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 혁명 - 인체 원리에서 신약 개발까지, 바이오 시대를 이끄는 새로운 과학
김성훈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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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이력에서 느껴지는 놀라움에 ‘와우!’

쉽고 명료한 글쓰기에 ‘와우!’

단백질이 우리 사회의 폭넓은 영역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에 한 번 더 ‘와우!’

이 책을 읽는 내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단백질이라는 렌즈로 바라본 세상은 생각보다 훨씬 넓고, 훨씬 흥미롭다!"



유전자의 시대를 지나 이제는 바이오와 단백질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단백질 이야기. 소설책도 아닌데도 술술 읽히는, 신기하게도 손에서 놓기 힘든 과학 교양서 <<단백질 혁명>>을 소개한다.

이 책의 저자 김성훈 교수는 서울대학교에서 약학을, 카이스트에서 생명공학을, 브라운대학교에서 분자세포생물학을, MIT에서 생화학을 전공했다. 그는 암·면역·대사질환 등에 관여하는 신기능 단백질을 발굴하고, 세계적 학술지 <<셀(Cell)>>과 <<사이언스(Science)>> 등에 270여 편의 논문을 게재했다. 수백 건의 특허 출원과 다수의 기술 이전을 통해 기초 연구뿐 아니라 산업화에도 크게 기여한 인물로, 연구 경험과 통찰 모두에서 독보적인 이력을 지니고 있다.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된다.

<1장 생명의 두 번째 암호, 단백질>에서는 단백질이 과학계에서 차지하는 비중, 연구의 역사적 배경, 그리고 단백질의 정의와 역할을 소개한다.

"똑같은 유전체를 가지고 있는 생명도 환경이나 상황에 따라 매우 다른 형태와 생로병사의 길을 걷게 된다. 이런 차이를 만들어내는 가장 중요한 생체 물질이 무엇일까? 바로 단백질이다. 같은 유전자 구조를 가지고 있어도 단백질의 발현 양상에 따라 생명체의 모습과 생애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P.22-23)

P.22~23


단백질이 수행하는 다양한 기능은 깔끔한 도식과 함께 정리되어 있어 이해를 돕는다. (P.45)

<2장 생로병사의 비밀을 풀다>에서는 노화가 질병으로 분류되면서 건강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한다. 특히 단백질의 잘못된 접힘이 알츠하이머와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이는 노화로 인한 단백질 품질관리자 ‘샤페론’의 기능 저하와 깊은 관련이 있음을 설명한다. 과도한 스트레스를 피하고, 근력을 유지하며, 금주·금연, 마약 중독 예방 등 건강한 생활 습관이 단백질 구조 유지를 돕는 핵심임을 강조한다. 또한 스마트폰 과다 사용을 포함한 ‘도파민 중독’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행복을 추구하는 것의 중요성도 다룬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79쪽에 실린 ‘필로폰’의 기원 이야기다. 일본 다이닛폰제약이 1941년 ‘노동을 사랑한다’는 뜻의 그리스어 ‘philoponus’에서 이름을 따 신약을 출시했는데, 이 약은 전쟁 중 군인과 노동자의 피로를 줄이기 위해 쓰였다. 그러나 이는 결국 정상적인 뇌 보상 시스템을 무너뜨리는 마약 ‘필로폰’이었다.

<3장 음식에 담긴 단백질의 과학>에서는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다섯 번째 맛 ‘감칠맛’의 발견 과정을 다룬다. 다시마와 버섯에 풍부한 감칠맛은 사실 인간이 태어나기 전 양수와 모유에서 글루탐산(글루타메이트)에 노출되면서 이미 익숙해진 맛이었다. 또한 아미노산과 당이 열에 반응해 색과 향을 만들어내는 ‘마이야르 반응’이 음식의 풍미를 높이고, 단백질이 소화되기 쉬운 형태로 변하게 한다는 사실도 소개한다. 아울러 설탕 보다 더 단맛을 내는 두 개의 아미노산인 인공화합물 '아스파탐'이 콜라 뿐만 아니라 막걸리, 소주, 청주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되고 있고 발암가능물질 2B군이지만 현재의 섭취 수준에서는 안전하다고 판단되어 계속 사용되고 있다는 것도 놀라웠다.

