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어떻게 무너지는가 - 흔들리는 제국의 초상
이정민 지음 / 사이드웨이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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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소전략을 통해서 패권을 지켜나가려는 미국의 상황과 전략, 리스크를 오롯히 담아냈네요. 미국의 핵심 동맹국으로 남을 수밖에 없는 한국인들에게 꼭 필요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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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어떻게 무너지는가 - 흔들리는 제국의 초상
이정민 지음 / 사이드웨이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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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와 안보분야를 두루 거친 24년차 KBS기자인 저자 이정민님은 바이든 정부 초기인 2021년 여름부터 3년 동안 워싱턴DC에서 특파원으로 계셨군요.

초반에 나오는, 2기 트럼프 정부의 외교안보라인 중 전문성이 있다는 국방부 정책차관 엘브리지 콜비의 입각전인 2024년 인터뷰 부분부터 책에 확 매료되더군요.

저는 한국은 지정학적 위치는 물론 산업구조상 미국진영에서 중국을 분리해낼 때 필요한 꼭 파트너라서 계속 미국의 동맹일 수밖에 없고 동맹 내 지위를 높여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런 입장에 서다보니, 그간의 제 시야가 제국의 축소전략을 제대로 실행해내기 어려운 미국의 현실을 냉정하게 평가하지 못했다는 반성을 하며 완독했습니다.

국제정치와 안보분야 외에 경제적 구조와 국민들의 사회문화적 인식을 두루 포함하고 있고, 2기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정책들에 담긴 속내를 이해하는데 유용하네요. 이 시점에 한국인이 쓴 이 책이 나와줬다니 더 없이 적절한 타이밍이지요.

아직 미국과 이란은 종전협상 중이긴 하지만, 종전협상이 타결된다고 하더라도 미국은 이란의 핵개발에 대해서나 호르무즈 해협 내 통항에 대한 사실상의 지배력, 신정공화국 이란의 정체성과 서사 중 어떤 것도 박탈하지 못한 채로 전쟁을 종결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다면 결국은 이번 전쟁은 이란의 승리로 봐야겠지요.

세계각국은 아프가니스탄 철군과 러우전쟁에 대한 대응에 이어 다시 한 번 미국이 핵심지역 외에서의 힘의 공백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확인할겁니다.

본토에 준하는 관리지역인 베네수엘라에서의 성공에 취해 강한 서사를 지닌 국민국가인 이란을 비슷하게 무능화시켜놓고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에게 맡기고 중국 문제에 집중하려던 계획이 어그러진 상황이고, 지역 우호국들의 동요로 인해 페트로달러까지 균열을 낸 상황으로 보입니다.

이번 미국-이란 전쟁을 통해서 미국의 제재를 받는 국가들이 서로 협력해서 전쟁수행능력을 지원하고, 인근지역과 다른 지역에서 동시에 위기를 만들어내는 다중위기 전략이 성공했는데, 이미 군수창고가 꽤 비어버린 미국이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지. 별로 답이 없어 보입니다.

이번주에 시진핑이 북한을 국빈방문 했는데 무슨 이야기를 나눴을지 생각하다가 내년 대만 침공을 앞두고 그 때 국지적 도발과 핵위협으로 한국군과 주한미군을 붙잡아달라고 한 건 아닌지하는 상상도 하게 되더군요.

중국의 군사력 굴기와 미국 방산제조업의 참담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한국에서 자국 군함 건조는 안된다는 결정을 내리는 미국이 과연 중국에 대항할 수 있을지. 미국의 패권이 만든 질서가 워낙 공기처럼 공공재로 느껴지다보니 보니 동맹국들도 굳이 '악의 축' 국가들에 맞서서, 먼저 등을 기대며 도움을 청하기는 커녕 착취하고 협박하는 미국과 미국과 더 밀착할 이유를 느끼지도 못하고 있는데 말이지요.

트럼프의 반구 전략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캐나다의 앨버타주가 미국의 51번째 주로, 한국이 52번째 주로, 대만이 53번째 주로 가입을 신청할 정도가 되면 모를까 지금의 미국은 그런 동경의 대상도, 포용의 제국도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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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물건에 진심 - 오래된 것들을 고치는 동안, 나도 조금씩 고쳐졌다 진심 시리즈 1
박찬용 지음 / 어크로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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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과 공간 모두를 오래 지켜보면서 애정을 기울이며 함께 시간을 보내는 가치관을 지니고 살아가는 삶의 방식을 엿보기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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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물건에 진심 - 오래된 것들을 고치는 동안, 나도 조금씩 고쳐졌다 진심 시리즈 1
박찬용 지음 / 어크로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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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박찬용 작가님의 거의 모든 책을 읽었는데 이번에 <오래된 물건에 진심>이 나왔군요. 어크로스 출판사에서 ‘적당히가 불가능한 사람들의 전국 진심자랑’ 시리즈의 첫 권으로요.

예전에 쓰신 책들에서 저자가 얼마나 물건에 진심인지, 그 진심이 보통의 사람들이 인스타에 자랑하는 것과는 결이 다르다는 걸 알고 있어서 바로 사보게 되었습니다.

