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구절을 읽고, 나는 책을 읽기 시작하자마자 ‘아, 이건 지금의 나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구나’라는 확신이 들었다.

15년 동안 워킹맘으로서 직장과 가정을 오가며 다사다난한 날들을 보냈지만, 어느 날 갑자기 모든 것이 귀찮고, 생각도 감정도 무기력해지는 번아웃 증상이 찾아왔다. 결국 휴식이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휴직을 결정했고, 이 시기에 우연히 뎁 스몰렌스키의 《뇌가 지쳤을 뿐이에요》를 만나게 되었다. 놀랍게도 이 책에서 내 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을 발견했고, 반신반의하면서도 작가가 안내한 ‘멘탈 피트니스’ 방법을 하나씩 실천해 보기 시작했다.
저자 뎁 스몰렌스키는 개인의 업무 성과와 뇌 건강의 상관성을 깊이 연구해 온 전문가이자 강연자다. 조직 건강과 생산성 분야에서 다수의 자격을 취득했으며, 여러 기관에서 공식 인증을 받은 이력은 책에 대한 신뢰를 높인다.

1부 ‘우리 뇌에 멘탈 피트니스가 필요한 이유’에서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다양한 장애물을 제시한다.

그녀는 "인간은 자신의 장애물과 문제 대부분을 스스로 만들어낸다. 바로 우리가 스스로에게 들려주는 내면의 생각이나 감정, 이야기 때문이다."라고 말하며, 직장에서 흔히 겪는 내적 장애물(부정적 감정에 매몰, 자동 조종 모드, 방황하는 마음, 과거에 대한 집착, 무가치감, 불확실성으로 인한 마비, 직장 내 편견과 편향, 호기심 부족, 고정적 사고방식, 인지 왜곡)과 외적 장애물(휴대폰, 뉴스, SNS 같은 기술 기반 방해 요소, 까다로운 대화와 갈등 상황)을 짚어낸다.

장애물을 완전히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남는 선택지는 하나—이러한 현실 속에서도 뇌의 ‘연료탱크’에 에너지를 가득 채워 집중력과 생산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작가는 이를 위해 ‘브레인 온(Brain On)’ 에너지를 네 가지 유형—시커(Seeker), 서바이버(Survivor), 에너자이저(Energizer), 워리어(Warrior)—로 구분하며, 각 모드의 특징과 활용법을 설명한다. 독자가 능동적으로 자신의 상태를 점검하고 행동에 옮길 수 있도록, 각 장마다 <브레인 체크> 코너를 넣은 점도 인상적이었다.

4장에서는 에너자이저 모드를 유지하는 실질적인 방법을 다룬다.
강점에 집중하라!
"고객과 팀, 조직은 물론이고 궁극적으로 자기 삶에 진정한 변화를 가져오는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인식·자각하는 것이다. 직장에서 이를 명확하게 인식하면 자신에게 가장 성취감을 주는 프로젝트와 활동에 자신의 강점을 활용할 수 있고, 이는 다시 '에너자이저' 상태에 도달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p.78)
몰입은 웰빙을 끌어올린다.
몰입 상태를 경험하려면 감정적·사회적으로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 즉 ‘사보타주(sabotage)’를 관리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작가는 ‘SCARF’ 모델(지위, 확실성, 자율성, 관계성, 공정성)을 제시하며, 각 영역에서 뇌가 위협과 보상을 어떻게 느끼는지 이해하도록 돕는다. 몰입도가 높은 직원일수록 SCARF의 모든 영역에서 긍정적 보상을 경험하고, 반대로 몰입이 낮은 직원은 높은 수준의 위협을 느낀다고 한다.
5장 ‘내 에너지를 어디에 집중해야 할까?’에서는 ‘강점 기반 목표 설정’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최근 직장에서 달성 후 에너지가 충전된 경험을 떠올리고, 이를 기반으로 자신의 재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SMART(구체적, 측정 가능, 달성 가능, 현실적, 기한 있는) 목표를 세우도록 제안한다. 특히 저자는 "지속적으로 집중력을 유지하고 활력을 얻으려면, 목표 달성 과정에 자신의 강점을 반드시 통합해야 한다"(p.115)라는 핵심 메시지를 던진다.

‘더 똑똑한’ SMART-ER 접근법을 적용한 저자의 실제 사례를 읽으며, 나 또한 나만의 목표를 작성해 보았고, 그 과정에서 잃었던 에너지가 서서히 회복되는 것을 느꼈다.
7장 ‘멈춰버린 뇌를 다시 작동시키는 법’에서는 편도체 과활성으로 인한 불안, 동기 저하, 인간관계 문제를 해결하는 구체적 훈련법이 단계별로 제시된다.
8장에서는 ‘브레인 온’ 상태를 성과로 연결시키는 11가지 ‘브레인 부스터’ 팁을 제공한다.
1·2부가 개인의 멘탈 피트니스에 초점을 맞췄다면, 3부는 조직 차원의 적용법을 다룬다. 리더나 HR 부서 담당자라면 팀과 조직의 건강과 생산성을 높이는 실질적인 프로그램 설계에 참고할 만하다.
책 전반에서 느껴지는 것은, 저자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전문성과 경험을 아낌없이 녹여 독자를 돕고자 한다는 진심이다. 각 장의 마지막에 실린 <하이라이트 장면>은 읽은 내용을 간결하게 정리하면서도 뇌의 인지 부담을 덜어주는 세심한 배려다. 깔끔한 번역도 가독성을 높여서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번아웃으로 지친 나 같은 사람도 ‘브레인 온!’ 상태로 다시 나아갈 용기와 방법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언젠가, 우리의 뇌가 에너자이저 모드로 힘차게 작동하며 새로운 일상과 관계를 만들어 가는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