<4장 사람을 살리는 약, 사람을 죽이는 약>에서는 인슐린과 탈리도마이드가 각각 사람을 살리기도, 해치기도 했던 역사를 조명한다. 비아그라가 원래 심장질환 치료제 후보였다가 발기부전 치료제로 성공한 사례, 당뇨 치료제 개발 과정에서 탄생한 비만 치료제 ‘위고비’ 등 약물의 의외의 변신도 흥미롭다. 이 밖에도 흰색 단백질 알부민, 범인을 잡는 보라색 화합물 등, 단백질과 아미노산이 다양한 영역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5장 바이오 혁신과 생명의 미래>에서는 단백질 공급을 위해 희생되는 가축들을 대체할 방안으로 ‘배양육’ 기술을 소개한다. 배양육의 제작 과정과 가능성, 그리고 인류 최초 혜성 탐사선 로제타가 혜성 67P 대기에서 아미노산 ‘글라이신’을 검출한 발견의 의미도 다룬다. 항체를 활용한 의학 연구, 뱀독 해독제 개발, 인공지능을 통한 단백질 구조 분석, 합성생물학이 미래 난제 해결에 기여할 가능성 등도 흥미롭게 전개된다.



책을 다 읽고 나니 과학의 매력을 다시금 느꼈고, 내 몸 뿐만 아니라 산업, 환경, 우주 탐사, 약학, 의학 등 방대한 분야에서 ‘열일’하는 단백질에 대해 더 깊이 공부하고 싶은 열정이 생겼다. 특히 각 장 마다 제시되는 연구의 핵심 내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인포그래픽과 QR코드 자료는 독자가 직접 연구 내용과 이슈를 확인하며 이해를 확장할 수 있게 해 주어 매우 유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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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지쳤을 뿐이에요
뎁 스몰렌스키 지음, 이상훈 옮김 / 책장속북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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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게 본인 인생에서 어떤 관계가 중요한지 물어보면 대부분 배우자, 자녀, 부모, 형제자매, 친구, 그리고 직장 상사나 동료의 이름을 떠올린다. 뇌와의 관계가 최우선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관계는 바로 자신의 뇌와 맺고 있는 관계다. 뇌의 반응을 조절하고 뇌를 건강한 상태로 유도하는 방식에 따라 다른 많은 중요한 관계가 영향을 받고, 더 나아가 긍정적이고 만족스러운 관계가 될 것인지, 아니면 부정적이고 불만족스러운 관계가 될 것인지 결정되기 때문이다." (p.146)

P.146

이 구절을 읽고, 나는 책을 읽기 시작하자마자 ‘아, 이건 지금의 나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구나’라는 확신이 들었다.



15년 동안 워킹맘으로서 직장과 가정을 오가며 다사다난한 날들을 보냈지만, 어느 날 갑자기 모든 것이 귀찮고, 생각도 감정도 무기력해지는 번아웃 증상이 찾아왔다. 결국 휴식이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휴직을 결정했고, 이 시기에 우연히 뎁 스몰렌스키의 《뇌가 지쳤을 뿐이에요》를 만나게 되었다. 놀랍게도 이 책에서 내 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을 발견했고, 반신반의하면서도 작가가 안내한 ‘멘탈 피트니스’ 방법을 하나씩 실천해 보기 시작했다.

저자 뎁 스몰렌스키는 개인의 업무 성과와 뇌 건강의 상관성을 깊이 연구해 온 전문가이자 강연자다. 조직 건강과 생산성 분야에서 다수의 자격을 취득했으며, 여러 기관에서 공식 인증을 받은 이력은 책에 대한 신뢰를 높인다.


1부 ‘우리 뇌에 멘탈 피트니스가 필요한 이유’에서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다양한 장애물을 제시한다.


그녀는 "인간은 자신의 장애물과 문제 대부분을 스스로 만들어낸다. 바로 우리가 스스로에게 들려주는 내면의 생각이나 감정, 이야기 때문이다."라고 말하며, 직장에서 흔히 겪는 내적 장애물(부정적 감정에 매몰, 자동 조종 모드, 방황하는 마음, 과거에 대한 집착, 무가치감, 불확실성으로 인한 마비, 직장 내 편견과 편향, 호기심 부족, 고정적 사고방식, 인지 왜곡)과 외적 장애물(휴대폰, 뉴스, SNS 같은 기술 기반 방해 요소, 까다로운 대화와 갈등 상황)을 짚어낸다.



