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마치
정한아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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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몇 층에 살고 계시나요? 다른 집에 사는 사람과 교류를 하시나요? 짐작건대 어떤 계기가 없으면 이웃은 그냥 같은 건물에 사는 사람입니다. 각자 자신의 현실을 살아갈 뿐입니다. 이마치도 그런 사람입니다. 현실을 살아가는 데 모든 힘을 쏟아 냅니다. 다른 층의 사람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궁금해 할 여유는 없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엘리베이터 점검이 실시됩니다. 계단을 이용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맨 위 층까지 걸어 올라가면서 이마치는 처음 자신의 겪어온 고민을 인식합니다.

 

이마치는 계단을 오릅니다. 다른 집에서 소리가 들립니다. 아이가 우는 소리, 아이가 혼나는 소리, 아이가 노는 소리. 그 소리는 이마치를 자극합니다. 아이들은 왜 그러는 걸까. 주위에 아이를 이끄는 어른은 있을까. 이마치가 계단을 오를수록 아이의 소리는 어른의 소리로 바뀝니다. 어른이 우는 소리, 어른이 혼나는 소리, 어른이 노는 소리. 이 소리도 이마치를 자극합니다. 어른들은 왜 그러는 걸까. 본보기가 되어주는 사람이 있을까. 이마치는 층을 올라갈 때마다 같은 것을 궁금해 합니다. , 고민의 본질이 바뀌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마치는 고민이 바뀌었다고 느끼는 걸까요? 잠을 자기 때문입니다. 건물은 밤이 되면 조용해집니다. 사람은 다 잠들어 버립니다. 그 시간 동안 기억의 재배열이 일어나고 사라질 것들과 남을 것들이 정해집니다.(93) 자고 일어난 다음 날,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이마치는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이 여정을 반복합니다. 그 결과, 어떤 순간에 떠올랐던 기억이 어떤 순간에는 떠오르지 않는 경험을 합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 기억도 재배열되니, 고민도 매번 다른 형태로 포장됩니다. 겉모습이 다르니 고민의 본질도 다르다고 착각하는 셈입니다.

 

우리는 인생을 1회만 삽니다. 살면서 처음 겪는 일이 무수히 많습니다. 그 때, 우리는 다른 이의 데이터를 찾습니다. 사람마다 환경도 성격도 다릅니다. 당연히 다른 이의 언행을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나아가면 좋겠다는 방향을 발견할 수는 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선택이 서로 상호작용하며 선례가 되는 사회로 발전하는 셈이지요. 아이는 어른을 보고 자란다는 말이 괜히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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