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위한 찬란한 멸종 1 - 여섯 번째 대멸종과 사라진 털보관장 어린이를 위한 찬란한 멸종 1
우렁각시탈 지음, 신재미 스튜디오 그림, 이정모 감수, 『찬란한 멸종』 원작 / 다산어린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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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도 높은 교양 과학 만화 시리즈 《어린이를 위한 찬란한 멸종》을 만났다!


이 책은 이정모 관장님의 원작 <찬란한 멸종>을 바탕으로 어린이들을 위해 제작된 책이다. 원작인 <찬란한 멸종>은 인류가 사라진 2150년에서 시작해 지구가 태어난 46억 년 전까지 시간을 거꾸로 거슬러 오른다. 지구의 생명은 다섯 차례나 큰 위기를 겼었지만 그때마다 위기를 극복하고 더 찬란하게 진화하는 인류의 이야기를 다룬다.

<<어린이를 위한 찬란한 멸종>>에서는 인류가 여섯 번째 대멸종을 맞은 2040년, '털보관장' 이정모 관장님이 보낸 편지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실제로 이정모 관장님은 12년 동안 자연사박물관, 시립과학관, 국립과천과학관에서 '털보 관장'으로 일하였기에 이야기가 더욱 설득력있게 다가온다.



편지에서는 냉동 캡슐에 잠들어 있는 어린이 ‘자연이’가 언젠가 깨어나, 시간의 문을 넘어 인류가 사라진 이유를 독자들과 함께 밝혀내야 한다는 임무가 설명된다. 또한 털보관장님은 독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당부도 전한다.

"책 속에서 새로운 세계를 꿈꾸고, 그림을 그리며 미래를 그려 보는 힘이야말로 세상을 바꾸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과학자도, 예술가도, 발명가도 처음에는 모두 상상 속에서 출발했습니다. 여러분의 호기심과 상상은 지구가 다시 웃을 수 있게 하는 씨앗이 될 것입니다." (P.5)

p.5



이야기는 털보관장님을 찾으려는 두 어린이로부터 시작된다. 필호는 관장님을 만나기 위해 연구실을 찾았다가 냉동 캡슐 속 자연이를 만나게 되고, 미래에서 온 타임머신 기술로 인해 시공간을 넘어 캄브리아기로 가게 된다. 자연이가 준 시계 덕분에 필호는 각 시대를 이동하면서도 숨을 쉬고, 체온을 유지하며 안전하게 모험을 이어갈 수 있다.

독자들은 필호와 자연이와 함께 캄브리아기, 석탄기, 페름기를 여행하며, 실제로 그 시대에 살았던 생물들을 생생한 그림으로 만나게 된다. 또한, 생물들의 관점에서 쓰인 편지글을 통해 당시의 기후 변화, 멸종 사건, 생물의 특징 등을 더욱 생동감 있게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석탄기의 하늘을 지배했던 ‘메가네우라’의 시점에서 쓰인 일기를 통해, 당시 어떤 기후 환경 덕분에 메가네우라가 번성할 수 있었는지를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이야기 중간중간 등장하는 <멸종 생물 도감> 섹션에서는 각 시대를 대표하는 생물들에 대한 정보를 삽화와 함께 제공하여, 독자들이 멸종 생물에 대한 지식을 보다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필호와 자연이, 그리고 털보관장님이 캄브리아기, 석탄기, 페름기를 거치며 겪는 모험과 위기 상황은 유쾌하면서도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누구도 살아본 적 없는 시대, 실제로 본 적 없는 생물들이 등장하기에 다음 장면과 이야기의 전개가 더욱 궁금해지는 것이 이 책의 큰 매력이다.