장애물을 완전히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남는 선택지는 하나—이러한 현실 속에서도 뇌의 ‘연료탱크’에 에너지를 가득 채워 집중력과 생산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작가는 이를 위해 ‘브레인 온(Brain On)’ 에너지를 네 가지 유형—시커(Seeker), 서바이버(Survivor), 에너자이저(Energizer), 워리어(Warrior)—로 구분하며, 각 모드의 특징과 활용법을 설명한다. 독자가 능동적으로 자신의 상태를 점검하고 행동에 옮길 수 있도록, 각 장마다 <브레인 체크> 코너를 넣은 점도 인상적이었다.



4장에서는 에너자이저 모드를 유지하는 실질적인 방법을 다룬다.

강점에 집중하라!

"고객과 팀, 조직은 물론이고 궁극적으로 자기 삶에 진정한 변화를 가져오는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인식·자각하는 것이다. 직장에서 이를 명확하게 인식하면 자신에게 가장 성취감을 주는 프로젝트와 활동에 자신의 강점을 활용할 수 있고, 이는 다시 '에너자이저' 상태에 도달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p.78)

몰입은 웰빙을 끌어올린다.

몰입 상태를 경험하려면 감정적·사회적으로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 즉 ‘사보타주(sabotage)’를 관리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작가는 ‘SCARF’ 모델(지위, 확실성, 자율성, 관계성, 공정성)을 제시하며, 각 영역에서 뇌가 위협과 보상을 어떻게 느끼는지 이해하도록 돕는다. 몰입도가 높은 직원일수록 SCARF의 모든 영역에서 긍정적 보상을 경험하고, 반대로 몰입이 낮은 직원은 높은 수준의 위협을 느낀다고 한다.

5장 ‘내 에너지를 어디에 집중해야 할까?’에서는 ‘강점 기반 목표 설정’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최근 직장에서 달성 후 에너지가 충전된 경험을 떠올리고, 이를 기반으로 자신의 재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SMART(구체적, 측정 가능, 달성 가능, 현실적, 기한 있는) 목표를 세우도록 제안한다. 특히 저자는 "지속적으로 집중력을 유지하고 활력을 얻으려면, 목표 달성 과정에 자신의 강점을 반드시 통합해야 한다"(p.115)라는 핵심 메시지를 던진다.



‘더 똑똑한’ SMART-ER 접근법을 적용한 저자의 실제 사례를 읽으며, 나 또한 나만의 목표를 작성해 보았고, 그 과정에서 잃었던 에너지가 서서히 회복되는 것을 느꼈다.

7장 ‘멈춰버린 뇌를 다시 작동시키는 법’에서는 편도체 과활성으로 인한 불안, 동기 저하, 인간관계 문제를 해결하는 구체적 훈련법이 단계별로 제시된다.

8장에서는 ‘브레인 온’ 상태를 성과로 연결시키는 11가지 ‘브레인 부스터’ 팁을 제공한다.

1·2부가 개인의 멘탈 피트니스에 초점을 맞췄다면, 3부는 조직 차원의 적용법을 다룬다. 리더나 HR 부서 담당자라면 팀과 조직의 건강과 생산성을 높이는 실질적인 프로그램 설계에 참고할 만하다.

