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속마음, 심리학자들의 명언 700 - 한권으로 인간 심리세계를 통찰하는 심리학 여행서
김태현 지음 / 리텍콘텐츠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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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은 인간 본성의 특성과 그로 인해 나타나는 특징을 구분하며 원인을 파악하여 깨달음에 도달하는 일종의 종교이자, 치료연구이다. 적어도 내가 알고 있는 심리학은 그러하다.

이 책은 다섯까지의 심리학을 구분하고 나를 판단하고 타인을 판단하는 기술을 알려주는 책이다. 그런데 굳이 그렇게 분류했을 뿐 의미는 크지 않다. 거짓말과 같은 인간의 본능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또 어떻게 다스리면 좋은지에 관한 일종의 잠언과도 같은 설명을 한다.


141. 거짓말은 상대방이 자신을 속여도 된다고 동의하지 않았고, 거짓말을 사는 사람 역시 거짓말을 하겠다고 사전에 밝히지 않았을 때 성립된다.


p.71

대부분의 거짓말은 의도하지 않은 채, 저지른다. 라는 얘기인데 개인적으로 어느 정도 동의한다. 사람이 거짓말을 하게 되는 이유를 꼽자면 자신에게 돌아올 불이익에 대해 두려움 때문일 것이다. 어떤 상황에 놓이면 그 두려움에 거짓말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258. 인류에게 있어서 죽음은 축복이다. 죽음이 없으면 진정한 발전도 없다. 만약 우리가 영원한 삶을 살게 된다면 젊은 이들의 노력과 성과를 인정하지 않고 그들의 의욕을 꺾을 뿐만 아니라 창조적으로 살려는 자극조차 받지 못하게 될 것이다.

P.117


충격이다. 내가 아는 사람은 자신이 내세에 영원한 삶을 누릴 것이라 믿고 살아간다. 그는 이 세상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기에 고통, 슬픔, 괴로움, 죽음마저도 현생을 압도할 수 없다고 믿는다. 부를 축적할 필요도 늘릴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이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인가? 인간이 꿈꾸는 세상과 살아가는 세상은 너무나도 거리가 먼 것 같다. 저 멀리 하늘 위에 목성과 토성이 나란히 있어도 결코 건너갈 수 없듯이 말이다.


457. 우울할 때는 높은 목표를 바라보는 것을 멈추고, 본인이 아주 기본적인 것을 하고 있는지 점검하라.

p. 198


기본적인 것을 하고 있는가? 그렇구나. 너무 먼 것을 보고 있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차근차근 삶의 기초적인 것을 쌓다 보면 언젠가는 삶의 정점에 다다를 그 순간을 만끽하겠지. 자신을 이렇게 다져본다.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찾고 싶은가? 혹시 내 안의 내가 충돌할 때가 많은가? 사소한 문제로 고민하고 우울함에 압도되는가? 저 사람은 왜 저래? 하며 남을 탓하고 살고 있는가? 이 모든 것이 심리적 불안감에 비롯된 것이라면 어떠하겠는가?


이 책에 나오는 700가지 명언을 소개할 수는 없지만, 이처럼 나에게 어느 순간 필요한 조언을 찾아볼 수 있는 매력이 있다. 수록된 명언을 책에 수록된 영어 원문과 함께 본다면 더욱 재미있을 것이다. 인간의 심리를 분석하고 약이 되는 치료법을 찾고 싶다면 기꺼이 추천해드린다. 물론 사람마다 상황마다 다르겠지만 도움이 되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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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화염
변정욱 지음 / 마음서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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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화염

 

1974815일 국립극장에서 일어난 사건을 조명하여 제4공화국의 참혹한 현실을 박진감 넘치게 표현한 소설. 요즘 내가 지나는 저 국립극장이 그런 장소였다니 약간의 소름이 끼친다. 이 소설은 영화나 드라마 연출자 변정욱씨의 작품으로 책을 읽어가면서 영화의 시나리오를 읽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야말로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불운하고 지독한 가난이 있던 시절의 아픔을 그려냈는데 가발공장 여직원 은수가 형사 영진을 기다리는 서울역이 어찌나 슬픈지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미 일어난 사건을 토대로 하였기에 결론을 쉽게 유추할 수 있다. 하지만 해피엔딩을 기다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이야기 속 주인공들의 삶과 애환이 내 마음을 흔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복선이 깔린 내용마저 나를 슬프게 한 이유이기도 하다.

 

육영수 여사의 죽음이 무엇이길래 수많은 대중이 자기 일들처럼 울었을까? 나 또한 그 시절에 태어난 사람으로서 어머니와 사람들에게서 들어왔기에 생소한 내용은 결코 아니었다. 1979년 박정희 서거 때에도 그러했으니 말이다. 흑백 TV 앞에서 우시던 어머니의 모습과 괜히 옆에서 따라 울던 철부지 7살 아이의 모습이 자꾸 오버랩 된다.

