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다음 집
상현 지음 / 고래인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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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는 태어난 순간부터, 독립을 목표로 살아가고 있는지 모릅니다. 부모, 형제와 함께 살던 집이라는 공간에서 시작해, 점차 나만의 공간을 꿈꾸게 되고, 운 좋은 사람들은 그 목적을 실현하게 되는 거죠.

혼자만의 공간, 즉 나만의 공간, 크든 작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꾸밀 수 있는 공간을 의미합니다. 어릴 때는 저만의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못했어요. 누군가와 함께 있는 것이 좋았거든요. 가족이 되었든, 친구가 되었든, 연인이 되었든 간에. 

생각해보니 이날 이때까지 저는 나만의 공간이 없었네요. 부모 & 형제와 살던 집, 대학 시절 살던 기숙사, 취업 후 살았던 언니의 신혼집, 그리고 결혼해 살았던 나의 신혼집, 그리고 지금의 4인 가족이 함께 살고 있는 집.

한국의 대표 가족 형태인 4인 가정을 이루었지만, 저는 독립을 꿈꿉니다. 아이들이 다 크고 나면 저만의 공간을, 제가 원하는 스타일로 꾸미고 싶어요. 작지만 알차게 말이죠. 

하지만, 사실 제가 독립을 꿈꾸는 가장 큰 이유는 밥밥밥에서 해방되고 싶은 마음 때문입니다. 요리에 자신이 없는 저는 잘하지도 못하면서 늘 끼니때마다 고민하고 고민은 넘어선 죄책감을 느끼곤 하거든요. 저 혼자라면 아무 때나, 그리고 아무것이나 먹어도 부담이 없을 것 같아요.

가끔 주말 오후, 근무를 하고 집에 들어선 순간, 아무도 없음을 확인하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답니다. ‘아~ 이 자유로움! 충분히 즐기고 싶다~!’라고 외치게 됩니다. 이제 중2인 아들이 조금만 더 크면 제게도 독립의 순간이 찾아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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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현 작가님의 에세이툰 <집, 다음 집>을 만났어요.
건축을 전공하고, 건축 설계를 하는 그이기에
집이라는 공간이 주는 의미가 남달랐을 것 같아요.
그가 들려주는 집, 나만의 공간에 관한 이야기,
함께 만나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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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0 아담한 방의 첫인상은 흡사 작은 큐브와 같았다. 당연히 불편함투성이었다. 그럼에도 좋았다. 어쩌면 크지 않아 더 좋았을지도 모른다. 온전한 나만의 시간, 어설프게 꾸려가는 살림, 다닥다닥 채워가는 추억,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p.70 문득 첫 자취를 했던 3평의 원룸이 떠올랐다. 사실 크게 다른 것은 없다. ‘아마 내가 변한 거겠지.’ 그럼에도 나를 품어줄 장소, 매일의 희망을 품게 될 장소, 처음의 설렘과 잔잔한 안도감이 동시에 일렁였다, 첫 출근, 파이팅.

✔️p.200 집 안 곳곳 띄엄띄엄 가만히 놓인 것들이 있다. 여행지의 기념품, 의미 없는 장식품, 소원해진 사물들, 딱히 쓸모가 있지는 않다. 가끔 눈에 톡톡 걸릴 뿐. 어떤 기억, 어떤 사람, 어떤 상상. 따라오는 어떤 감정. 멈추어 있는 오브제들은 각자의 시간을 머금고 있다. 

p.243 집은 꼭 소설 같은 존재란 걸. 어떤 인물들이 어떤 배경에서 어떤 서사를 이루는지에 따라 완전히 새로운 소설이 되듯, 집도 그 속에 담기는 사람과 놓일 땅과 짜임새가 다른 한, 무한히 달라질 수 있고 또 그래야만 한다는 것. 모두가 각각의 이야기를 담은 유일한 집에 살 수 있다면 보다 자연스럽고 평온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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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이야기가 담긴
나만의 집을 갖고 싶어요.

드레스룸은 꼭 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서재는 아니더라도
상현 작가님처럼 여유로운 책장을 갖춰 놓을래요.
나의 취향에 맞춰 채우고 비움을 반복할 생각이에요.

그리고 하얀 테이블을 햇살이 잘 드는 곳에 두고
대부분의 시간을 그 테이블에서 보내고 싶어요.
차도 마시고, 밥도 먹고, 책도 보고 글도 쓰면서.

언젠가 다가올 독립의 날을 꿈꾸며
나만의 공간을 구체화해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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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설계를 하다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게 된 작가가,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스무 곳이 넘는 집을 옮겨 다니며 축적해 온 ‘공간’에 대한 이야기다. 시간의 궤적 위에 오래되어 가는 공간을 어루만지는 가장 사려 깊은 손길을 만나 보자. _ 알라딘 책 소개 中

감사합니다~
@goraein
@goraebaetsok
@s.brother___book
@gbb_mom
#고래인 #고요한집 #솔직한집 #오롯한집 #나만의공간 #집다운집 #햇살같은책 #에세이 #공간 #건축 #브런치북출판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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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다음 집
상현 지음 / 고래인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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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는 태어난 순간부터,�독립을 목표로 살아가고 있는지 모릅니다.�부모,�형제와 함께 살던 집이라는 공간에서 시작해,�점차 나만의 공간을 꿈꾸게 되고,�운 좋은 사람들은 그 목적을 실현하게 되는 거죠.

