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를 조심하십시오." 무당이 당부했다. "특히 억울함에서 싹트는 분노를 조심하세요. 바로 그 때문에 호랑이 산신이 깨어난 것이니까. 아무리 많은 타인을 돕는다 해도, 억울한 마음은 영혼의 눈과 두 귀를 막아ㆍㆍㆍㆍㆍㆍ.""막아?""끝내 사람의 말을 듣고도 이해를 못하는 미물의 몸으로 만듭니다."p.028"그 남자 살아 있을 때 경찰들 왔었어요. 몇 번이나 왔다가도ㆍㆍㆍㆍㆍㆍ 안 변하데요, 그 남자. 그런데 이제 경찰이 수사를 한다지 뭐예요? 그 가정폭력범 죽인 사람을 잡으려고. 그게참ㆍㆍㆍㆍㆍㆍ 멋없더라고요. 그런 게 경찰 일이면."p.066"괜찮아요. 그것으로도."여자가 활짝 웃었다. 그 얼굴이, 내가 기대한 것만큼 특별한 미의 경지를 드러내지는 않았다. 다만 내가 아는, 그러나 한참 잊었던 감정을 드러내면서 빛났다. 그것은 희망이었다.p.198이책은 한권에서 끝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깨어난 호랑이를 잠재우려면 아직도 수많은 사람들의 한을 풀어줘야하니까~~이제 시작인거잖아요?당연히 다음 시리즈 사건들도 나오는게 맞겠죠?ㅋㅋ3년째 경찰시험에서 떨어지고있는 주인공 태경. 타고난 신체조건과 태권도 장학생으로 대학도 가고,취미로 시작한 주짓수는 브라운 벨트를 딸정도의 태경이지만 필기시험에서 계속 떨어지고 있는데..어느날 왼손 검지에 털이자라나더니 새끼손가락만한 날카로운 손톱까지! 그리고 자꾸 핏물뚝뚝 날고기가 땡기는건 뭐지?병원에 가서 병원비 날리느니 점집을 가보자하며 엄마에게 자신의 손을 보여주고 함께 점집을 찾아가는데...찾아간 점집도 용하긴한지..버선발로 마중나와 산신인 호랑이를 맞이하는데~~백명의 한을 풀어주면 산신령이 귀토를 할꺼라면서 점집 오픈을 권유한다.경찰시험 준비하다 얼떨결에 호랑이 산신이 들어와 하필이면 경찰서 앞에 점집을 오픈하게 된 태경..과연 어떤 한을 풀어주며 호랑이 산신을 보낼 준비를 하게 될것인가~~아주 독특하고 재미난 설정으로 이야기는 시작되지만..태경의 주변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은 재미나지만은 않다.우리가 알고있는 실제로 일어난 사건을 소재로 사용하는데..실제보다 소설이기에 가슴 뻥 뚤리는 결말에 완전마음에 들었다.스토커 전남친을 신고해봤자 집행유예로 활보하며 계속 찾아와 협박하고..무기로 상해를 입더라도 몇년이면 다시 나올텐데 무서워서 어떻게 사냐고요~~동네사람 모두가 알고있는 폭력새아빠도..경찰에 신고해도 결국 같은동네에 살기에 신고했다고 타겟이 되어 괴롭힘을 당하고.. 그런 모습에 같은 폭력이 반복되는걸 봐도 경찰에 신고도 못하고 눈감고 귀막아버리게 되는 실제 현실모습에 나도 그런 상황이면 그럴수밖에 없을듯한 죄책감이 들었다.그래서 실제로 호랑이아가씨가 존재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실제 경찰들은 해결해주지 못하는 일들을 대신 해결해주는 히어로 같은 호랑이 아가씨!경찰아저씨와의 캐미도 점점 더 좋아질테니 제발 2권 내주세요!#호랑이아가씨 #허태연 #나무옆의자
폴은 진정 잘 가꾸어야 하는 섬세한 꽃이었다. 습하고 기름진 토양에서만 그 진가가 발휘되는, 가혹하게 다루면 자라지 못하는, 햇빛이 너무 강해도 타 버리고 온도가 영하로 내려가면 죽어 버리는 완두꽃. 그는 행복을 주기보다는 행복을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었다.p.028한 가지 증거만으로도 그 사람을 신뢰하면서 그와의 우정을 확신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의심했더라도 금방 그 의심을 지워 버린다. 서풍이 구름을 몰고 온 것만큼이나 빠른 속도로 북풍은 그 구름을 몰아내지 않나. 그들은 원인을 따져 보기도 전에 결과만을 생각한다. 폴이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p.167괜시리 오노레 드 발자크라는 그 이름이 주는 묵직함 때문에 책이 많이 어렵진 않을까하고 걱정을 가득 안은채로 책을 펼쳤다.근데 왠걸~~~왜이리 재미있는거지?시대가 1980년대초반인데..너무 막장에 재미있잖아!지금 시대 작품으로 시대만 바꾸고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돼도 너무 인기 많을꺼 같은데?시대나 나라를 막론하고 왜이리 남자들은 바보같은걸까?맘먹고 속이자고 들면 탈탈 털어내는거 일도 아니겠구나..