이 책은 초등학생들이 읽은 후 과학 전시관을 방문한다면, 훨씬 더 몰입도 높고 알차게 과학관을 탐방할 수 있을 정도로 흥미진진하고 완성도 높은 과학 교양 입문서이다. 《어린이를 위한 찬란한 멸종》을 통해 어린이들은 단순히 과학 지식을 습득하는 것을 넘어, 지구가 처한 현실을 이해하고 지구의 미래가 우리 손에 달려 있다는 사명감까지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다산 어린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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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문해력 늘어 나라 3 여기는 문해력 늘어 나라 3
조은수 지음, 보람 그림 / 풀빛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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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제목과 부제가 찰떡같이 이 책의 성격을 요약하여 잘 드러낸다는 점이다. 책 표지에서 볼 수 있듯이 서당 위 지붕에서 한가롭게 선글라스를 끼고 있는 문어가 '언어유희'란 무엇인지를 잘 보여준다. 표지에서 볼 수 있듯 이 책의 진짜 제목은 "여기는 문해력 늘어나라"이지만 이야기 속 중요한 소재로 "문어 나라"가 등장한다. "문어 나라" 책으로 뜬구름 서당으로 가게 되고 그 곳에서 펼쳐지는 고사성어 캠프를 통해 이 책의 등장인물들은 잘 알지 못했던 고사성어를 배우게 되고 또 자기 생각을, 고사성어를 통해 표현해 보고 활용해 보며 문해력이 향상되고 책 읽기가 좋아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책과 그리 가깝지 않은 주인공 보라는 개학을 한 달 넘게 남겨두고 심심해한다. 엄마는 권장 도서를 읽어보는 게 어떠냐고 권하고 보라는 《홍길동전》과 《효녀 심청》을 건성으로 뒤적이며 이전에 방문했던 '문어 나라'의 소식을 궁금해한다. 책장 끝에 꽂아 둔 《문어 나라로 오세요》 책을 펼치자, 책으로 들어가는 문이 보였고 문지기 '기역' 씨를 만나 반갑게 인사를 한다. 뜬구름 잡는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지만 우연히 달팽이를 만나 뜬구름 서당에서 일 년에 딱 한 번 열리는 고사성어 캠프에 참여하게 되고 고사성어와 거리가 먼 '왕자'를 만나게 된다.

"어이, 가보라. 너도 장구 배우러 왔어?"

"깜짝이야! 너구나. 그 한 명이. 근데 장구라니? 고사성어 캠프에서 장구도 쳐?"

"여기 승승장구 캠프잖아. 장구 가르쳐 주는 캠프."

맙소사! 보라가 이마를 짚었어. 그것도 모르냐고 으스대는 듯한 왕자의 위풍당당한 표정에 보라는 한숨이 절로 나왔지. (p.17)

p.17



요즘 문해력이 많이 부족한 우리 초딩 친구를 보는 것 같은 기시감이 드는 캐릭터 '왕자' 가 몹시 귀엽다. 이야기는 더욱 흥미롭게도 보라가 가져간 책 《홍길동전》, 《효녀 심청》의 주인공 홍길동과 심청이가 책에서 나와 보라와 왕자와 함께 고사성어 캠프에 참여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홍길동과 심청에게 딱 어울리는 고사성어 '상부상조'와 '전화위복'이 퀴즈와 함께 제시되어서 홍길동과 심청의 이야기에 더 관심을 두고 읽게 된다.



이 밖에도 왕자를 도와주는 '열쇠 형제'의 등장으로 뜬구름 서당의 비밀 또한 밝혀지게 되는데….

