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데이질의 사진도 있어요."
그 이름이 나오자 다시 한번 침묵이 흘렸다. 불길한 느낌이 들었던 것인데 이유는 아무도 몰랐다. 부러지긴 했지만 높이 솟은,.당당한 대리석 기둥이 있는 드 볼터 일가의 무덤에서 제일 멀리 떨어진 무덤 하나, 이름과 날짜만 달랑 새겨진 비석과 함께 남은 묘지 반대편 그 외로운 무덤이 피츠브라운이 그려준 그림이 되어 떠오르지만 않았다면 말이다.
p.012
특히, 제 어머니 말씀으로는 , 그녀는 단정한 스타일의 옷을 즐겨 입고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했어요. 하지만 그녀의 놀라운 미모는 그런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이어서 실제로는 정반대의 효과가 났어요. 그녀는 그들 모두가 각자 다른 방식으로, 그게 미움이든 사랑이든요, 자기를 생각하게 만들었던 거예요. 그러면서도 그녀는 관심을 끌 만한 행동은 전혀 하지 않는 사람으로 여겨졌고요.
p.061
"아, 레너드.. 당신은 자기 자신을 속이고 있지 않다고 확신해요? 당신이 그 모든 걸 선의로 시작했다는 건 알지만.지금,당신 자신이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확신하냐고요?"
침묵이 흘렀다. 루시는 다시 한번 자신의 심장이 뛰는 소리를 들었다. 마침내 그가 엄숙하게, 느릿느릿 말했다.
"내가 그렇다고 생각한다면, 루시,난 바로 총을 쏴서 자살할거야."
p.116
사람이 어떻게 자기 삶을 지워버리는 마지막 행동을 할 수 있을 만큼 자기를 단련할 수 있었을까? 인생에, 그의 인생에 무엇이 그토록 끔찍해서 그런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었단 말일까?
p.137
사랑이 부족해서 떠난 아빠와 사랑이 넘쳐서 살인을 저지른 엄마. 그리고 남겨진 딸..그녀는 사랑으로부터 도망쳐 그저 평범한 햇살아래에서 따뜻함을 느끼며 살고싶었을 뿐인데...그녀의 가족과 그녀의 외모는 그녀에게 평범한 삶을 허락하지 않았다.
말렛 경정과 의사인 피츠 브라운과 존스는 장례식에 참석했다가 커다란 화환을 가지고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묘지에 다녀가는 노부인들을 보게되고..목사와 함께 목사관으로 가서 목사부인이자신의 어머니에게서 들었다는 노부인들의 집안에 얽힌 미해결 사건 이야기를 하며 소설은 시작된다.
무덤의 주인공은 랠프 드 볼터와 그의 아들 레너드..그리고 동떨어져 있는 초라한 무덤은 메리 데이질..
50년전 온 세상을 여행하며 지내던 랠프 드 볼터의 부인이 사망하고 고향으로 돌아온 뒤 기숙학교에 있던 딸 린다와 애런을 보고서 지적교육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가정 교사를 들이는데..
명목상 가정교사였지만 마흔다섯의 한창인 나이인 그에게 레이디 밀본이 소개해준 거였는데..
큰 딸 린다와 그녀의 약혼자 존. 그리고 존과 언니 몰래 애정을 나누고 있는 동생 애런. 햇살처럼 따뜻한 큰아들 레너드..이렇게 네사람은 랠프와 함께 등장한 메리 데이질을 처음 본 순간부터 혼돈에 싸이기 시작하는데..
존재 자체만으로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미모를 가진 메리 데이질.
랠프는 어느날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메리와 결혼 하겠다고 선언을 하고..
그 말에 아들 레너드가 도전 아닌 도전장을 내미는데..
메리 데이질이 자신을 사랑하게 만들어서 그녀의 진짜 모습을 밝히겠다며 만약 자신이 메리 데이질을 사랑하게 된다면 총으로 생을 마감하겠다는 레너드.
헌데 다음날 레너드는 자신의 방에서 총에 의해 죽은 채로 발견되고..
그가 메리 데이질을 사랑한다는걸 깨달아서 자살한거라고 결론짓는 사람들 사이에..절대 레너드는 그럴사람이 아니라며 살해된거라는 주장을 내놓는 사람도 있다. 레너드의 죽음으로 혼란스러운 가운데 메리 데이질과의 결혼 준비를 위해 떠났던 랠프가 돌아오던 중 집 근처에서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는데...
메리 데이질과 연관된 두 남자가 갑자기 사망하고..그 두명의 사망은 석연치 않은데...
과연 범인은 누구인건가...
이런 고전 추리소설 너무 좋다. 지금이라면 여기저기 깔려있는 cctv와 과학적 수사기법으로 바로 밝혀지겠지만..그럼 너무 재미없잖아~
저 시대가 갖고있는 얽히고 얽힌 사랑이야기와 사회적 지위와 가족관계 등..현재에서는 느낄수 없는 감정들이라서 읽는재미가 아주 쏠쏠하다^^
추리소설에서 자주 보이는 액자형식을 하고 있으면서 50년전의 이야기가 현재로 이어지는 형태로 더욱 흥미진진했다.
"죽은 사람의 힘을 믿지 않으시나요, 선생님? 그 가엾은 영혼들에 어떤 일이 있었든지, 그들의 영향력이-그들의 사랑, 그들의 증오가-과거로부터 계속 존재해 와서 산 사람들을 건드린다는 걸 믿지 않으시나요?"
이 글이 책을 다 읽고나서 제대로 와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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