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투 탄광촌 이발소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로드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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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하는 배인지 어떤지는, 해보지 않고는 알 수 없잖아.”
가즈마사가 낮은 목소리로 웅얼거렸다. 그러나 그 목소리는 분위기가 가라앉은 온 회장에 울렸다.
“시도해보지도 않고 침몰하고 있다고 어떻게 말할 수 있어요.”
“시도했지. 지금까지 몇 번이나. 그러나 허사였어.” 야스히코가 대답한다.
“아버지들 세대는 허사였는지 모르지만, 우리는 아직 시도하지 않았다고요.”
“너희들은 그렇게 말하지만.”
“아버지 세대가 어떻게 생각하든 우리들의 권리까지는 빼앗지 마세요.”
p.053


2017년에 무코다 이발소라는 제목으로 발행되었다가 '웰컴 투 탄광촌 이발소'라는 제목으로 다시 돌아온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
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를 읽고서 제대로 빠져서 그 다음 작품들도 열심히 읽었더랬다. 그런데 제목은 너무나 많이 들어 익숙했지만 왜 무코다 이발소는 안 읽었지? 개정판으로 읽으라는 계시였나?^^
이런 내용의 소설일거라고는 생각 못했었다.
내가 시골 단독주택을 리모델링해서 이사온지가 올해로 5년째인데..시골생활을 하는 중에 이 소설을 읽다보니 왜이렇게 이해가 잘 되는건지..
꼭 지금의 한국 농촌의 모습들을 이야기하고 있는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탄광촌 이었다가 지금은 탄광이 문을 닫고 유동인구도 없이 소수의 토박이들만이 살아가고 있는 일본의 도마자와. 주인공인 야스히코는 이곳에서 아버지가 하시던 이발소를 물려받아 꾸려가고 있다. 맏아들 가즈마사가 삿포로에서 일을하다 자신이 도마자와로 내려와 이발소를 물려받겠다고 하는데...
주변사람들은 아들이 물려받아 이발소를 한다고 하니 얼마나 든든하고 좋냐~~시골에 젊은 사람이 들어오는게 얼마나 좋은일이냐라고들 얘기하지만..막상 자신들의 자식이 시골로 내려온다고 한다면 두팔벌려 환영할 사람은 없을꺼다.
자신이 그랬듯 원하지 않지만..삿포로 직장에서 적응을 못하고 할수없이 내려온다고 하는건 아닌지..아직 20대초반인데 이런 시골에서 어떻게 돈을 벌겠다는건지..시골에서 살겠다는 아들에게 시집온다는 여자가 있을지 걱정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읽으면서 너무너무 그 마음이 이해가 됐다.
내가 살고있는곳도 젊은이들을 위한 지자체의 많은 보조혜택들이 있지만 실제적으로 그 일들이 성공할수 있는것도 장담할수 없고..그런 혜택들을 업고서 시작을 했지만 잘 됐다는 사례도 많지 않음을 알기에....걱정하는 야스히코의 마음도 알겠고 도마자와를 일으켜 보겠다는 가즈마사를 비롯한 젊은 세대들 마음드 이해가 되고..에휴~~
하지만 책을 읽으며 야스히코가 마을에 일어나는 크고 작은 사건사고들에 달려가 함께 하는 걸 보고있다보면..그래...이 맛에 시골사는거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고령화 사회로 노인분들만 많이 남은 시골이지만..서로서로가 큰 가족같아서 벽하나차이인데도 옆집에 누가 사는지조차 모르는 도시의 아파트 삶과는 너무도 다른 시골생활! 이게 사람 사는거지뭐~~
시골인구감소. 일자리부족.고령화. 시골의료문제.국제결혼 등의 현재의 많은 문제들을 다루고 있으면서 일본 특유의 유머가 잘 들어가있어서 너무 무겁지 않게 읽을수 있어서 역시 오쿠다 히데오!하며 미소지었다는^^
히지만 역시나 현실적인 이야기이고..내가 앞으로 겪어야할 이야기들을 담고 있어서 이래저래 생각이 많아지는건 어쩔수 없었다. 결국 도시이건 시골이건 삶을 살아가는데 순탄함만 있을수는 없고 각자 어려움들이 있지만 어떻게 잘 해결해나가는지가 중요한게 아닐까..
아자!아자! 잘 살아보자 내인생! 하며 다짐하게 만든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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