고사성어 캠프의 과제를 하나씩 해결해 나가며 독자들은 자연스럽게 이 책에서 문맥에 맞게 제시되는 고사성어를 습득할 수 있게 된다. 왕자와 보라, 홍길동과 심청은 뜬구름 서당 훈장님의 가르침을 통해 상황에 맞게 주어진 고사성어의 의미를 스스로 깨치게 되고 더 나아가 일자무식인 왕자를 도와주고 또 진정한 조언을 건네주며 진정한 친구가 된다. 고사성어 캠프를 통해 보라는 옛날이야기 책을 읽는 것이 매우 재미있다는 것을 알게 되며 책을 펼치며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이야기를 읽어가며 독자들은 승승장구, 칠전팔기, 자포자기, 일취월장, 죽마고우, 금의환향, 산전수전, 등 최소 30개 이상의 고사성어를 만나게 되는데 모두 흔히 쓰이는 꼭 알아야 할 유용한 고사성어이다. 이야기를 읽어가며 주인공들과 상호작용을 하며 퀴즈를 풀 수 있어서 배운 내용을 확인할 수 있고 우리 주변의 보통 초등학생과 같은 주인공들과 함께 과제를 해결해 보는 경험도 할 수 있어서 유의미한 독서 경험을 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여기는 문해력 늘어나라> 시리즈의 캐릭터들이 너무 매력적이고 또 이야기 구성도 신선해서 이 시리즈의 다른 책들도 만나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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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부자의 조건 꿈터 어린이 52
박현숙 지음, 노은주 그림 / 꿈터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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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상에 우리 아이들은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세상을 살고 있지만 그 풍요와 여유로움에서 오는 고민들도 많아진 것 같다. 갖고 싶은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것이 당연한 우리 아이들! 돈은 이미 아이들의 삶에 스며들어 돈이 있어야 장난감을 살 수 있고 음식도 살 수 있고 학원에서 공부도 할 수 있으며 친구들과 놀이 공원에도 갈 수 있다는 것을 자연스레 알게 된다. 그러나 돈을 가지고 어떻게 하면 현명한 소비를 하고 또 의미 있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지에 대해서는 고민할 여유가 많이 없는 것 같다. 이런 측면에서 박현숙 작가의 책 <<완벽한 부자의 조건>>은 우리 초등 아이들에게 부자란 무엇인지 또 어떻게 돈을 모으고 소비해야 하는 것이 좋을지 생각해 보게 하는 좋은 동화책인 것 같다.




호철이의 꿈은 지구에 사는 열 살 아이 중에서 가장 부자가 되는 것이다. 그 이유는 엄마가 해준 맛있는 튀김을 먹으며 우연히 본 티비 프로그램에서 아프리카 어딘가에 사는 아기가 먹지 못해서 울 힘도 없어서 울지 못하는 아기를 보고 부자가 되어 그 아기를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에서였다. 이런 호철이의 꿈을 친구들은 다소 냉소적으로 장난스럽게 받아들인다. 하지만 누구보다 꿈에 대해 진심인 호철이는 돈이 많다고 생각되는 이모부에게 전화해서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을지 조언을 구한다. 이모부는 호철이에게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집에서 집안일을 하고 돈을 모아보라고 조언해 준다. 호철이는 집에서 설거지를 하고 청소기를 돌리고 바닥닦기를 해서 하루에 총 2,500원씩을 벌 수 있게 되었다. 호철이는 이렇게 매일 집안일을 하며 돈을 모으는 것이 쉽지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또 딸기마켓에서 집에서 쓰지 않는 물건을 되팔기도 하며 돈을 모은다. 이러던 중 친구들은 호철이의 속도 모르고 '햄꼬치'를 먹으러 가자고 하고 햄꼬치를 먹고 난 후 호철이는 모아둔 돈이 줄어든 것을 보게 된다. 호철이는 이렇게 사고 싶은 것을 사면 부자가 될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을 하고 이모부에게 진지하게 질문을 한다.

"어떻게 하면 돈 쓰고 싶은 걸 참을 수가 있어요? 이모부는 돈 쓰고 싶은 걸 참고 부자가 되었어요?"

(중략)

"음. 무턱대고 돈을 안 쓰고 모으기는 힘들지? 정확한 목표를 정해야 쓸데없는 곳에 돈을 안 쓰게 되는 거야. 호철이 네가 부자가 되면 꼭 하고 싶은 걸 생각해 봐." (중략) "지금 당장 제일 멋진 공책이나 수첩을 사. 그리고 거기에 부자가 되면 하고 싶은 것, 진짜진짜 하고 싶은 걸 써. 그리고 그걸 매일 하루에 두 번씩 읽어봐. 알았지?"(p.44)


호철이는 제일 멋지게 생긴 공책을 사서 부자가 되고 싶은 이유를 썼고 고민 끝에 마지막에 "햄꼬치 실컷 사 먹기"를 추가했다. 진중하게 고민하며 또박또박 이유를 써 내려가는 호철이의 모습을 상상해 보니 나도 모르게 엄마 미소가 지어진다. 호철이가 마지막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적어 내려가며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을까? 또박또박 힘주어 써 내려간 '아프리카 사는 아기 도와주기'라는 대의에 덧붙여 다소 소심하게 써내려 간 "햄꼬치 실컷 사 먹기."

