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접하게 된 책이었다. 어스름한 새벽빛이 그러할까? ㅡ 그런 스산한 분위기의 기본 색조때문인지 첫장을 펼치자마자 심상찮은 공포가 슬그머니 고개를 들며 말꼬리를 밟고 따라왔다.'옛날 옛날 어느 마을에....' 그림만큼이나 가라앉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시작도 하기전에 아이들은 저마다 숨을곳을 찾아 파고들고,그래도 궁금하여 못견디겠다는듯 두 눈을 또르륵 굴리며 이야기를 재촉한다.'누이동생은 재주를 홀딱홀딱 세번 넘더니...' 무서움보다 더 무서운 호기심은 꼬리 아홉달린 여우를 보기위해 자기들만의 은신처(?)에서 책곁으로 아이들을 잡아당긴다. 곁눈질 삼아 그림 한번 얼른 보고......또 다시 도망가는 아이들.이 책은 정말 무서운 책이다. 푸르스름한 색깔도 그러려니와 꼬리 아홉달린 여우의 소름끼치는 눈은 또 어떻구. 여우이빨의 섬칫한 날카로움까지 그리고, '......여우는 부엌으로 들어가 손이랑 팔뚝에 참기름을 발랏습니다. 그리고는 외양간으로 가서 소 꽁무니에 손을 쑤욱 넣어, 간을 꺼내더니 한입에 날름......'이라는 간담이 서늘해지는 내용조차 이 책이 아이들 책이 맞을까싶을 정도로 무서운 책이다. 그러나, 아이들은 이 책을 손에서 놓으려 하질 않았다.그렇게도 무서워하면서도 자꾸만 읽어달라 조른다. 등이 오싹하는 공포가 그대로 전해져 올정도로 잘 그려진 그림의 성과가 아닐까? 이 책을 읽어 가다보면, 나 어릴적 늦은 밤에만 볼수있었던 '전설의 고향'이 생각난다. 무섭고 무서우면서도 이불을 뒤집어 쓰고라도 끝까지 보고싶었던 그 어린시절의 모험담(?) 오늘도 '엄마 무서워 !'라며 품을 파고드는 아이들과 그 옛날의 '전설의 고향'속으로 여행을 떠난다.
어느 인터넷 사이트에서 <팥죽할머니와 호랑이 - 보림>와 <팥죽 할멈과 호랑이 - 보리>를 비교 분석한 내용을 보고 이 책을 구입하게 되었다.우선은 여타 다른책들과는 달리 크기에서 부터'와~ '하는 탄성이 터져나올 만큼 압도적으로 컸다.첫장을 넘기면 '어흥'거리며 커다란 호랑이가 나타난다.(정말 커다랗다.) 호랑이의 털과 수염 하나하나까지 정성스럽게 세밀히 그려져있어금방이라도 그 호랑이가 툭 튀어나올것만 같았다.'팥농사 다지어서 팥죽 쑤어 먹을때까지만 기다려다오'라는 할머니의 약속을 뒤로, 점점 가을은 다가오고 죽을 날만 기다리며 팥을 걷어들이는 할머니의 모습에서는 할머니의 한숨소리가 책 밖으로 새어나올것만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었다.'할멈,할멈. 왜 울우?''오늘 호랑이한테 죽게돼서 운다.''팥죽 한 그릇 주면 내 살려주지.'라는 반복어를 타고 자라와 밤톨이, 맷돌이, 쇠똥이, 지개와 멍석이 아주 재미난 모습으로 나타나고 이들이 힘을 모아 호랑이를 신나게 물리쳐 할머니를 구한다.정말 신나고 재미있는 호랑이와의 한판싸움(?), 그걸 지켜보는 아이들의 입은 함지박만하게 벌어져 연신 깔깔거린다. 호랑이를 강물에 풍덩 빠뜨리고 돌아오는 할머닌 덩실덩실 어깨춤을 추신다. '테크노 댄스'만 아는것 같던 아이들도 할머니처럼 덩실덩실 어깨춤을 춘다. 이 얼마나 멋진일인가?.......... 이 책을 사는분들께 꼭 하고픈 말이 있다면, '서정오 선생님'의 구수한 이야기맛도 좋지만, '박경진 님'의 풍성한 그림맛에 푸욱 빠져보라는것이다.뒷표지에있는 '윤구병 선생님'의 글을 옮겨보자면 '옛이야기 그림책에서 이야기와 그림의 가장 행복한 결합은 아이들이 그림만 보더라도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목소리를 떠올릴수 있고, 글만 읽어도 아름다운 장면이 머리속에서 떠올라서 아이들의 감수성이 승화되는 것이어야 한다.그런점에서 이 그림책은 탁월한 성과라고 볼 수있다. 장면 하나하나를 뛰어난 예술작품으로 빚어낸 화가의 재능과 정성이 돋보인다.'
