 대상이 필요했을터...
또한 모슬포의 적산가옥을 읽으며 나 역시도 적산가옥하면 군산만 떠올랐지 제주도를 떠올린적은 없었던듯하다. 일본과 지리상으로도 가까워서 일본에서 전쟁을 위한 전초 기지로 쓰였을게 조금만 생각해도 알수 있었을텐데...
제주도라는 장소는 4.3사건이 아니고서는 전쟁과는 무관한 곳이었을거라는 참으로 어리석은 생각한 나 반성하자!
귀신보다도 더 무서운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등대지기.
일본군의 잔인함을 설문대 할망이 복수해주는 구름 위에서 내려온 것.
천주교인들을 탄압했던 이재수의 난을 떠올리며 마귀를 떠올리고 잘못된 신앙과 구마사제등이 등장하는 라하밈
그리고 마지막은 믿고 읽는 호러 작가님이신 전건우님이 쓰신 곶.
제주도의 곶자왈을 방문해 본 사람이라면 이 소설이 더 무섭게 느껴질꺼 같다. 일반 숲이 주는 청량함보다 왠지 으스스한 기분을 줬던 곶자왈. 그슨새라는 요괴와 함께 지대로 무서운 작품이었다.
지금은 휴양지와 한달살기가 제일 먼저 떠오르는 장소이지만..
너무나 많은 아픈 역사를 품고있고..일만 팔천의 신이 있다는 제주도!
이번 책으로 색다른 제주의 모습을 느끼게 된것 같아 좋았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협찬 받았습니다.*

#고딕호러제주 #말해줍서_빗물 #너희서있는사람들_water #청년영매모슬포의적산가옥_이작 #구름위에서내려온것_박소해 #등대지기_홍정기 #라하밈_사마란 #곶_전건우 #빚은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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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패니시 러브 디셉션
엘레나 아르마스 지음, 공보경 옮김 / 문학수첩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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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이 아니라 왜 나인데요?"
대답하는 그의 눈빛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우리가 함께 일해온 몇 달 동안 내가 깨달은 게 있는데. 내가 아는 여자 중에 이런 일을 할 정도로 미친 여자는 당신뿐이겠더군요. 당신은내유일한 선택지예요."
p.129






캬~~로맨스소설 조~~~오~~~타! ㅋㅋ
시간순삭 꿀잼 로맨스!
2000년대 영화감성이라고나할까~~
내남자친구의 결혼식 이라던지..세런디피티라던지...로맨틱 홀리데잉라던지..
그 시대에 유행하던 로맨스영화들~~
그때는 사랑이 아주 충만한 시대였다구 ㅋㅋ
이 책을 읽으며 그때의 그런 갬성이 떠올랐다고나할까...
2년 가까이 같은 회사에 근무하면서 단 한번도 긍정적으로 바라본적 없던 남자.
자신을 본지 몇일 되지 않은 시점에 상사에게 그녀와는 함께 일할수 없다고 말한걸 계기로 주인공인 리나는 에런을 좋게 본적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언니의 결혼식에 전 남친이 신랑 들러리로 참석하고 그가 약혼을 했다는 얘기를 듣고.그와 헤어진 후 상실감에 6년이 지난 아직까지도 힘들어하는 그녀를 걱정하는 가족들을 위해 전 남친보다 더 멋진 남자를 데리고 가야 할 상황에 빠졌는데..
이 남자 에릭이 자신이 같이 가겠다고 한다.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인거지? 2년 가까이 서로 앙숙으로 지내왔는데 갑자기 자신이 남자친구 역할을 해준다고?
적대적 관계였던 이가 새롭게 보이기 시작하는 리나의 감정변화가 아~~주 흥미진진했다.
이놈의 소설이 현실에서 더 힘들게 살도록 하는것 같다.
대체 에릭같은 남자가 현실에서는 존재하긴 하는거냐고요!
이렇게 소설보고 남주에 대한 환상에 빠졌다가 내가 다니는 회사의 남직원들을 보연...에휴~~한숨이 절로 나온다.
물론 나도 리나같은 여자가 아니니까 남자들입장도 마찬가지인걸로 ㅋㅋㅋ
29금 로맨스 소설이라고 했는데 책 중반 넘어가도록 둘사이의 관계는 발전이 없고..에릭의 행동이 리나가 오해할만한데 뭔가 수상한하고...
그러다 역시 정열의 나라 스페인에 도착하고 나니 독자들이 그토록 원하던 29금까지는 아니지만...므흣한 장면들이 ㅋㅋ
역시 스페인! 스페인 드라마나 영화의 수위가 높기로 유명한데 주인공들도 스페인으로 넘어가니 애정씬이 팍팍!
기본 줄거리는 약간 뻔~~한듯 하지만 이런 이야기에 또 빠지는거 아닙니까!
서로에게 조금씩 빠져드는 모습에 같이 콩닥콩닥 두근두근 하고 싶으신 분들 꼭 보시길바랍니다^^