삽화를 통해 호철이의 고민하는 마음까지 공감할 수 있다.




호철이의 지구에서 사는 열살 중에 가장 부자되기 프로젝트는 계속 진행되고 도중에 새로 나온 만화책 보러가기, 친구의 생일파티에 초대 받아 선물을 사서 가야하는 일 등 여러가지 장애물(?)을 마주하게 되는데 호철이는 이런 장애물에 맞서 슬기롭게 대처해 가며 진정한 부자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된다.




박현숙 작가의 책을 아이와 함께 읽을 때마다 느끼는 바지만 작가님의 책은 우리 아이들을 끌어들이는 흡입력이 있는 것 같다. 책에서 던져주는 화두, 소재, 갈등 요소 모두 아이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며 아이들이 고민해 볼 법한 이슈를 동화속에 녹여서 보다 쉽게 독자들에게 다가가는 것이 매력이다. 어른들 또한 이 책을 읽으며 나를 행복하게 할 수 있는 것이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음을 공감하며 진정한 부자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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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수학 4컷 만화 - 수학사를 뒤흔든 결정적 한마디 자음과모음 청소년수학과학 6
이인진 지음, 주영휘 그림 / 자음과모음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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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고 복잡하지만 꼭 배워야 하는 수학!

그 시작이 4컷 만화로 시작되는 "수학사를 뒤흔든 결정적 한마디"에서 시작된다면 수학에 관한 관심과 호기심이 커지고 결국 수학을 더 좋아하고 더 잘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으로 만난 자음과 모음 출판사의 <<한 줄 수학, 4컷 만화>>는 수학이 모두에게 만만해지는 세상을 꿈꾸는 16년차 고등학교 수학 교사 이인진 선생님의 글과 세상에 감동을 주는 작가를 꿈꾸는 주영휘 작가의 그림으로 만들어진 책이다.

*라이프니츠의 한 줄 수학 : 본질을 담은 기호는 수고를 덜어 낸다

미적분의 진짜 발명자는? 뉴턴 vs. 라이프니츠



4컷 만화로 독자들은 라이프니츠가 미적분의 진짜 발명자로 여겨지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영국의 물리학자 뉴턴이 독일의 수학자 고트프리트 빌헬름 라이프니츠보다 미적분학을 먼저 발명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라이프니츠는 패배에 괴로워하다가 쓸쓸하게 생을 마쳤다고 한다. 그런데 4컷 만화에서는 라이프니츠가 승리하고 뉴턴이 패한 것으로 묘사가 되었는데.. 어찌된 일일까?

우리가 고등학교에서는 미적분학 자체를 이해하고 문제 풀이에 적용하느랴 바빠서 미처 몰랐던 미적분학의 근본이 누구로부터 파생된 것인지에 관한 논쟁이 아주 흥미진진하다. 두 학자는 또한 미적분학을 만든 동기도 다르고 미적분 표기 방식도 다르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가 현재 교과서에서 접하는 미적분, 극대, 극소 기호와 표기 방식은 실은 라이프니츠가 처음 고안해 낸 것이고 이는 라이프니츠가 수학이 쉽게 쓰이는 대중적인 학문이기를 열망했기에 직관적으로 이해되는 기호가 탄생하여 지금까지 널리 쓰인다고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위의 4컷 만화에서 본 것처럼 대중들이 결국 '라이프니츠'의 손을 들어 승리를 안겨준 것이 될 수 있겠다.