저도 골동품, 중고품을 좋아해서 여행을 가면 빈티지 상점이나 벼룩시장 구경을 꼭 넣고, 당근과 번개장터 알림 키워드가 꽉 차있는 사람이거든요.

읽으면서 새로운 물건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은 한국사회에서 오래된 물건, 중고품에 정신이 팔린 채로 살아가면서 겪었던 저자의 경험들에 담긴 위트와 페이소스에 공감했고, 기시감이 드는 에피소드들도 꽤 있어서 남의 일 같지 않았습니다.

물건과 공간 모두를 오래 지켜보며 애정을 기울이며 함께 시간을 보내는 가치관을 지니고 살아가는 삶에 대해 엿보기 좋습니다.

제가 지난주에 갔다가 감동받았던 목포 해양유물전시관에 대한 언급이 있어서 더 반가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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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절된 노동, 변형된 계급 - 울산 대공장 노동자의 생애와 노동운동, 2023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2023 ICAS 한국어 우수 학술도서 최우수 선정
유형근 지음 / 산지니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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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솥에 3회째 끓이는 사골국물 같은 주제라고 생각하지만 누군가 한 명이 오롯히 한 권으로 정리한 글로 읽고 싶었는데 읽고 보니 만족스럽습니다.

부산대 유형근 교수님께서 노동계급의 형성이 지역과 도시 차원의 중범위연구로 다루어져야 한다는데 주목해서, 2007년부터 약 15년 동안 잡아온 연구주제인 '1980년대부터 약 40년 동안의 울산 대공장(현대차와 현대중공업 중심)의 1세대 생산직 노동자들의 생애사를 교차해서 본 한국 노동계급의 형성과 변형 과정'을 담아내셨네요.

울산을 공업도시로 만들고자 한 계획이 간척사업을 통해 대자본가가 된 일본인 이케다 스케타다가 1930년대에 제안한 울산공업도시계획부터 시작하는 도입부도 매력적이었고요.

울산 대공장의 사내하청은 법원의 불법파견 판결에 이은 사내하청의 선별적 정규직 채용, 산업용 로봇 추가 구매, 정년퇴직자 재고용을 표방했지만 기간제 고용의 우회수단으로 보이는 촉탁직으로 바뀌긴 했고, 저자도 말미에 희망어린 기대를 표시했지만, 책 제목처럼 '분절된 노동, 변형된 계급'을 되돌리는 건 80세 노인을 청년으로 회춘시키는 것처럼 불가능에 가깝다는게 책을 덮으며 느낀 소감입니다.

이러한 노동시장의 이중화를 원청과 하청노조간 연대로 푸는게 불가능하다는 걸 깨달은 노동운동계에서 계속 요구해온 것이 '하청노조가 원청 사용자와 합법적으로 교섭할 수 있도록 원청의 사용자책임을 확대'하는 방법이었지요.

그게 '노란봉투법'이라는 네이밍으로 불법파업에 대한 조합원들의 책임의 개별화와 손배청구권 남용금지라는 소구력 높은 아이템에 편승했다고 욕을 먹긴 하지만, 사실 이 내용은 이미 '하청근로자의 근로조건을 원청 사용자가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한다면 노동조합법상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봤던 대법원 판례가 조문화된 것일 뿐입니다.

다만, 이미 기업별 노조와 정규직 중심의 노동조합이라는 경로의존성이 낳은 '분절된 노동, 변협된 계급'의 결과물들을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목격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법원 판례와 법령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이 과연 얼마나 확보될지 모르겠습니다.

외국기업에서 성과보상체계로 운용하는 RSU(양도제한조건부주식)은 회사와 노동자가 위험과 수익을 분담하는데 반해, 호황기에는 정률의 이윤을 분배받으면서, 불황기에 위험은 회사와 주주만 부담하고, 자신들의 고용안정성은 철저하게 지키겠다는 인센티브체계를 공정하다고 납득하기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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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쪽

(1990년대 중반) 노조 집행부의 교체 이후 이러한 직능자격 제도의 도입은 완전히 무산되었다. 노조가 조합원들 간의 개별 경쟁을 조장하면서 단결력을 약화시킨다는 이유로 도입을 반대했던 것이다. 직능자격제도 도입 무산은 이후 현대자동차의 임금체계가 내부노동시장에서의 숙련형성이나 직무가치에 대한 고려 없이 연공을 중심으로 한 비경쟁적 요소가 지배하게 된 중요한 분기점으로 평가할 수 있다(조형제, 2008)

271쪽

노동조합으로서는 생계비 원리에 기반한 임금 극대화의 전통적인 제도적 수단의 효력이 한계에 달한 상황에서 대안적인 수단을 보유하게 된 것이고, 사용자 측으로서는 임금과 경영성과의 연계를 보다 긴밀히 하고 목표 생산량 달성을 위한 유인책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성과배분제는 두 집단 간의 타협의 산물이었다.

324쪽

(2000년 체결된 현대차의) 완전고용보장합의는 정규직 노동자의 수량적 경직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조가 비정규직 사내하청 노동자의 수량적 유연성을 허용하기로 양보한 협약이었고, 이를 통해 그동안 암묵적으로 용인돼온 기업내 이중노동시장이 제도화되었다는 의미를 갖는다(주무현,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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