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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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제주 올레를 만날 시간 - 제주 올레? 마흔에 올래?
안수진 지음 / 부크크(bookk)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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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제주 올레를 만날 시간/ 안수진/ 부크크/ 20257/ 137


p.9 혼자이고 싶지만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모순 속에서 올레를 걸었다. 혼자 또는 함께 걸으면서 더 분명하게 깨달았다. 인생에는 혼자 걸어야 할 순간이 있지만 결국 함께 걷는 사람을 통해 살아갈 힘을 얻는다는 것을 말이다.


이 책은 마흔이라는 시기에 만난 제주 올레를 통해 삶의 주체성을 회복하고 동행자들과의 관계 속에서 삶의 진짜 의미를 배워간 여정의 기록이다. _ 프롤로그


안수진 작가님께서는 마흔에 책을 가까이 하게 되고 제주 올레길을 만나 결국 본인의 경험담을 녹여낸 한 권의 책을 완성해 내셨네요. 저 또한 마흔에 책을 가까이 하게 되고, 매일 읽고 쓰며 살아가고 있지만, 뭔가 아쉬움이 남았었는데 이번 안수진 작가님의 에세이를 읽으며 그것이 무엇인지 알게 됩니다. 명확한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실천하는 행동력이 부족했다는 사실을 말이죠.


안수진 작가님의 <마흔, 제주 올레를 만날 시간>를 읽으며 명확한 목표 설정, 실현 가능한 계획 수립 및 실행력이 돋보이더라고요. 그녀가 올레를 걷기로 결심하며 세운 목표는 바로, ‘5년 안에 걸어서 제주 한 바퀴!’였습니다. 워킹맘인 그녀는 나를 찾는 시간이 필요했고, 그것을 실행한 장소로 제주 올레길을 선택합니다. 그리고 1년에 2~3번씩 휴가를 내고 올레를 걷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혼자, 이후에는 친구와 함께 또는 가족과 함께 그녀가 계획한 올레길을 걷고 또 걷습니다.


저는 이 부분 또한 그녀가 올레길을 완주할 수 있었던 현명한 방법이었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마 혼자 걷기만 했다면 중간에 포기할 수도 있었을 거예요. 그녀가 목표에 가닿을 수 있었던 것은 다양한 걷기의 방법을 시도한 것도 한몫했을 것 같아요. 그리고, 걷는 과정을 통해 그녀는 깨닫게 됩니다.


p.33 혼자 걷는 시간은 자연과 내가 하나 되는 시간이기도 했다. 오롯이 혼자 걸어야만 마주할 수 있는, 온전한 나와 만나는 시간. 이토록 조용히, 깊이, 나에게 집중한 순간은 처음이었다.


p.45 “길을 아는 것과 그 길을 걷는 것은 다르다.” 막상 걸어보면 머릿속으로 이해하고 상상했던 것과는 늘 다르다. 그 어떤 것도 걷는 당시의 느낌을 대신하지 못한다. 올레는 직접 걸어야만 진짜를 알게 되는 길이다.


p.59 이들에게 올레는 단순한 성취의 길이 아니라 삶 속에서 천천히 채워가는 일상의 행복이었다. 올레를 통해서 긍정의 기운을 받지만 이렇게 올레에 근무하시는 직원분들을 통해서도 긍정의 기운을 얻는다. 그러니 자연과 사람이 연결된 올레가 아름답지 않을 수 없다.


p.104 그렇게 우리는 함께 걸었다. 서로 다른 발걸음이지만 결국 같은 방향으로 나아갔다. 그 길 위에서 조금씩, 단단히, 진짜, 가족이 되어갔다.


헤세드의서재×부크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감사합니다. 


#제주 #올레 #걷기 #마흔 #서평단

#마흔제주올레를만날시간 #안수진 #부크크

#베스트셀러 #건강 #취미 #일상의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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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몸으로
김초엽 외 지음, 김이삭 옮김 / 래빗홀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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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역사는 몸의 역사이기도 하다.
언어 이전에 신체가 있었고,
환경에 변화하며 지금의 인류가 되었다.
그렇기에 우리는 몸이 없는 삶을 상상할 수 없다.

인간의 탄생은 정자와 난자의 만남으로 시작해
태아가 되어 어머니의 뱃속에서 자라 세상 밖으로 나온다.
그리고 신체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노화가 진행되고
결국 죽음을 맞이한다.

래빗홀의 한중SF단편선 <다시, 몸으로>는
이런 인간의 신체, 몸에 관한 여섯 작가의 이야기다.