책 전반에서 느껴지는 것은, 저자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전문성과 경험을 아낌없이 녹여 독자를 돕고자 한다는 진심이다. 각 장의 마지막에 실린 <하이라이트 장면>은 읽은 내용을 간결하게 정리하면서도 뇌의 인지 부담을 덜어주는 세심한 배려다. 깔끔한 번역도 가독성을 높여서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번아웃으로 지친 나 같은 사람도 ‘브레인 온!’ 상태로 다시 나아갈 용기와 방법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언젠가, 우리의 뇌가 에너자이저 모드로 힘차게 작동하며 새로운 일상과 관계를 만들어 가는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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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과학 - 우리 아이를 위한 최소한의 지식
이연주 지음 / 북스힐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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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엄마와 놀면서 우리 주변에 얼마나 재미있는 과학과 수학이 숨어 있는지 알 수 있고, 많은 것에 호기심을 갖게 됩니다. 책을 통해 우연히 그 호기심이 풀린다면 이후에는 스스로 책을 찾을 겁니다. 그리고 학교 수업 시간에 그 이유를 배우게 되면 수업 시간이 즐거울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많은 엄마들이 과학과 수학은 어렵기 때문에 집에서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결론을 알려 주어야 한다면 그렇죠. 아이들에게 답을 주려 하지 말고, 궁금한 것이 더 많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p.5)

p.5

위의 글은 이연주 작가의 <<엄마의 과학>> 프롤로그의 일부다. 나는 이 책을 펼치는 순간, 그동안 ‘문과생 엄마’로서 내가 과학 공부에 접근했던 방식이 완전히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아이가 궁금한 것이 있을 때마다 책을 함께 찾아보거나, 기억 속 어설픈 지식을 끄집어내어 설명하거나, 인터넷 검색으로 얻은 정보를 열심히 읽어주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물론 그런 방법이 전혀 틀린 것은 아니지만, 이연주 작가가 제시한 방법은 더 현실적으로 적용 가능한 데다, 경험자다운 실용적인 조언이 담겨 있어 크게 공감하게 되었다.

"답을 알게 되면 아이들은 더 이상 궁금해하지 않습니다. 과학이 숨어 있는 요소에서 같이 신기해하고 발걸음을 멈추고 기다려주면 됩니다. 그리고 최대한 과장된 반응으로 같이 궁금해하시면 됩니다."(p.5)

p.5

작가는 일상에서 아이와 함께 맞닥뜨릴 수 있는 다양한 상황 속에서, 부모가 어떤 구체적인 질문을 던질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속에 숨어 있는 과학 원리를 어떻게 설명해 줄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어려운 과학 용어가 등장하기도 하지만, 지나치게 깊이 파고들지 않으면서도 학령별 눈높이에 맞춰 설명해 주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또, 더 깊이 알고 싶은 독자를 위해 ‘부록’에는 확장된 과학 원리와 배경 지식을 정리해 두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인상 깊었던 예시는, 놀이공원에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솜사탕 기계’에 관한 부분이었다.



"솜사탕은 무엇으로 만들어?"

"가서 직접 확인해 보자."

[중략]

"뜨거운 판에 설탕 가루가 닿으니까 녹나 봐."

"엄마, 설탕이 어떻게 실처럼 막 날아다녀?"

"자동차가 물 옆으로 지나가면 바퀴가 돌면서 물이 확 뿌려지지 저기 판도 돌고 있으니까 녹은 설탕이 공중으로 뿌려져 실처럼 되나 봐." (p.83)

처음 질문부터 아이가 하는 상황이 너무 바람직하게 느껴졌다. 외향적이고 말 많은 엄마인 나는 항상 먼저 질문하고 설명하기에 바빴으니...



사탕을 녹여 만든 게 솜사탕이겠거니 하며 무심코 지나쳤는데, 그 기계 안에 ‘구심력’을 활용한 비밀이 숨어 있었다니! 이제는 나도 솜사탕 기계를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할 것 같다. 아이와 함께 그 과학 원리를 이야기하며, 놀이 속에서 호기심을 키울 수 있을 테니까.



다음으로 인상깊은 소재는 '울산 반구대 암각화에 숨어 있는 7가지 과학 원리'였다. 암각화는 북쪽을 바라보고 있어 겨울에는 해를 거의 보지 못하고, 여름철 지는 해만 조금 받아 그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에 보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암각화 윗부분은 바위로 가려져 있고 암각화 부분은 비스듬하게 기울어져 있어 비를 거의 맞지 않는 구조로 되어 있기에 7000년 동안 훼손되지 않고 잘 보존될 수 있었다고 한다.




