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만녜 - 백년 전 북간도 이야기 보림 창작 그림책
문영미 글, 김진화 그림 / 보림 / 201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독특한 그림기법과 할머니의 할머니를 이야기하다. [ 고만녜/보림]

고만녜

문영미/보림(한국창작그림책)

나에겐 항상 인자하시면서 엄마품보다 더 그리운 분이 한분 계시다.

바로 우리 할머니,

우리 할머니는 일제해방기를 거쳐, 한국전쟁까지 거치셨으니,

우리 할머니에겐 뼈아픈 현실을 직접 몸과 마음을 겪으셨던 분.

내가 할머니를 보고 자라면서 열여덟 꽃다운 나이에 시집와

큰 살림도 맡아 하시면서 7남매를 키우신 우리 할머니 밑에 손주들도 보고 아직도 정정하신걸 보면 참 마음이 애틋하다.

나의 할머닌 시대를 못 타고난 죄인만큼 한글을 배워보고 싶었으나 빠듯한 살림에 항상 지금 아흔이 넘은 연세에도

힘없이 써내려간 할머니의 한글 열정은 남다르시다.

오히려 나 어렸을 적엔 할머니도 곁에서 우리와 함께 한글 쓰시는 재미가 있으셨는데,

이젠 가느다란 손에 연필 쥐고 그래도 할머니 이름 석자, 할아버지 이름, 우리 이름을 써내려간걸 보면

보통 소학교도 제대로 못나와 일찍 결혼하신 할머니의 파란만장한 삶이 더 고스란히 느껴지고 애틋하게 다가온다.

이처럼 우리 할머니의 할머니 이야기

바로 내 아이에겐 증조할머니뻘 되는 이야기를 1900년의 시대상에 거슬러 올라가

할머니의 빛바랜 추억을 되새겨볼 수 있는 보림한국창작 그림책이다.

이야기 속 주인공과 책 제목의 고만녜

아들 셋에 딸 여섯의 넷째 딸로 딸은 이제 고만 낳으라고 지어주신 고만녜.

얼어붙은 두만강을 건너 칼바람을 뚫고 북간도로 이사간 이야기,

남자 아이들만 한글을 배울 수 있었던 이야기,

신식학교가 생겼지만 어깨너머로 동생에게 배운 한글 이야기,

한푼 두푼 깨알같이 모아 한글 책 산 이야기,

여학교가 생겼지만 열일곱 꽃다운 나이에 한살 어린 꼬마 아이에게 시집간 이야기.

...

시대적 배경이나 생활상, 소박함을 그대로 담아놓은 작가의 엄마의 할머니 이야기다.

이 고만녜 그림책을 보면서 흡사한 우리 할머니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아 놓은 듯 했다.

책속의 깨알같은 재미는 바로 꼴라쥬 기법의 판화와 연필 등을 사용해

빛바랜 추억을 고스란히 담아놓은 우리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아이와 함께 펼쳐보았다.

1900년대 사진을 프린팅해서

고만녜 필체도 따라 써서 색칠해 제목도 꾸며보고,

각기 조각 조각 오려낸 빛바랜 사진들로 1900년대 묘사가 될 수 있었다.

'땋아 올린 머리에, 한복도 차려입고,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어느날,

뒷뜰에 나무는 푸르고 잎이 무성하다' 하네요.

각기 다른 흑백 필름속 색칠놀이와 함께

오리고 붙여가면서 고만녜 책표지만의 느낌을 책표지로 꾸며보고,

연필로 쓱쓱 동구밖 넘어 친구네 집으로 가는 오솔길까지 그려준다.

옛날엔 외증조할머니께서 제대로 배우지도 못하고, 어렵게 사셨지만,

항상 마음만은 꽃다운 열정과 우리가 이렇게 편하게 살아온 이유는

다 할머니께서 자리잡아서 이실꺼야. 하고 아이에게 넌지시 이야기 해주었다.

[고만녜/보림한국창작]을 통해

내 아이에겐 가족의 소중함과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보면서 우리집의 가족은 어떻게 구성되며

아버지- 할아버지-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를 거슬러 올라가

살아오신 옛 이야기도 한 번쯤 시간을 내어 함께 이야기 나눠보기도 볼 수 있었다.

우리 할아버지는 박병재 이고요.

할머니는 김순희랍니다.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그러니깐 증조할아버지는 박찬수.

할머니의 할머니, 증조할머니는 김을분이예요.

가족의 이름 가지치기로 함께 하면 우리 가족의 이름,

우리 가족의 구성원 아는 것도 아이에게 좋은 추억이며 되새김이 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