핵심은 이렇다.
인간의 몸, 그러니까 신체가 없는 신인류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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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달고 미지근한 슬픔_ 김초엽
양봉업을 하며 삶을 이어가고 있는 단하. 매일 조금도 다를 게 없는 하루하루를 살고 있던 그녀 앞에 어느 날, 풋내기 침입자가 찾아온다. 그녀의 이름은 규은. 그녀는 단하가 자신을 초대했다고 주장하며, 대뜸 벌에 좀 쏘여봐도 되는지 묻는다. 규은은 곤충을 연구중으로 단하의 양봉장과 벌을 관찰할 수 있게 해달라고 제안한다. 수년간 타인을 만나지 않았던 단하이지만, 왠지 규은의 제안을 거절할 수 없었다. 두 사람은 그렇게 벌을 중심에 놓은 동거를 시작하게 된다.

2️⃣내일의 환영, 어제의 휘광_ 저우원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그속에서도 언어의 변화 속도가 눈에 띄게 빠르다. 급변하는 언어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하면 상대방과의 소통은 단절되고 만다. 그러나, 일부 어떤 인간들은 그 변화에 적응해 자유자재로 타인과의 소통이 가능한 사람이 있었다. 자신의 모어까지도 빠르게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

✔️p.86 언어는 과거를 가장 잘 전달하는 매개체였다. 자기 고향과 교육 수준, 희망과 동경, 기쁨과 후회가 무의식적으로 말하는 방식에 반영되곤 했다. 뉴런은 대뇌에서 기억의 장면을 편집하고, 기억은 인지와 자아를 빚어냇다. 바로 그 사이에서 언어는 만들어진다.

✔️p.106 일단은 먼저 잊어야 해요. 그래야 기억할 수 있거든요.

3️⃣네, 죽고 싶어요_ 김청귤
갑자기 꺼진 도로로 추락한 후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어느 공원에 반투명한 상태로 둥둥 떠 있었다. 공원에서 만난 고양이의 안내로 백중날에만 열리는 다방에 도착하게 되고, 그곳에는 인간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모습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그곳을 헤매던 중 자신과 같이 몸이 반투명해진 아이, 수이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자신과 수이, 은방울꽃의 관계를 차차 알아가게 되는데.

✔️p.156 어머? 보통 손님은 이곳에 못 들어오는데 어떻게 들어왔어요? 아하, 당신의 선의로 이곳의 문을 열 수 있었군요.

4️⃣난꽃의 역사_ 청장보
수문 거리에는 이상한 사람이라고 알려진 샤오즈 할머니, 천메이란이 있었다. 천메이란은 대나무를 엮으며 사당 지킴이로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 그녀는 곧 죽을 것을 예감하고 자신이 키우고 있는 샤오즈의 새로운 입양인을 수소문하게 된다. 그녀가 제시하는 입양인의 조건을 그랬다. 첫째, 온 가족이 신의향으로 이사를 갈 것. 둘재, 나중에 아이가 더 생기면, 딸 이름은 반드시 ‘천메이란’이라고 할 것. 그녀는 왜이런 조건을 제시했던 걸까?

✔️p.183 양바오주는 다행이라고 생각햇다. 천메이란은 대화하기 좋은 사람 같았다. 심지어 자기 할머니와 닮은 것 같기도 했다.

5️⃣철의 기록_ 천선란
✔️p.223 총감칩은 모두를 하나로, 신도시를 일구는 의식 없는 일꾼으로, 허영과 권위, 명예, 지배와 표출이라는 욕망에서 벗어난 소시민으로, 그리하여 인류를 신시민이라는 신도시의 주체로 태어나게 했지만, 단 하나로 통합할 수 없는 개인의 고유성은 한계의 차이를 발생시켰다.

6️⃣옥 다듬기_ 왕칸위
✔️p.264 이 제품에는 인공 지능 보조체인 ‘위’가 탑재되어 있고, 스마트 어시스턴트, 건강 모니터링, 감각조절, 지각 최적화, 감각 상호작용, 자율 성장 등의 기능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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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간을 결정짓는 것에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존재하지만, 무엇보다 고유한 특징이 새겨진 신체가 사라진다면? 또한, 욕망을 통제하려 모든 감정과 감각을 차단한다면? 그것을 살아 있는 삶이라 할 수 있을까?

과거가 있기에 현재의 내가 존재한다. 따라서 우리는 과거를 잊지 않으려 한다. 신체와 정신에 깃든 그 기록들을 말이다.
#래빗홀 #김초엽 #김청귤 #천선란 #저우원 #청장보 #왕칸위 #sf소설 #북클럽 #서평단 #북스타그램 #소설읽기 #소설추천
@rabbithole_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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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젓한 사람들 - 다정함을 넘어 책임지는 존재로
김지수 지음 / 양양하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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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데서 오는 설렘이 있다. 대한민국 대표 인터뷰어인 김지수 작가님은 나에게 설레는 대상이다. 이번 책 <의젓한 사람들>은 ‘의젓한 마음’과 ‘의젓한 인생’이라는 두 개의 챕터, 14명의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이것이야말로 안정감과 설렘이 동시에 구현된 인터뷰집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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