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 혁명 - 인체 원리에서 신약 개발까지, 바이오 시대를 이끄는 새로운 과학
김성훈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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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이력에서 느껴지는 놀라움에 ‘와우!’

쉽고 명료한 글쓰기에 ‘와우!’

단백질이 우리 사회의 폭넓은 영역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에 한 번 더 ‘와우!’

이 책을 읽는 내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단백질이라는 렌즈로 바라본 세상은 생각보다 훨씬 넓고, 훨씬 흥미롭다!"



유전자의 시대를 지나 이제는 바이오와 단백질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단백질 이야기. 소설책도 아닌데도 술술 읽히는, 신기하게도 손에서 놓기 힘든 과학 교양서 <<단백질 혁명>>을 소개한다.

이 책의 저자 김성훈 교수는 서울대학교에서 약학을, 카이스트에서 생명공학을, 브라운대학교에서 분자세포생물학을, MIT에서 생화학을 전공했다. 그는 암·면역·대사질환 등에 관여하는 신기능 단백질을 발굴하고, 세계적 학술지 <<셀(Cell)>>과 <<사이언스(Science)>> 등에 270여 편의 논문을 게재했다. 수백 건의 특허 출원과 다수의 기술 이전을 통해 기초 연구뿐 아니라 산업화에도 크게 기여한 인물로, 연구 경험과 통찰 모두에서 독보적인 이력을 지니고 있다.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된다.

<1장 생명의 두 번째 암호, 단백질>에서는 단백질이 과학계에서 차지하는 비중, 연구의 역사적 배경, 그리고 단백질의 정의와 역할을 소개한다.

"똑같은 유전체를 가지고 있는 생명도 환경이나 상황에 따라 매우 다른 형태와 생로병사의 길을 걷게 된다. 이런 차이를 만들어내는 가장 중요한 생체 물질이 무엇일까? 바로 단백질이다. 같은 유전자 구조를 가지고 있어도 단백질의 발현 양상에 따라 생명체의 모습과 생애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P.22-23)

P.22~23


단백질이 수행하는 다양한 기능은 깔끔한 도식과 함께 정리되어 있어 이해를 돕는다. (P.45)

<2장 생로병사의 비밀을 풀다>에서는 노화가 질병으로 분류되면서 건강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한다. 특히 단백질의 잘못된 접힘이 알츠하이머와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이는 노화로 인한 단백질 품질관리자 ‘샤페론’의 기능 저하와 깊은 관련이 있음을 설명한다. 과도한 스트레스를 피하고, 근력을 유지하며, 금주·금연, 마약 중독 예방 등 건강한 생활 습관이 단백질 구조 유지를 돕는 핵심임을 강조한다. 또한 스마트폰 과다 사용을 포함한 ‘도파민 중독’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행복을 추구하는 것의 중요성도 다룬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79쪽에 실린 ‘필로폰’의 기원 이야기다. 일본 다이닛폰제약이 1941년 ‘노동을 사랑한다’는 뜻의 그리스어 ‘philoponus’에서 이름을 따 신약을 출시했는데, 이 약은 전쟁 중 군인과 노동자의 피로를 줄이기 위해 쓰였다. 그러나 이는 결국 정상적인 뇌 보상 시스템을 무너뜨리는 마약 ‘필로폰’이었다.

<3장 음식에 담긴 단백질의 과학>에서는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다섯 번째 맛 ‘감칠맛’의 발견 과정을 다룬다. 다시마와 버섯에 풍부한 감칠맛은 사실 인간이 태어나기 전 양수와 모유에서 글루탐산(글루타메이트)에 노출되면서 이미 익숙해진 맛이었다. 또한 아미노산과 당이 열에 반응해 색과 향을 만들어내는 ‘마이야르 반응’이 음식의 풍미를 높이고, 단백질이 소화되기 쉬운 형태로 변하게 한다는 사실도 소개한다. 아울러 설탕 보다 더 단맛을 내는 두 개의 아미노산인 인공화합물 '아스파탐'이 콜라 뿐만 아니라 막걸리, 소주, 청주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되고 있고 발암가능물질 2B군이지만 현재의 섭취 수준에서는 안전하다고 판단되어 계속 사용되고 있다는 것도 놀라웠다.

<4장 사람을 살리는 약, 사람을 죽이는 약>에서는 인슐린과 탈리도마이드가 각각 사람을 살리기도, 해치기도 했던 역사를 조명한다. 비아그라가 원래 심장질환 치료제 후보였다가 발기부전 치료제로 성공한 사례, 당뇨 치료제 개발 과정에서 탄생한 비만 치료제 ‘위고비’ 등 약물의 의외의 변신도 흥미롭다. 이 밖에도 흰색 단백질 알부민, 범인을 잡는 보라색 화합물 등, 단백질과 아미노산이 다양한 영역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5장 바이오 혁신과 생명의 미래>에서는 단백질 공급을 위해 희생되는 가축들을 대체할 방안으로 ‘배양육’ 기술을 소개한다. 배양육의 제작 과정과 가능성, 그리고 인류 최초 혜성 탐사선 로제타가 혜성 67P 대기에서 아미노산 ‘글라이신’을 검출한 발견의 의미도 다룬다. 항체를 활용한 의학 연구, 뱀독 해독제 개발, 인공지능을 통한 단백질 구조 분석, 합성생물학이 미래 난제 해결에 기여할 가능성 등도 흥미롭게 전개된다.



책을 다 읽고 나니 과학의 매력을 다시금 느꼈고, 내 몸 뿐만 아니라 산업, 환경, 우주 탐사, 약학, 의학 등 방대한 분야에서 ‘열일’하는 단백질에 대해 더 깊이 공부하고 싶은 열정이 생겼다. 특히 각 장 마다 제시되는 연구의 핵심 내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인포그래픽과 QR코드 자료는 독자가 직접 연구 내용과 이슈를 확인하며 이해를 확장할 수 있게 해 주어 매우 유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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