사랑이라는 이름의 만능열쇠가 주어지면 진짜 주변의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맹목적으로 빠져들게 되는건가?아니연 그냥 폴이 너무 순수한 남자였던건가?결혼이라는건 사랑하는 두사람이 많은 사람들에게 저희 남은 인생 함께할께요~~하고 축복도받고 자신들에게 약속도 하는 그런 신성한 의식이어야하는데..이건 뭐 계약이라는 단어가 딱 어울리는것 같았다.나탈리가 그저 아름답기만하고 어느집안의 하인이었다거나 낮은 계급의 여인이었다면 폴도 절대 결혼을 하진 않았겠지..나탈리는 그저 엄마의 그늘 아래에서 눈.비.피하며 '난 아무것도 몰라요'컨셉으로 순진한 여인처럼 보였지만..결국 평생 사치를 부리며 살았고 돈관리는 1도 못하고 그저 치장하고 사교계에서 돋보이는게 최고라 생각하는 모녀였던건가..외모가 뛰어난 모녀가 사치로 재산을 탕진하고 작위와 돈을 가진 순진한 남자를 꾀어내어 그의 모든걸 빼앗는 이야기!라고 보일수도 있겠지만..그때의 그 곳에서 여자로 살기 위해서 할수밖에 없던 일이 아니었을까 싶기도하고..그 시대 사교계의 사치스러운 모습들. 오직 남자라는 성에게만 부여되는 상습제도.그리고 결혼이라는 계약에 필요한 지참금 등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작가의 의도가 담겨져 있는것 같았다.마지막에 폴이 나탈리에게 보낸 구구절절한 애정 편지와 나탈리에게 받은 답장. 그리고 폴이 친구 마르세에게 보낸 편지와 그에게 받은 답장을 읽을때의 반전에 허를 찔린 기분이었다.금치산은 결혼계약이 너무 재미있어서 그에 비해 약한 듯 했지만 역시나 그때도 나쁜 놈들이 재산을 얻어서 잘먹고 잘살았었고..역시나 그때도 양심적인 사람들이 존재해서 자신의 선대가 행한 만행에 보상을 해주는 이가 있었다는거~~^^고리오 영감도 이렇게 읽기 편하고 재미있으려나?발자크 사고방식도 맘에 드니 다른 작품들고 읽어봐야겠다.#도서협찬 #결혼계약 #오노레드발자크 #을유문화사 #고전문학 #세계문학 #프랑스소설
"갓난아기의 숨골에서 나는 냄새. 생명의 냄새지! 만약 내가 신이 되어 세상에서 가장 향기로운 꽃을 창조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면. 난 이 냄새로 할 거야. 그러면 우주 제일의 향기나는 꽃이 되는 거지."p.059"여기서부터는 혼자다. 좋은 여행이 되길."그를 태운 기차가 출발하자 나는 미친듯이 따라 달렸다. 이해할 수가 없다. 이렇게 버릴 거라면 왜 나를 길들였는가? 빵과 온기, 여덟 손가락이 빚어낸 기타 선율에 이미 젖어 있는데. 이렇게 버림받는 건 몽둥이로 맞는 것보다 더 지독한 일인데 말이다.p.093'그렇게 사랑하다가는 슬퍼지게 될 거야.'순간 이런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나마 아지랑이 같은 상태라도 유지하려면ㆍㆍㆍㆍㆍㆍ''항상 더 사랑하는 쪽이ㆍㆍㆍㆍㆍㆍ''위험해지고 말아.'p.112아니 이렇게 인간적인 비인간들을 봤나~~화성으로 날아온 우주선에서 300년만에 눈을 뜬 루. 그곳에는 우주에서 첫 궤도비행을 했던 라이카의 영혼이 콜린스.어윈.슈바이카트.올드린이라는 네마리 벼룩과 함께 있었다. 라이카는 루와 함께 화성탐사중에 땅에 묻혀있던 로봇 데이모스를 꺼내고 수일의 시간이 지난뒤 완충된 데이모스와 함께 화성에서의 생활을 함께한다. 데이모스에 의해 자신이 임신했음을 알게 되고..자신은 아이를 화성으로 데려오기 위한 존재였음을 깨닫는 루.마야가 태어나던날 루는 할일을 다 했다는듯이 사망하고..배속에서부터 모든걸 기억하고 말도 할줄 알았던 마야는 엄마도 없는데 세상으로 나가야할 이유를 모르겠다고하지만 데이모스의 팔에 잡혀 탄생하게 된다. 라이카와 데이모스는 마야가 태어나기 전부터 이미 마야를 사랑하게 된게 아닐까..소설은 처음 화성으로 오게 된 루. 그리고 태어난 마야. 마야를 교육시키는 라이카. 돌보는 데이모스. 그리고 갑자기 나타난 눈꺼풀이 잘린채 지구에서 우주선에 실려 날아왔다 살아남은 키나. 마야가 태어나면서부터 물이 점점 솟아나 호수가 된 물 속에서 나타난 남자. 그리고 각 행성으로 보내진 수많은 마야와 같은 존재중 한명인 알리체. 마지막으로 라이카에게 기생하던 벼룩 콜린스의 시선으로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우주 이야기가 어렵지만 신비한데.. 이 책은 완벽한 문과인들을 위한 sf소설이라고나 할까..이렇게 가슴 아프고. 따뜻하고. 인간적ㅇㅣ면서 이과적인 소설이라니~~~너무 좋았던 소설.라이카의 살아온 이야기도 너무 가슴아팠고..ai로봇이지만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마음을 가진 데이모스. 그리고 마야의 첫사랑인 키나와 과학자인 남자의 사연들까지도 어느하나 지루할틈 없는 소설이었다.작가님 다음 장편소설도 나온다면 꼭 찾아서 읽게 될듯~~#화성의아이 #김성중 #문학동네