#스패니시러브디셉션 #엘레나아르마스 #문학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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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스 :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제나 새터스웨이트 지음, 최유경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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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지에 몰린 동물이 가장 위험하다고들 하지만 나는 동물이 아니다.
난 신스다. 발톱도 없고 송곳니도 없고 물지도 않는다. 스스로를 방어할 수 없을 때 포식자를 피하는 방법은 오직 하나다.
애초에 궁지에 몰리지 않는 것이다.
p.077

하지만 인간 세상에서 사는 신스로서 배운 한 가지가 있다면 내가 규칙을 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내 최선의 방어책은? 미소 짓고, 예쁘게 보이고, 모두가 기대하는 평범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가장 어려운 규칙, 내가 싫어하는 규칙, 말하지 않는 규칙,자의적인 규칙까지 열심히 규칙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이제는 그런 것들이 잔인하게 느껴진다.
p.404

그녀가 나를 바라본다. 그 조용한 정적 속에서 심장 박동이 한 번 뛰는 순간, 우리는 그저 두 인간일 뿐이었다. 괴물과 신스가 아닌, 자식을 위해 심장이 뛰는 두 어머니일 뿐이다. 연약한 몸들 안에 자신들의 행복이 담겨있는.
p.414


책을 읽고나면..책만으로 있어줬으면..하고 바라는게 있고..책보다 영상화로 보고싶은 작품이 있는데.. 이 책은 무조건 영상화로 나와줬으면 좋겠다.
내 상상력보다는 잘 만들어진 영상으로 그것도 영화보다는 드라마로 만들어져서 회차마다 다음 회를 기다리게 만드는 마지막장면으로 어디가 좋을지가 딱! 있는 소설이라고나 할까...
신스라 불리는 인조인간. 기쁨.슬픔.고통등 인간과 같은 감정을 느낄줄 알고 기증된 난자들로 인해 아이도 낳을 수 있는 신스.
줄리아는 조쉬라는 단 한 사람을 사랑하기 위해 만들어진 신스였다.
리얼리티 연애 프로그램인 '더 프로포즈'. 조쉬라는 남성의 마음을 사로잡기위한 24명의 여성들 가운데 한명으로 참가한 줄리아는 리무진에서 내리고 조쉬를 처음 본 순간부터 그에게 빠져들며 자신이 존재한 이유가 '조쉬'임을 확인하게 된다.
한편 현재의 줄리아는 자신과 조쉬의 딸인 애널리와 살고있는데 캠핑을 다녀온다며 떠난 조쉬가 돌아오지 않고 연락도 안되는데...집앞으로 찾아온 보안관이 조쉬의 차가 길가에 뻐진채로 발견되었고 조쉬는 실종된 상태라는 얘기를 전하고...신스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인 미셸은 미소를 지으며 "부인이 남편분을 죽였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하는데...
무슨 경찰이 이렇게 자신이 신스를 싫어한다고 범인으로 확정짓고 수사를 하는거냐고~~심지어 신스는 만들어질때부터 인간을 해칠수 없게 프로그래밍이 되어있다고 명시되어 있는데도 말이지! 이 책이 sf소설이지만 만약 백인경찰에 흑인이나 황인 주인공이었거나..장애가 있는 주인공이었다면 명백한 차별수사인거 아니냐고요!
그리고.. 대체 왜 ! 하고많은 집들중에서 90년전 22명의 여성을 살해해서 암매장했던 로이스 설리번의 소유였던 부지에서 사는거냐고~~돈 때문에 예산에 맞추려 어쩔수 없었다고 하더라도 약간 이해가 안되고..
이웃집 남자를 좀더 으시시하게 만들기 위한 배경이었다고하더라도 약간 매끄럽지 못한 느낌이라고나 할까...음...
암튼 소설은 사라졌다 절단된 팔이 발견되면서 살인사건 용의자가 된 줄리아가 조쉬를 죽인 범인을 찾는 현재의 이야기와 티비쇼에서 조쉬와 사랑에 빠져가는 줄리아의 감정을 다룬 과거의 이야기가 교차로 등장하며 마지막에는 상상하지 못했었던 숨겨져 있던 비밀들이 하나씩 연결되며 결말을 맞이하는데...
줄리아가 느끼는 감정들은 이 책을 읽는 그 누구도 줄리아를 기계라고 느끼지 못하게 만들지만..마지막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는 인조인간이 맞긴 하구나..를 알수 있게도 만들면서...약간 맘이 싱숭생숭해진듯도 하다.
감정을 가진 인공지능...인간과 같지는 않을테지만..수많은 데이터안에서 스스로 그 상황에 맞는 답을 찾아내는 인간모양의 AI에게 내가 이름을 붙이고 시간을 보낸다면..나는 그 AI를 인격체라고 생각하게 될것 같다. 나에게 소중한 존재가 되는 그 순간부터 무생물체가 아닌 대상이 되는거니까..
암튼 줄리아는 인간이다! 땅!땅!땅!

