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부터 호기심을 가득 불러일으키는 그림책이에요.“밤에만 문을 여는 유령 아이스크림 가게라니,대체 어떤 이야기일까?”저도 표지를 넘기기 전부터 괜히 마음이 설렜습니다.책 속 유령은숲속에서 몰래 가게를 열고한입 먹으면 고민이 사르르 사라지는특별한 아이스크림을 만들어요.그런데 정작 밤이면 숲속 친구들은 다 잠들어 있어서 손님이 찾아오지 않죠.이 귀여운 가게 주인은 어떻게 해야 더 많은 고민을 녹여 줄 수 있을지 조금은 쓸쓸하게 고민합니다.그러다 우연히 숲을 거닐다 만난걱정 많은 동물들에게 그들의 고민에 딱 맞는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주는데, 그 장면이 하나같이 사랑스럽고 따뜻했어요.이 책을 읽으면서저도 모르게 이런 상상을 하게 됐습니다.“내 고민은 어떤 맛일까?어떤 색일까?만약 이 아이스크림을 한입 먹으면 정말 그 고민이 사르르 녹아 사라질까?”그리고 책을 덮고 나서우리 아이에게 “너의 고민은 뭐야?” 하고 살포시 물어봤어요.평소라면 쉽게 꺼내지 않을 이야기를서로 조심스럽게 꺼내 보고 한참을 이야기 나눌 수 있었던 시간이 참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밤이 되면 몰래 열리는 유령 가게처럼, 누군가가 내 마음속에 찾아와 조용히 고민을 들어주고 살며시 녹여주면 얼마나 좋을까.그런 상상을 오래도록 품게 만든 이야기였습니다.
'용돈이 쏟아지는 펑펑 카드'는용돈을 받기 시작한 초등학생이라면누구나 한번쯤 겪을 법한 이야기를 담은 동화예요.주인공 우람이는돈이 필요할 때마다 엄마에게 그때그때 요청하는 게점점 불편하고 귀찮게 느껴집니다.그래서 스스로 용돈을 받고 싶다고 말하죠.하지만 엄마가 제시한 금액은 일주일에 고작 3천 원.하루에 군것질 한 번도 못 할 수준의 용돈에우람이는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 나섭니다.몰래 할아버지에게 용돈을 부탁하거나,무적의 아빠 카드를 살짝 이용해 보고,누나의 카드를 주워 몰래 쓰기도 하면서우람이의 ‘용돈 펑펑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시작돼요.처음에는 친구들 앞에서 신나게 사주고,멋지게 대장 노릇도 하지만결국 하루 만에 십만 원 넘게 써 버리고텅 빈 통장과 함께 돌아온 현실에 마주하게 됩니다.이 책을 읽으면서‘돈은 그냥 생겨서 마음껏 쓰는 것’이라고 생각하던우람이의 모습이 솔직히 낯설지 않았어요.카드만 있으면 뭐든 살 수 있다고 여기는우리 아이 모습과 겹쳐 보이기도 했거든요.그래서 이 책이 더 마음에 남았습니다.돈 쓰는 법도 배우고,어떻게 아끼고 계획해야 하는지조금씩 깨달아 가는 과정이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읽다 보면 어른 입장에서도“아… 나도 저 나이 때 저랬지” 하고 웃음이 나오다가도결국은 돈을 아끼고 관리하는 습관이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느끼게 됩니다.아이랑 같이 읽으면서우리 집에서도 용돈을 어떻게 계획적으로 써 볼지자연스럽게 이야기해 볼 수 있었던 책이었어요.