학창 시절 뉴턴과 라이프니츠의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함께 미적분학을 공부했다면 조금 더 재미있게 수학을 공부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헌신적인 간호사로 잘 알려진 '나이팅게일'이 실제로는 "숫자에 밝은 통계학자이자 유능한 행정가"에 가까웠다는 사실 또한 나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나이팅게일의 한 줄 수학 : "통계로 신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다" (p.89)

나이팅게일은 크림전쟁시기에 국방부 장관의 요청으로 38명의 수녀들을 이끌고 스쿠타리 야전 병원으로 향했다고 한다. 그곳에서 전쟁에서 부상을 입고 죽는 군인보다 전염병에 걸려 죽는 군인이 더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정확한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 나이팅게일은 모든 변인들을 데이터화 하여 분석하고 그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시각화하여 마침내 고위 공무원들과 정치인들을 설득하여 야전 병원이 더욱 위생적일 수 있도록 물리적, 재정적 지원을 받는데 성공한다.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이 오늘날 우리가 흔히 보는 '인포그래픽'의 수준과 거의 차이가 없는 '장미 도표'이다. 한 눈에 봐도 파란색 영역이 눈에 띄며 병원의 위생 상태만 개선해도 사망률을 줄일 수 있음을 시각적으로 효과적으로 보여준다. 1850년에 이런 아이디어를 가지고 또 실용적인 도표를 제작할 수 있었다는 것이 놀랍다.


"'백의의 천사', '등불을 든 여인'이라는 수식어는 나이팅게일을 설명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데이터로 문제를 파악해 사람들에게 알기 쉽게 전달하고, 비효율적인 시스템을 갈아엎어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개혁가. 이것이 나이팅게일의 진짜 모습에 가깝다. 나이팅게일의 삶은 수학이, 특히 통계학이 현실의 문제를 선명히 바라볼 수 있게 하고 사회 전반을 개선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p.95)

p.95

이 밖에도 수학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들(데카르트, 페르마, 에라토스테네스, 피보나치, 카르다노, 푸앵카레, 튜링, 아르키메데스, 탈레스, 오일러, 괴델, 가우스, 디오판토스, 케플러, 캐서린, 유클리드, 플라톤, 피타고라스, 히파티아, 네이피어, 제르맹, 칸토어, 로바쳅스키)의 결정적 한마디와 관련 일화가 흥미진진하게 소개된다.

저자인 이인진 선생님이 들어가는 글에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 학생들도 또 어른들도 "수학자들의 말과 재미있는 뒷이야기를 통해 고대부터 현대까지 역동적으로 변화해 온 수학을 함께 관찰해 본다면 수학이 좀 더 친근하게 느껴지지 않을까?"(p.7)라는 말과 함께 책 내용을 곱씹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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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앉는 게 아니라 깊어지는 거야 - 아는 만큼 편안해지는 심리학
신고은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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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힘들 때 나는 철학책이나 심리학 책을 본다. 읽다 보면 참 신기하게도 저자가 나의 상황에 딱 맞는 의미심장한 조언을 해주는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며 내 마음을 다잡는 데 도움이 될 때가 많았다. 《가라앉는 게 아니라 깊어지는 거야》를 읽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남편과 다투고 이어진 냉전이 한창일 때 남편이란 사람을 더 잘 이해하게 된 파트를 이 책에서 마주하게 되었다.


<세상에 나쁜 성격은 없다 : 성격 5요인 이론>

성격 5요인인 신경성, 외향성, 우호성, 개방성, 성실성에 대해 다룬 이 장에서 나는 나와 남편이 다툰 상황에서 우리가 '우호성'부분에서 서로 많이 다름을 알게 되었다. 나는 우호적인 사람인 데다 외향적이고 남편은 우호성이 낮은 사람이며 내향적이다.

"우호성이 낮은 사람은 공감 능력이 부족하고 개인적이며 적대적인 것처럼 보인다. 대신 공사 구분이 철저하고 감정이 태도가 되지 않는다. 정말 중요한 상황에서는 우호성이 낮은 사람이 현실적이고 객관적인 답을 내리기도 한다. 무엇보다 그들은 웬만해서는 당하지 않는다. 인간미가 없게 보일 뿐, 각박한 현실을 살아가는 데 굉장히 유리한 성격이다. 우호성이 높은 사람은 모든 관계가 우호적이지 않다는 것을 인지하고, 관계 안에서도 자신을 지킬 수 있게 노력해야 하며, 우호적이지 않은 사람은 조금 더 다가가며 관계를 통해 따뜻함을 경험해 보는 것이 좋다." (P.137-138)

p.137-138


이 부분을 읽고 나는 우리 부부의 다툼 양상이 우리의 성격적인 차이에서 비롯되었음을 이해할 수 있었고 남편의 비우호적인 면을 부정적인 시선에서만 바라봤는데 어쩌면 남편의 비 우호성에 대한 나의 편견이 부부 사이의 갈등을 부채질하는데 일조하지 않았을까 하고 나를 되돌아보게 되었다. 저자의 조언이 나에게 참으로 시의적절하게 다가왔다.