고인이 된 한 사람이 살던 공간을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고 완전히 비우는 일은, 이사를 하는 일과는 전혀 달랐다. 그건 장례식보다도 더욱 구체적으로, 더욱 생생하게. 한 사람의 일생을 추모하는 일이라고 마리즈는 생각했다.p.021살아있는 사람을 떠올릴 때는 특별한 장면들이 기억에 남지만, 사별한 누군가를 다시 기억할 때는 특별한 장면보다도 가장 평범했던 일이 더 그리워지기도 한다. p.159대체 나의 조국은 무엇인가? 그 실체는 무엇인가? 조선인가? 대한 제국인가? 임시 정부인가? 분단된 한반도, 남한 혹은 북한인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한다면, 똑같이 독재자가 통치하고 있는 둘 중 어느 쪽인가? 자문은 언제나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p.234인간의 탐욕으로 시작된 제 ㅣ차 세계대전.유럽의 서부 전선에서도 가장 치열했던 전선 중 하나였던 프랑스 쉬이프.2002년의 김현우가 이곳을 찾게 된 이유는 강변을 걷던 중 고서적상의 진열대에서 우연히 눈에 띈 '서영해 져'라는 옛 한글로 쓴 저자명이 있는 <거울,불행의 원인>이라는 한권의 책을 만나게 되면서부터이다.1920년 쉬이프에는 일본의 압제를 받는 답답한 고국의 현실을 벗어나 학업을 목적으로 떠나온 학생 해용이 전쟁으로 폐허가 된 이곳을 복구하기 위한 노동자들과 함께 일을 하고 있는데.. 수습된 시신들을 매장하고 그곳에 세워진 하얀 나무 십자가들이 숲을 이루게 된다.큰 틀로는 과거의 해용과 현재의 현우의 이야기로 교차진행되는 방식인데..과거 프랑스에 와서 일을 하던 한국인들을 찾던 현우가 결국 해용의 자녀들과 연락이 닿게 되고..결국에는 그들의 인연이 이어지게 되어있음을 보여주는데...제목을 보고 처음부분만 읽었을때는 이런 내용의 소설일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었다.지금까지 읽었던 일제시대를 다룬 소설들. 그리고 다른 나라에서 이방인으로 살아야했던 우리나라 사람들의이야기를 다룬 소설들과는 너무 다른 느낌의 소설이라서...독특했다고 해야할까..역사적 사실을 다룬 책이 아니라서 스위스 은행에 숨겨진 비자금 같은내용도 너무 재미있었고..전쟁으로 인해 자신의 고향을 떠나야만 했던 정해용이라는 평범한 한 사람이 나라의 비자금이라는 거대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 이지만..한 나라의 국민이었다가 그 나라가 사라지고 광복을 맞았다가 다시 분열되고 그런 모습들을 다른 나라의 여권을 가지고서 지켜봐야했던...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마음이 정착하지 못하고 계속 떠돌아야만했던 정해용이라는 사람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이해해볼수 있었다.결국 정해용이 수숩해서 묻힌 하얀 십자가 밑의 수많은 사람들도 자신의 고향이 아닌 다른 곳에서 자신의 의지가 아닌 전쟁 때문에 죽음을 당해야만 했는데..그게 얼마나 가슴아픈 일인지...표지에 있는 묘지 사진이 아프게 다가왔다.#하얀십자가의숲 #길혜연 #공중정원
묘한게 아니라 너무도 귀여운 시집이었다.아기 고양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모습을 옅볼수 있는 시간이었다.고양이가 왜 낮에 자는지..왜 실뭉치를 좋아하는지..^^달이 둥근 치즈처럼 보이는데 대체 누가 그렇게 매일 조금식 먹는지 궁금해하는 고양이의 생각이 너무 귀여워서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한쪽에는 원어로 적혀있어 필사하기에도 좋을것 같고..삽화들도 어찌나 묘한 시와 잘 어울리는지~~^^나도 있다 고양이! 집사로써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다!#묘한운율집 #올리버허포드 #나나용북스 #시집 #고양이시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