"너를 기다리는 날들"은 독일 작가의 작품으로,저는 사실 이 책을 처음엔 그림에 반해 선택했어요.아이에게 세상엔 이렇게나 다양한 그림들이 있고,그림으로도 충분히 이야기가 전달된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종종 찾아 함께 보고 있거든요.이 책은 마라라는 소녀가 쓴 일기입니다.엄마가 동생(야론)을 낳으러 가 있는 동안마라가 하루하루 느낀 감정들을 솔직하게 적어 내려간 글이에요. 동생을 기다리는 마음이 가득가득하지요. 요즘 우리 아이도 매주 일기를 쓰고 있어서인지“다른 아이들은 이런 식으로도 일기를 쓰는구나” 하고 신기해하고, 한참 들여다보더라고요.책을 읽으면서‘너’가 과연 누구일지 아이와 함께 맞춰보기도 하고마라가 누구를 기다리고 있는 걸까 곰곰이 생각해보는 시간도 가졌습니다.저는 이 책 속 주인공이 왠지 모르게 어릴 적 제 모습과도 닮아 있어서 더 유심히 그림을 들여다보게 됐어요.그래서인지 그림에서 느껴지는 감정들이 더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너를 기다리는 날들" 은 그림을 보고, 글을 읽으며자연스럽게 생각이 한 발 더 깊어지는 그림책이었어요.다가오는 방학 책장에 살포시 넣어두셨다가조용한 오후, 아이와 함께 꺼내 보시길 살짝 권해드리고 싶어요. 그림 하나, 문장 하나가 생각보다 더 길게 마음에 머물러 주는 책이니까요.
요즘 아이들이 스스로 용돈을 관리하고,은행에 가서 직접 통장을 만드는 모습을 보면참 기특하고 대견하면서도한편으로는 조금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통장은 있는데,‘돈’이 뭔지는 사실 잘 모르는 아이들.카드만 있으면 뭐든지 다 될 거라고 생각하는 모습에서경제라는 것이 아직은 먼 이야기 같구나 싶었어요.친절한 경제 신문 이 책은초등학교 선생님들이 직접 고른 경제 뉴스들을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 책이에요.딱딱할 것 같은 경제 이야기를우리 일상에서 충분히 마주칠 만한 이야기로 풀어내서,아이도 저도 몇 번이나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습니다.특히 마음에 들었던 건경제 개념만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는 점이에요.문해력과 어휘력까지 자연스럽게 챙겨주는 구성이어서경제에 원래 큰 관심이 없던 아이도글 읽는 재미에 푹 빠져서 따라오더라고요.그리고 앞으로 아이가자기 용돈으로 무언가를 사거나뉴스에서 물가 이야기가 나올 때조금 더 궁금해하고,한 번 더 생각해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들었습니다.사실 경제를 공부한다는 건돈을 어떻게 벌까만 배우는 게 아니더라고요.결국 나와 우리 주변을조금 더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고민하는 공부라는 것,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아이와 함께천천히, 그리고 가볍게 시작하기 좋은 책이었습니다.
“그런데 할 때 ‘데’가 ㅏ+ㅣ야? ㅓ+ㅣ야?”받아쓰기를 하다 보면 아이가 이런 질문을 정말 많이 합니다.그때마다 알려주긴 하는데,사실 한 번에 쉽게 이해시킬 방법은 잘 모르겠더라고요.요즘 아이랑 「맞춤법 고수 대작전」 1단계를 함께 하고 있는데,정말 오~ 이런 식으로 접근하면 되는구나! 하고저부터 무릎을 치게 되었습니다.아이도 쉽고 재미있다며“또 하고 싶다”고 할 정도였는데,사실 저는 하루에 한 개씩만 하자고 말렸어요.(급히 다 해버리면 아쉬우니까요😊)이 책은 초등학교 선생님이 직접 만든 맞춤법 교재라아이들이 자주 헷갈려 하고 틀리는 부분을정말 콕콕 집어주는 게 느껴집니다.그래서 더 마음에 쏙 들었고, 든든하기까지 했어요.30일 구성으로 되어 있어서다가오는 방학 동안 매일 조금씩 하기에도 딱 좋겠더라고요.아이의 맞춤법에 대해 고민이 생기신다면,이 책과 함께 천천히 연습해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