 

이 세상에 알아서는 안 되는 진실은 결코 없다.” 작가의 고변이 나에게 전달하는 강력한 메시지는 하나다. ‘진실은 언젠가는 밝혀진다. 그러나 단지 그것뿐이다.’ 세상에서 권력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간의 습성은 그 시절이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접하는 뉴스와 수많은 이야기가 우리를 즐겁게 하는 것이 아니라 더 괴롭힐 수 있다. 적절한 자기 균형이 필요하다.

 

정의를 위해 싸우는 아톰이 있을까? 주인공 민규의 아들이 좋아하는 아톰. 아버지 신민규. 어린 아들에게는 분명히 아버지가 아톰이었다. 초라한 국선변호사가 아닌 세상에 진실을 밝히는 아톰. 어쩌면 세상에 보이지 않는 아톰이 수없이 존재하려나?

 

책의 표지에 8월의 화염이란 한 가지 사건을 겨냥하고 있다. 그리고 리볼버 소총. 깨진 유리.

육영수 여사를 누가 죽였을까? 다시 한번 작가는 독자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이 세상에 알아서는 안 되는 진실은 결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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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요슈 선집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사이토 모키치 지음, 김수희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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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요슈 선집

 

처음 접해보는 일본의 고전 시가집이다. 지식백과에서는 수필로 분류하나, 기원 4세기에서 8세기까지 약 4500수의 가사집을 망라하고 있다. 이 책을 접하면서 언어의 정원이라는 일본 만화를 알게 되었다. 거기서 등장하는 아름다운 표현이 바로 만유슈 즉 만엽집에서 발췌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천둥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오고 구름이 끼고 비라도 와준다면 그대가 돌아가지 않도록 붙잡으련만 이것이 바로 언어의 정원에 삽입된 표현이다. 마음을 울리는 아름다운 가사는 내게 만요슈 선집이라는 책에 관심을 이끌었고 극기야 작은 카드에 적기 시작하였다.

 

드넓은 바다 웅대한 구름 위로 석양이 비치니 오늘 밤 뜨는 달은 분명 청명하리니.’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이 시가의 글을 감상하며 맑은 마음으로 더러운 것에 물들지 않고, 불의한 것에 현혹되지 않으며, 깨끗한 마음으로 세상을 보리라고 다짐하였다. 그 당시 이 시의 배경은 전장을 떠나는 장수의 마음이었다는데 안타까웠지만 말이다.

 

나의 남편은 어디쯤 가고 있을까, 깊고도 깊은 나바리의 산 너머로 오늘 가고 있을까?’

남편을 그리는 애타는 마음이 저리도 애절할 수 있을까? 나바리 즉 바다 깊은 해초로 이루어진 산 너머로 가는 것처럼 느껴졌으니 말이다.

 

고개를 들어 초승달 바라보니, 언뜻 보았던 그 임의 가는 눈썹 저절로 떠오르네.’

어제였다. 고가를 달리며 바라보던 초승달이 조각배 되어 하늘에 달려 있었다. 청명한 밤하늘에 달려 있던 초승달이 나를 반겨주니 그 길이 외롭지 않았다. 이 구절이 끌리는 건 내 마음의 소리를 대변하는 까닭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만요슈 선집은 몽환적이고 애절하기까지 하다. 자연을 그리는 노랫말은 나의 어린 시절 그리고 지금의 나를 너무나도 잘 대변해 주었다. 이 책은 이처럼 아름다운 시구를 소개하면서 시대적 배경과 등장인물을 끌어내곤 한다. 고대 일본에서 표현되는 다소 생소한 문구들의 해석과 표현들을 상세하고도 명료하게 설명한다.

 

이 오래된 고전 시가에는 사계절의 아름다움과 자연의 숨결을 그대로 느끼게 해주면서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애환이 짧은 시구에 선명히 담겨있다. 인간의 삶과 죽음 희로애락이 얼마나 아름답게 표현했으면 그때로부터 천 오백 년이 가까웠을 지금의 나에게 무한한 공감과 선율을 선사했다. 마치 그곳에 있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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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향한 비상 - 매와 부성애에 대한 아름답고도 잔인한 기억
벤 크레인 지음, 박여진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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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향한 비상

 

맹금류 하면 선뜻 떠오르는 것이 무서움이다. 날카로운 부리나 발톱만큼이나 눈빛은 차갑고도 섬뜩하기까지 하다. 이 책에 표지에 나오는 매는 오히려 순해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주인공의 매가 아닐까 하여 그렇게 보이는 것이 아닌가 싶다. 사실 책을 보면서 나는 매와 같은 새를 길들이고 사냥하는 것이 인간적인가 싶었다. 중동의 부자와 매사냥을 나가고 유럽이나 미국 같은 나라에서 행해지는 잔인한 일들이 대자연의 신비로움을 간직한 맹수에 대해 경이로움보다는 안타깝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도 생동감 있는 사실적인 묘사가 내가 작가의 새들의 세계로 이끌기에 충분하였다.

