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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의 시대 - 하얼빈의 총성
이우 지음 / 몽상가들 / 2022년 10월
평점 :
의태: 우리는 무엇이 정의인지 끊임없이 의문을 가져야 해. 그래야 정의는 더 빛이 날 수 있는 거야.
p.038
형두 : 너는 너무 감성적이야. 너의 행위에는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너무 많아. 정의의 기준, 도덕적 잣대, 신앙적 갈등, 미묘한 감정. 우리는 정의를 수행함에 있어 냉혈한이 되어야 해. 우리의 살인은 모두 정의의 이름으로 정당화해야 하는 거라고. 그래야 대한제국을 압제에서 구하고, 조선의 민중들을 해방시킬 수 있어.
p.056
의태: 다만ㆍㆍㆍ 저는 살인을 한 게 아닙니다.
어느 죄수: 그럼 그게 살인이 아니고 뭐시당가?
의태: 저는 대한제국의 대의와 정의를 실현했을 뿐입니다. 불의를 처단했을 뿐이죠. 죽음까지 각오하고 말이죠. (조심스레 그를 바라보며) 그래서 저는 당신과는 엄연히 다릅니다.
어느 죄수 : 아니, 자네가 처단한 사람은 사람이 아니던가. 자네나 내나 사람을 죽인 건 매한가지제. 대의? 정의? 내도 따지고 보면 도박판에서 더럽게 패 만지는 자식 죽여분 거니 고것 또한 정의 아니겠는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암, 그렇게 내도 따지고 보면 대의네잉. 어느 모로 보나 자네나 나나 같은 처지인 건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p.065
나나코 : 당신이 저지른 게 정의가 아니었다는 걸, 그저 살인이었다는 걸 시인하는 거지요. 당신도 정의라는 게 얼마나 무서운 건지 알고 있잖아요. 살인과 약탈, 방화, 강간 그 모든 세상의 악을 정당화하는 게 바로 정의입니다. 정의에 숨어 살인을 정당화하지 마세요. 천주교 신자답게 당신이 살인이라는 대죄를 저질렀다는 걸 인정하세요. 저는 정의라는 괴물로부터 당신을 구원하고 싶어요.
p.074~075
형두: 그래. 우리가 찾고자 하는 대한 독립이라는 정의도, 일본이 쟁취하고자 하는 아세아의 패권이라는 그네들만의 정의도, 아니 온 구라파를 휩쓰는 각국의 정의도 피와 살육만을 불러오고 있어. 네 말대로 정의의 길에는 영광의 빛이 아니라 신음과 비명만이 들려올 뿐이지. 하지만 이 사실보다 더 중요한 건 바로 자신의 국가와 민족의 정의를 숭배하지 않는다면 더 큰 비극을 초래한다는 거야.
p.161
처음 책을 받았을때 가볍고 예뻐서 한번 놀래고.
소설인줄 알았는데 희곡임에 또 놀래고
술술 잘 읽히는데 쉽지않은 내용임에 놀래고
책은가벼운데 내용은 절대 가볍지가 않음에 놀래고..
독립운동을 다루고 있는 책 중에 이런식의 이야기를 하던책이있던가?
정의가 대체 무엇인지..
누군가에게는 영웅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살인자가 되기도.
이렇게까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다니
작가님 다른 작품은 어떤지도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