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연애는 모두의 관심사 marmmo fiction
장강명 외 지음 / 마름모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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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연애는 모두의 관심사/ 장강명 차무진 소향 정명섭/ 마름모/ 2025년 4월/ 244쪽

투란도트의 집_ 장강명
p.49 나는 스물아홉 살 남성이었기 때문에, 한 사람을 구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몰랐다. 기지를 부리고 저돌적으로 입을 맞추면 상대가 구해지는 줄 알았다. 하지만 세상에는 아내가 매일 술을 마시고 직장에서 만난 청년과 잠을 자면서 자신을 파괴해도, 그런 일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어도, 그저 기다리는 남자도 있다.

빛 너머로_ 차무진
p.118 아내를 피해서 작업 방에 갇혀 있을 이유도 없다. 이 팔찌를 차고 주문을 외우면 아내를 만질 수 있다. 대화도 가능할 것이다. 공노식 씨는 아내를 만나면 제일 먼저 아내 얼굴을 쓰다듬겠다고 생각했다.

포틀랜드 오피스텔_ 소향
p.142 조금씩 쌓여가던 죄책감은 엉뚱한 데서 폭발했다. 너처럼 팔자 좋은 데릴사위로 살고 싶다는 친구 녀석에게 불같이 화를 내고 연을 끊어버린 것이다. 농담임을 알고 있었는데도.
p.146 너에게는 어떤 말이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건 논리로 설명되지 않는 경험이었고, 초월적이고 종교적이기까지 했으며, 난생처음 겪는 일이었다.

침대와 거짓말_ 정명섭
p.183 남자는 그 순간 사랑에 빠진 거 같고, 여자는 남편이랑 아이들에게 외면받는다고 생각하던 상황이라 자연스럽게 가까워진 거지./ 서로 외로웠군.
p.209 본능이 이끄는 대로 사랑한 게 잘못이냐고./ 사랑을 하건 말건 상관은 없는데 자기들 좋으라고 애먼 사람을 죽이면 공화국에서는 총살감이에요, 총살감.

직장에서 직급이 세 단계가량 위인 여자 상사와 섹스 파트너가 된 남자(투란도트의 집)
지적 장애가 있는 아들의 성적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 애쓰는 어머니
자식을 위해 무법을 이용하는 어머니와 성직자 누나
그리고 죽은 아내를 보고 싶고 만지고 싶은 늙은 남자(빛 너머로)
미국 체류기간 중 잠시 만난 여성을 사랑하게 된 남자(포틀랜드 오피스텔)
북한에서 탈출한 오재민과 707 대테러부대 전역자 강민규
그들의 탐정사무소에 의뢰된 의문의 살인사건(침대와 거짓말)

제목에 ‘사랑’이 아니라 ‘연애’라고 쓰여 있다.
사랑과 연애는 다른 것이리라.
사랑한다고 연애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듯이
사랑하지 않는다고 연애가 되지 않는 것도 아니다.
또한, 사랑과 섹스 또한 무관할 수 있다는 것.

가만히 생각해보니,
사랑과 연애는 반드시 직결되는 것이 아니었다.

이들은 그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결혼이라는 것은 참 희한하다.
결혼을 통해 인간은 자신을 제대로 마주하는 것 같다.
이전에는 남들에게 그저 좋은 사람이고 싶었던 인간은
누군가와의 공동체생활을 통해 비로소 자신의 본능을 드러낸다.
자기 자신도 놀랄만큼 신선한 날 것의 자기자신.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상실감은 사람을 고장나게 만들며
그들에게 기이하고 초현실적인 행위를 하게 했다.
자신을 억누르고 있던 아내 집안에 대한 자격지심은
자신과 비슷한 듯 보이는 여성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사랑이라는 미명하에 누군가를 죽고 죽이는 사람들은
비로소 자신은 상대를 진정 사랑하지 않았음을 깨닫게 된다.

<폭싹 속았수다> 양관식이 화제다.
인간세계에 그런 지고지순한 사랑이 있다고?
양관식 역을 맡은 박해준은 몇 해 전,
<부부의 세계>에서 역대급 명대사를 남긴 바 있다.
“사랑에 빠진 게 죄는 아니잖아.”

나는 “수틀리면 빠꾸!”를 외치는 양관식보다
부부의 세계 속 이태오가 왠지 더 인간적이다.
부부라고, 부모라고 외롭지 않은 것은 아닌다.
인간은 본래 외로운 존재이며, 그것은 인간을 파괴하기도 한다.
뒤틀린 그 외로움이 불륜이라는 형태로 누군가를 덮치기도 한다.

300 멤버들과 모여 우리의 사랑, 연애 그리고 누군가의 불륜에 대해 이야기했다. 불륜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에서 벗어난 데가 있음.’이었다.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 도덕적이지 못하다는 의미였다. 결혼 후에도 사랑은 찾아올 수 있다. 그것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면, 기존 결혼생활을 정리하는 게 우선되어야만 한다. 두 사랑을 모두 거머쥘 수는 없다. 사랑과 결혼은 선택의 문제. 인생에 가장 현명한 선택이 필요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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