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사람 견뎌내고 있구나." 이 부분을 읽는 순간 그 선배에 대한 나의 분노와 원망이 다소 사그라드는 것을 느꼈다.
그렇다. 회사에서 나의 에너지가 모두 소진되어 상황을 통제할 힘을 잃었던 경험이 떠오르며 어쩌면 그 선배의 삶에서도 에너지 소진에 따른 통제력 상실이 그 나이에는 너무도 유치하지만 어쩔 수 없이 자기 생각만 고집하는 아집과 배려 없는 삶으로 발현된 것이 아닐까? 진실이 중요하진 않다. 그냥 그렇게 믿기로 했다. 그래야 내년에 복직해서 또 그 선배를 만나도 나 자신을 지킬 수 있을 것 같기에….
이 밖에도 저자는 비합리적 신념, 카멜레온 효과, 조망 수용 능력, 애착 이론, 자존감, 자이가르닉 효과, 인지적 오류, 형평 이론, 정화가설, 사회 비교 이론, 귀인 이론, 자기 충족적 예언 등을 포함한 44개의 심리학 이론을 일상에서 우리가 마주할 수 있는 상황이나 저자의 경험담을 통해 재치 있게 풀어낸다. 저자는 심리학 이론을 어렵지 않게 간결하게 내용을 전달하면서도 그 이론이 우리 삶에 어떤 의미를 가지고 우리가 어떤 방향의 삶을 살아가면 좋은 지에 관해서 깊은 울림의 메시지도 건네준다.


이 책의 저자, 신고은 작가는 《가라앉는 게 아니라 깊어지는 거야》가 《잘하고 싶어서 자꾸만 애썼던 너에게》의 개정판임을 밝히며 아직 가닿지 않은 당신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로 남으려고 새 옷을 입었다고 말한다. 정말 나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로 남으려고 이 책이 나에게 온 것 같은 착각도 해본다.
여러분도 이 책의 부제 "아는 만큼 편안해지는 심리학"처럼 이 책을 읽고 나면 아는 만큼 마음이 편안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