 

중동의 매사냥 훈련은 매의 숨겨진 야생의 본능이자 처절한 몸부림이었다. 창공을 날고 먹잇감을 포착하는 순간 매의 눈의 동공이 확장되고 핏줄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가장 먹이를 손쉽게 잡을 수 있는 장소로 몰고서 단숨에 날카로운 발톱으로 먹잇감의 심장을 파고든다. 외마디 처절한 비명만이 짧게 초원을 가로지른다. 이렇게 쓰고 나니 작가의 매사냥에 관한 묘사를 적절히 표현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독수리, 올빼미, 부엉이, 송골매 등 이런 것들을 교잡해서 새로운 혼합 종을 만들다니? 무지막지한 인간들이 별짓을 다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맹금류의 어벤저스를 만들 계획인지 뭔지는 모르겠으나 당장 그런 짓을 그만둬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이 나에게 단지 그런 느낌만 들었을까? 아이러니하게도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를 통해 나는 또 다른 나의 모습을 발견하였다. 그것은 바로 삶과 죽음이다.

 

대자연의 아름다움. 형언할 수 없는 웅장함과 아기자기함이 들어있다. 창공을 가르는 독수리와 쫓기는 노루의 긴박함이 느껴진다. 넝쿨에 걸려서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노루를 공격하는 독수리의 모습이 본능을 넘어서는 그 무언가를 보여준다. 굽이치는 강과 살아 숨 쉬는 자연의 소리에 흠뻑 빠져보자. 빽빽한 도시의 삶 속에 한 번쯤은 꿈꿔왔던 나의 삶을 원초적인 모습으로 돌려보고 싶어졌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 위에 굽이치는 계곡을 따라 날아가는 독수리의 소리를 들어보자. 자유를 향한 비상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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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미터 개인의 간격 - 내가 행복해지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
홍대선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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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인의 간격

 

행복을 늘리고 불행을 줄이라. 어디에? 자기 영역 1반경에 말이다. 나는 줄곧 책을 읽으면서 1반경이 무엇일까 생각했다. 행복의 요소들을 가져오고 슬픔과 괴로움과 같은 불행의 요소들을 버려야 할 그 1말이다. 책을 읽고서 다시 주제와 부제를 연결해서 생각해보니 드디어 답이 나왔다.

 

스피노자 욕망과 정서의 철학자의 1에는 무엇이 있었을까? 작가는 네덜란드의 공화파 창시자인 스피노자의 말을 자주 인용한다. 그가 내린 사랑에 관한 정의와 욕망에 대하여 작가가 말한 창을 통해 잠시나마 엿볼 수 있었다. 그가 내린 철학적 사상이 유교적 사상에서 찌들어 온 나의 삶을 비추어볼 때 이해가 되지는 않았다. 아니 마음속에서 거부반응이 일어났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철학을 통해 자유를 얻었던 그의 말처럼 나 또한 그러고 싶은 욕망이 마음 한구석에 있었던 것 같았다.

 

우울한 우리의 삶은 내가 만든 것이 아니다. 우리는 그런 환경에 던져진 것이다. 우주라는 공간에 작은 점 하나로 말이다. 따라서 누군가를 불평할 이유도 원망할 이유도 없다. 내가 불공평하게 태어난 것을 누구에게 원망하랴. 늘 돈 때문에 걱정하고 돈 때문에 좌절했을지라도 원망할 이유도 근거도 없는 것이다. 그래 봤자 불행의 끈이 온몸을 휘감을 테니 말이다. 그러니 인정할 건 인정하자. 그리고 내가 세상을 바꿀 수 없다면 내가 바뀌면 되는 것이다.

 

나의 기회비용을 행복의 요소들을 나만의 반경 1안에 채워보자. 행복은 우연히 찾아온다. 소소한 나의 행복을 놓치지 말자. 더 실망스러운 인간들 때문에 좌절할 필요도 없다. 그들이 자기들의 욕망에 취한 것도 어쩌면 스피노자가 인정한 그들만의 삶이었으리라. 그를 내쫓고 추방한 유대인들을 원망하지 않았던 것처럼 말이다.

 

작가의 말이 갑자기 뇌리를 스쳐 간다. ‘나는 무엇을 할 때 좋은가?’, ‘나는 어떤 사람일 때 좋은가?’ 불현듯 나의 욕망의 소리가 나를 깨운다. 어리석은 나의 삶이 아내에게 이렇게 물었다. “욕망이 뭐야? 대체 욕망이 뭐지?” 생각해보면 나를 위한 삶이 아닌 타인의 삶을 살았던 나이기에 그렇게 말한 것이었다. 지금부터 내 삶의 욕망에 귀 기울일 차례이다. 나만의 반경 1안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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