암각화를 보기 위해서 태양의 고도가 중요한 요소라는 것과 암각화 위의 바위가 단순히 비를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소리를 반사시켜주고 또 소리를 모아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또한 옛 사람들이 부력을 이용해서 고래를 잡을 수 있었다는 것도 암각화를 통해 알 수 있었다고 하니 놀랍다. 이러한 배경지식을 알고 떠난 여행과 그러니 못한 여행은 우리에게 얼마나 다르게 와닿을지 생각해보니 다시 한번 아는 만큼 궁금하고 아는 만큼 느낄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 책에는 이 밖에도 “붕어빵을 호호 불며 먹는 이유”, “인덕션 조리도구의 원리”, “야구에서 배우는 달콤한 스위트 스폿”, “입으로 분 풍선은 왜 하늘로 뜰까?”, “비가 오면 저절로 움직이는 자동차 와이퍼의 원리”, “오뚝이가 일어나는 이유” 등, 생활 속에서 과학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흥미로운 주제가 가득하다. 부엌 소재 14가지, 놀이터 소재 8가지, 미술관 소재 8가지, 여행 소재 18가지, 그리고 일상 속 소재 10가지까지 다양하게 담겨 있어, 부모가 두고두고 참고하며 아이와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기에 손색이 없다.

<<엄마의 과학>>은 ‘아이에게 과학을 가르쳐야 한다’는 부담을 내려놓게 해주는 책이다. 대신, 함께 놀고 함께 궁금해하며, 호기심을 대화로 이어가는 힘을 알려준다. 과학이 ‘공부’가 아니라 ‘생활의 즐거움’이 되는 경험을 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선물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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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수학 1 - 숨겨진 힘은 숫자에 있다 전설의 수학 1
김각 지음, 이창우 그림 / 킨더랜드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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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술의 짜릿한 모험 속에서 수학의 힘과 꾸준함의 가치를 함께 배우게 되는 어린이 수학 동화!"

이 책의 작가 김각은 책의 도입부 <작가의 말>에서 이렇게 고백한다.

"믿기 어렵겠지만,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다 진짜예요. 저는 청량리역 시계탑 아래에서 책을 펼쳐 놓고 파는 한 노인을 만났어요. (중략) 그중에서도 제 눈을 사로잡은 건 바로 <<오금희>>라는 고대 중국 내공 수련서였어요. 그 옛날 마취와 뇌수술까지 했다는 전설의 의사 화타가 썼다는 책이었죠. 저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그 책을 단돈 이천 원에 샀고, 집으로 가는 길에 결심했어요. 매일매일 수련해서 꼭 고수가 되겠다고요. (중략) 그때는 몰랐지만, 나중에 알았어요. 고수가 되는 비결은 '매일 조금씩이라도 하는 꾸준함'이라는 걸요. 그리고 그건 무술뿐 아니라 미술, 음악, 수학도 마찬가지예요. 날마다 조금씩 연습하고 공부하면, 언젠가는 분명 고수가 될 수 있을 거예요."

작가의 말 중에서..

작가는 어렸을 때부터 무술의 매력에 빠져 있었던 듯하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그런 매력적인 무술과 수학을 절묘하게 결합해, 어린이 독자들이 이야기 속 모험을 따라가며 자연스럽게 수학에 다가갈 수 있도록 흥미로운 서사를 만들어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체격도, 재능도, 끈기도 모두 평범한 학생 김동준이다. 어느 날 우연히 ‘박오일 수학학원’을 운영하는 박오일 선생님을 만나게 되고, 선생님에게 무술을 배우며 지루한 반복 훈련을 이어간다. 그러던 중 무술을 독점하려는 무리 ‘사도’와 마주치고, 공격을 받게 된다. 위기의 순간, 동준과 또래인 한서연이 나타나 동준을 구해주며, 그는 서연의 뛰어난 무술 실력에 놀라게 된다.


알고 보니 박오일 선생님은 과거 이름을 날린 무술 고수였다. 그는 10년 전, 라이벌이자 친구인 장사암과 무공 대결을 벌였으나 승부가 나지 않자, 10년 후 제자를 키워 다시 승부를 보기로 약속했던 것이다. 이후 박오일은 수학학원을 운영하며 제자를 양성하는 계획을 세웠고, 약속의 시간이 다가오자 동준은 그의 제자로서 장사암의 제자 대현과 맞붙게 된다. 이 결전에서 동준은 타고난 재능이 없어도 ‘수학과 무술을 꾸준히 갈고닦는 노력’이 얼마나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지를 온몸으로 증명해낸다.