두 번째로 나에게 와닿은 장은 <이제는 당신의 불행을 기도하지 않는다 : 자아 고갈 이론>이었다.



저자와 마찬가지로 나도 직장에서 대하기 어려운 선배가 있었다. 너무나 경력도 나이도 나보다 많은 선배였기에 다가가기도 어렵고 또 일과 관련된 측면에서 그분의 고집을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그분과 파트너가 되어 3년 동안 함께 일하며, 나는 내 몸과 정신이 이상해진 것을 깨닫게 되었고 더 이상 그분과 일할 수 없을 것 같아서 휴직을 신청했다. 정말 신기하게도 이 책의 저자가 겪은 것처럼 나도 그 전과는 다르게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화가 많아지고 짜증도 많아졌다. 3년 동안 그 선배에 대한 불만과 원망, 속상함은 말할 것도 없이 쌓여만 갔다. 이런 나에게 저자는 이 장에서 '자아 고갈 이론'을 설명하며 마치 나를 토닥이며 조언을 해주는 것처럼 느껴졌다.

"불행을 바라는 마음을 걷어내자. 그는 이미 불행 가운데 있기 때문이다. 그가 주는 상처는 불행을 받아야 할 업보가 아닌 불행으로 드러난 결과물이다. 안타깝게도 불똥이 나에게 튀어버린 것일 뿐이다. 물론 불행한 삶을 산다고 그들의 잘못을 정당화하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나를 위해 이해하자는 것이다. (중략) 누군가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을 때 원망 대신 이렇게 생각해 보자. 저 사람 견뎌내고 있구나."(p.156)

p.156

"저 사람 견뎌내고 있구나." 이 부분을 읽는 순간 그 선배에 대한 나의 분노와 원망이 다소 사그라드는 것을 느꼈다.

그렇다. 회사에서 나의 에너지가 모두 소진되어 상황을 통제할 힘을 잃었던 경험이 떠오르며 어쩌면 그 선배의 삶에서도 에너지 소진에 따른 통제력 상실이 그 나이에는 너무도 유치하지만 어쩔 수 없이 자기 생각만 고집하는 아집과 배려 없는 삶으로 발현된 것이 아닐까? 진실이 중요하진 않다. 그냥 그렇게 믿기로 했다. 그래야 내년에 복직해서 또 그 선배를 만나도 나 자신을 지킬 수 있을 것 같기에….

이 밖에도 저자는 비합리적 신념, 카멜레온 효과, 조망 수용 능력, 애착 이론, 자존감, 자이가르닉 효과, 인지적 오류, 형평 이론, 정화가설, 사회 비교 이론, 귀인 이론, 자기 충족적 예언 등을 포함한 44개의 심리학 이론을 일상에서 우리가 마주할 수 있는 상황이나 저자의 경험담을 통해 재치 있게 풀어낸다. 저자는 심리학 이론을 어렵지 않게 간결하게 내용을 전달하면서도 그 이론이 우리 삶에 어떤 의미를 가지고 우리가 어떤 방향의 삶을 살아가면 좋은 지에 관해서 깊은 울림의 메시지도 건네준다.




이 책의 저자, 신고은 작가는 《가라앉는 게 아니라 깊어지는 거야》가 《잘하고 싶어서 자꾸만 애썼던 너에게》의 개정판임을 밝히며 아직 가닿지 않은 당신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로 남으려고 새 옷을 입었다고 말한다. 정말 나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로 남으려고 이 책이 나에게 온 것 같은 착각도 해본다.

여러분도 이 책의 부제 "아는 만큼 편안해지는 심리학"처럼 이 책을 읽고 나면 아는 만큼 마음이 편안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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