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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의 미래 - AI라는 유혹적 글쓰기 도구의 등장, 그 이후
나오미 배런 지음, 배동근 옮김, 엄기호 해제 / 북트리거 / 2025년 1월
평점 :
<쓰기의 미래>는 쓰기의 역사를 다룬 책입니다. 암송을 통해서 지식을 전달하는 시대에서 쓰기의 등장과 발전을 그립니다. 자필은 기계의 발전과 함께 새롭게 변화합니다. 자판기를 두드려서 글을 씁니다. 수월하게 수정할 수 있기 때문에 글의 품질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맞춤법이 틀린 부분이 있으면 친절하게 밑줄로 알려주기까지 합니다. 여기에서 기계는 한 번 더 발전합니다. 인공지능의 등장입니다. 인공지능은 사용자가 원하면 자료 수집을 해 주기도 하고, 초고를 대신 써 주기도 하고, 한 편의 글을 생성해 주기도 합니다. 사용자는 그 결과물을 사후 편집하여 쓰기를 완성합니다. 사후 편집이란 기계번역을 거치고 난 텍스트를 말끔하게 처리하는 것입니다.(299쪽) 주로 번역 분야에서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이 이제 쓰기 분야에도 도입되는 셈입니다.
인공지능이 정교해질수록 인공지능의 글의 완성도는 높아집니다. 인공지능에게 글을 쓰게 한 뒤, 그것을 보완하여 글을 쓰는 시대가 도래하는 중입니다. 즉, 사용자는 온라인에 등록된 수많은 글들을 표절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인공지능의 학습 자료는 온라인에 적힌 글 또는 작가의 글이기 때문입니다. 인공지능이 수많은 글을 표절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저자 역시 미래의 학생이 인공지능 텍스트 생성기에 모범 사례와 자기 문체를 인식시킨 다음 새로운 과제물을 쓰게 했을 때, 표절 여부를 적발할 수 있을지 의문을 표시합니다.(393쪽) 학생의 과제뿐만 아니라 소설 분야에서도 인공지능 텍스트 생성기가 활용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열린인공지능처럼 인공지능을 적극 활용한 책을 출판하는 출판사도 존재합니다.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쓰고,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표절을 적발하는 미래가 성큼 다가온 셈입니다. 온라인에 인공지능을 활용한 쓰기가 많아진다면, 어느 순간부터 인공지능은 인공지능의 쓰기를 모방하는 시대도 오지 않을까 짐작합니다. 그런 시대가 오기 전에 인공지능의 역할을 쓰기 분야에서 어떻게 활용할지 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자는 글쓰기에 인공지능을 어떻게 활용할지 사용자에게 달려 있다고 봅니다.(425쪽) 글쓰기는 여러 단계를 거칩니다. 글쓰기 단계를 대략 나누면 하기와 같습니다.
주제를 정합니다. 글쓰기에 필요한 자료를 조사합니다. 그를 기반으로 글을 씁니다. 처음 쓴 글의 내용을 수정합니다. 최종 수정본의 맞춤법을 검토합니다. 마지막으로 공개합니다.
여러분이라면 위 단계에서 어떤 단계를 인공지능에 맡기겠습니까? 아마 사용자의 목적에 따라 다르겠지요. 사용자마다 인공지능의 어떤 능력을 개발하고 유지할 필요가 있는지도 다를 것입니다. 자신의 글쓰기 실력을 향상하고 싶은 사람은 주로 자료 조사를 인공지능에 맡기겠지요. 형식을 위해 글쓰기를 하는 사람이라면 완성까지 인공지능에 맡기고 사후편집을 하겠지요. 즉, 사용자에 따라 인공지능의 특화 기능이 달라진다고 볼 수 있겠지요.
특화 기능이 인공지능 하나에 종합적으로 작용할 때, 인공지능이 쓴 글은 사람이 쓴 글과 구분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사람과 사람이, 인공지능과 사람이, 인공지능과 인공지능이 서로 참고하는 시대에서 서로 표절하는 시대에 들어선 셈입니다. 어쩌면 표절을 넘어 출처 없이 통째로 옮기는 시대일지도 모릅니다. 인공지능을 공공 지식 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협의가 절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