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준비는 되어 있다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울 준비는 되어 있다/에쿠니가오리, 소담주니어] 사랑에 관한 섬세함에 대하여...

 


 

에쿠니 가오리 저/김난주 역  | 소담출판사

책추천코드 #울준비는되어있다 #에쿠니가오리 #단편소설 #책추천 #오래두고픈책 #사랑

스무살 젊은 시절..
일본 작가들에 빠져 우리집에 가득 채워진 소설들...
그때 그 심정이 백 배는 이해되었기에 문체 하나 하나에 사랑과 열정이 고대로 묻어나 있었다.
거의 20년이 지난 지금. 다시금 읽게 되는 에쿠니 가오리의 [ 울 준비는 되어 있다 ]
다시 읽어보려하니 감회가 새롭기만 하다.
어렴풋이 맴돌던 사랑이란 단어에 의미가 이렇게 무수히 포함되는거구나 하고 말이다.
그러면서 스무살에 읽었던 그때와는 다른 느낌은 뭘까?
내 생활에 안정기를 접어들면서 그때 그랬지 하면서 회상할 수 있어서 좋다.
단어 하나 하나에, 문장 하나 하나에~ 찌릿한 감성.
오늘도 나는 그래서 책을 읽는다. 에쿠니가오리의 울 준비는 되어 있다.

에쿠니 가오리. 우리에게 잘 알려진 냉정과 열정 사이의 작가. 연애 소설을 대상으로 하는 아오키상을 수상한 작가 답게
에쿠니 가오리 특유의 사랑에 관한 섬세함이 그대로 묻어나 있다.
이번에 만나게 되는 울 준비는 되어 있다.
12편의 단편 소설 속 연애 감정이 연애세포를 돋게 하니 말이다.

 



 

<뒤죽박죽 비스킷>

"아아, 공기 좋다."
나는 그 순간, 해방된 기분이 들었다. 눈을 감아도 무수한 빛은 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환성도 음악 소리도 들렸지만, 그것들은 멀고 더 이상 귀에 거슬리지 않았다.
정수리가 뜨겁고, 나는 자신의 손발과 몸의 무게를 기분 좋은 것으로 느꼈다.
사소하고 현실적인 어떤 것으로.

 



 

표현 하나에서,  몸동작 하나에서 그대로 전해지는 에쿠니 가오리의   글들.
그래서 내가 그 감정을 그대로 느끼기에 충분했나 보다.
내가 그대로 흡수되듯이...

무엇 하나 유쾌한 일이 없었다. 아무것도.
아름답지도 푸근하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늘 생각나는 것은, 그 여름날의 일이다.
유난히 날씨가 좋았고, 내가 침울한 여자아이였다는 것.
정육점에서 일했던 기와무라 히로토.
보라색 립스틱.
엉뚱한 것만 믿는 열일곱 살짜리 여자애였다는 것.

이런 구절 들에서 바로 내가 그 여름날 회상할 수 있는 것들이 있어서 참 좋다.
아~내가 여름 날 이랬었는데 하면서 말이다.

울 준비는 되어 있다.
12편의 단편 소설 사랑에 관해 이야기 하며,
서로 다른 사랑이야기.
그래도 사랑하기에 우리가 옛추억으로 감싸안을 수 있나보다.

에쿠니 가오리만의 문장엔 바로 평범함 속에 다시 찾아꺼내보게 되는 맛이랄까?
작가 후기를 읽자하니 에쿠니가오리의 단편집에선 사탕 한 주머니라고 표현한 맛이랄까?
색깔도 모양도 크기도 맛도 다 달라도 저마다 다양한 기억을 안고 사는 것처럼 사랑의 무게 역시 다 다르고 다 다른 감정과도 같은 것!
설령 가슴 시린 아픔의 첫사랑이 생각이 나도, 그래 그랬었지 하면서 여유롭게 읽어 내려갔던 것처럼...
다시 되돌릴 수 있다면 젊은 날의 내 스무살로 함께 하고 싶다.
가끔은 여름날 장대비가 쏟아지는 한 여름날의 추억과도 같이... 에쿠니 가오리의 울 준비는 되어 있다와 함께...

 

 


[ 소담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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