#신스 #신스누구나알지만아무도모르는 ##제나새터스웨이트 #해피북스투유 #인공지능AI #sf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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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는 소설 창비교육 테마 소설 시리즈
윤성희 외 지음, 강미연 외 엮음 / 창비교육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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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삶을 뚫어지게 응시해 봤자 돌아오는 건 역시 후회와 숨을 데가 없다는 사실뿐이더군요. 그 숨을 곳이 없는 상태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게 지금으로서는 가장 정직한 방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p.075

처음 해 보는 도전이나 시도에 걸림돌이 되는 것은 후회나 두려움처럼 한 단어로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들이었다. 처음 해보는 것이지만 여러 번 해 본 사람처럼 능숙하게 하고 싶다는 사춘기적 마음, 다른 사람들에 비해 뒤처지고 싶지 않다는 마음, 해야할 것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혼자 엉뚱한 짓을 해서 우스광스러워지고 싶지 않다는 절박한 마음 같은 것. 때문에 뭔가를 한다는 건 정말이지 부담스러웠지만, 그럼에도 재인은 '한다'와 '하지 않는다' 사이에서는 '한다' 쪽을 택했다. 결과적으로 무조건 남는게 있다고 믿는 편이었다.
p.080

그런데 어쩌다 이렇게 되었지, 하는 생각이 들 때마다 재인은 속으로 '해 본 것' 리스트에서 유독 도드라진 단어들을 읊었다. 독립, 절교, 파혼, 끊어진 관계들의 기록을. 그리고 생각했다. 그 리스트는 흉터가 아니라 근육이야. 누가 날 해쳐서 남은 흔적이 아니라 내가 사용해서 남은 흔적이야. 어딘가에 아직 찾지 못한 근육이 있을 것이었다. 재인은 이제 겨드랑이 뒤쪽에 있는 그 근육의 이름을 알았다.
p.107

"모든 게 화무십일홍인 거라. 후회하고 원망하고 애끓이면 뭐해. 좋은 날도 더러운 날도 다 지나가. 어차피 관 뚜껑 닫고 들어가면 다똑같아. 그게 얼마나 다행이냐."
p.156


제목부터 설레이는 '시작하는 소설'
시작이라는 단어는 보기만해도..듣기만해도 설레고 긴장도 되는것 같다.
이 책에는 '시작'이라는 주제의 일곱가지 단편소설이 담겨있다.
친구와의 첫 가출이지만..비행청소년들의 가출이 아닌..성장에 관한 이야기 '마법사들'
첫 정규직 직장에 출근하는 긴장과 설레임, 다짐들이 오롯이 느껴진 '백한 번째 이력서와 첫 번째 출근길'
보육원에서 처음 만나고 10년이 지난 후 다시 만난 스승에게 요리를 배우고..처음으로 혼자서 강의를 하는 '봄의 피안'
한다와 하지 않는다 리스트를 만들어 새로운 도전을 해보는 재인..인생에서 좋지 않았던 기억들조차 해본 것이라는 리스트에 적어놓고 삶을 긍정적으로 살아나가는 재인과 자신이 하고싶은 필라테스 강사가 되어 자신에게 놓여진 짜증날법한 일들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은영의 이야기 '근육의 모양'
주차장요금정산소에서 일하는 장애인 주인공. 그녀에게 찾아온 고등학교 동창에 의해 사라졌던 기억들이 돌아오고..자신이 학교폭력 가해자였음을 알게 되지만..오해로 인해 연락이 끊겼던 가족과의 연결고리를 다시 이어나가려 노력하고..그림책작가로써 다시 새로운 삶을 시작해나가는 '어제의 일들'
개인적으로 가장 난해했던 달라이 라마의 환생이라 믿었던 아이에 관한 '실뜨기놀이'
돌아가신 할머니 이야기를 하다 할머니의 일기장을 읽어보며 추억하는 손녀. 갑자기 돌보게 된 손녀 손자와..또 갑자기 떠나게 된 프랑스에서의 생활. 말 한마디 통하지않고 주변에 아는사람 하나 없이 낯선 곳에서 친구를 만들게 된 할머니. 그 둘의 관계가 친구였는지 애인이었는지 확실히 알수는 없지만..
낯선곳에서의 관계의 시작을 보여줬던 '흑설탕 캔디'
모두 시작에 관한 이야기들인데 역시 제일 좋았던 작품은 '근육의 모양'이었다.
이제는 뭔가를 도전해볼까 하다가도..내 나이가 몇인데~~라는 생각으로 시작조차 못하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것 같다. 처음으로 해보는 일에 이제는 설레임보다 긴장과 걱정이 먼저 앞서는거 같아서 도전하기가 쉽지가 않다. 언제 이렇게 쫄보가 되어버린건지...
하지만 재인처럼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좌절하거나 힘들어하는 대신 '내가 해본 일'이라고 생각하면 시작하는데 진입장벽이 훨씬 낮아질꺼 같아서 이 책이 참 고맙다!
모두의 시작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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