동준이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들은 무술과 수학이 의외로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더 나아가 일상 속 체육활동에서도 수학적 사고가 실력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점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다. 생각해 보면, 우리가 즐기는 거의 모든 스포츠와 운동에는 물리와 수학의 원리가 숨어 있다.



<<전설의 수학 1편: 숨겨진 힘은 숫자에 있다>>에서는 특히 초등학교 3학년 수학에서 배우는 '도형', ‘분수’ 개념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이창우 일러스트레이터의 직관적이고 이해하기 쉬운 그림 덕분에 분수의 개념이 머릿속에 또렷하게 그려진다. 분수를 어려워하는 학생이라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또한 무협지에서 튀어나온 듯한 박진감 넘치는 무술 대결 장면은 읽는 재미를 배가시킨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동준이처럼 지극히 평범하다. 이 책은 그런 아이들에게 ‘매일의 작은 노력이 쌓이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며, 동시에 수학 개념을 탄탄히 다질 수 있도록 돕는 어린이 수학 동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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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빨용병단 2 : 4의 주사위 운빨용병단 2
운빨용병단 원작, 스토리박스 글, 김기수 그림 / 다산북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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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우리 초등 2학년 아들은 아직 직접 해보진 못했지만, <운빨용병단>은 2024년에 출시된 ‘운빨존많겜’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마왕이 쳐들어와 운빨 왕국을 지키기 위해 용병을 모집하는 우왕좌왕과 냥법사, 산적, 베인, 블롭, 킹 다이안의 모험담이 이어진다. 나는 1편을 읽지 않고 2편부터 보았는데도, 책 속 ‘새로운 영웅들을 위한 특별 지침서’와 ‘등장인물 소개’가 알차게 실려 있어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기에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



처음엔 게임 세계관을 다룬 이야기라, 아이가 책보다 게임에 더 관심을 가질까 걱정돼 권하기 망설여졌다. 하지만 막상 책을 본 아들은 게임이 아니라 책 속 캐릭터에 푹 빠져 이야기를 즐겼다. 등장인물의 개성과 대사에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고, 전투 장면에서는 눈을 반짝이며 페이지를 넘겼다. 항상 문고판 줄글 책만 읽게 할 수는 없으니, 특별한 휴일이나 쉬는 날 <운빨용병단> 같은 만화책을 읽는 것도 충분히 의미 있는 독서이자 휴식이라고 생각한다.


<운빨용병단 2편: 4의 주사위>에서는 베인과 블롭, 킹 다이안이라는 새로운 영웅들이 등장한다. 이야기는 우왕좌왕의 명령을 받고 영웅을 찾아 나선 냥법사와 산적의 시선으로 전개되며, 각각의 영웅들이 가진 특별한 재능이 드러난다. 독자는 귀여운 그림체로 표현된 캐릭터들과 함께, 일상에서 해본 적 있는 듯한 운빨 게임을 즐기며 위기를 극복하는 장면을 보게 된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다른 그림 찾기’와 ‘사다리 타기 게임’은 책 읽는 재미를 더해, 아이들이 더욱 몰입하게 만든다.




우리 아들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꼽은 장면은, 냥법사·산적·블롭·베인이 슬라임과 맞서 싸우는 전투였다. 캐릭터들의 기술과 전투 동작이 귀엽게 그려져 보는 재미가 있었고, 바로 그 장면에서 이 책의 제목인 ‘4의 주사위’의 의미가 드러난다. 그 비밀이 궁금하다면 책을 끝까지 읽어보길 권한다.



이처럼 <운빨용병단 2편>은 게임 대신 책으로 여가 시간을 보내고 싶은 초등학생 독자들에게 딱 맞는 작품이다. 가볍지만 흥미진진한 전개, 매력 넘치는 캐릭터, 그리고 직접 참여하는 듯한 부가 놀이 요소까지 갖춰, 읽는 내내 웃음과 호기심을 선사한다.

3편에서는 또 어떤 영웅이 운빨용병단에 합류할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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