할머니의 구수한 입담으로 참 재미나게 들어왔던 그 도깨비이야기를 이젠 내 아이를 안고 가끔씩 들려주곤 하지만 할머니의 이야기맛처럼 제 맛을 낸다는게 참 힘들었었다. 그러다가 '옛이야기 그림책-까치와 호랑이'를 만나면서부터 그 재미난 그림속으로 아이들이 빠져들고 엄마의 이야기에 깔깔거리며 좋아라 뒹구는 아이들을보면 작으나마 행복할수있어서 참 좋았다.이 책은 내용구성이 좀 독특했었다.앞 페이지에서는 착한 농부가..뒷 페이지부터는 욕심쟁이 농부의 이야기가 따로따로 시작된다. 우리 아이들은 욕심쟁이 농부가 도깨비들에게 혼이나는 '도깨비 방망이2'를 더 재미있어한다.'넙치처럼 넓적해져라,뚝딱!' '뱀장어처럼 길어져라,뚝딱!' 하는 대목에선 아예 떼구르르 구르며 눈물까지 찔끔거린다. 그리고,착한 농부가 도깨비 방망이로 행복해졌다는이야기와는 달리'욕심쟁이 농부는 뱀장어처럼 길어진채, 어기적 어기적 집으로 돌아왔대.'로끝이나는데, 아이들은 눈만 말똥거리며 의아해한다.길어진 욕심쟁이는 어떻게 되었을까?...................후후후읽을때마다 그 대답이 달라지는 재미를 아이들과 함께 찾아보세요.또 하나는 겉표지 다음,첫페이지부터 '옛날 옛날...'로 시작되는 이야기와 책속 제목이 나란히 나와 있어서 아이들과 재미나게 다투기도 했었다. 다른 책에서처럼 책속제목은 그냥 넘기고 그 다음부터 읽으라고 우겨대는 꼬맹이를 생각하면 지금도 웃음이 나온다.다른 책들의 똑같은 짜임새에 어느새 눈을 길들인 아이에게 색다른 재미를 준것같아 흡족하다.그리고 이 책속의 도깨비들의 모습또한 재미난 볼꺼리였다. 커다란 빨강코도 그렇고, 머리에 두개씩 솟은 도깨비 뿔도 그렇고......
그렇다.바로 이 느낌이었다. 가슴 가득 뭉개구름처럼 피어오르는.....눈물이 쏟아질만큼의 슬픔도 아닌.... 뭐라고 말할순없지만 내 가슴에 채워지는 그울렁거림들....난 이책을 읽고난후,그런 감정의 늪에 빠져 한참을 혼동스러워야만 했다. 너,나 할것없이 다들 찬사를 아끼지 않는책이었기에 그 기대만큼이나, 나의 얕은 마음의 샘이 소용돌이쳤나보다.'넌 똥 중에서도 가장 더러운 개똥이야!' 흙덩이의 천대와 멸시에 그만 '으앙!'울음을 터뜨려버린 강아지똥의 슬픔이 새도록 따라 울고싶을만큼 그렇게 아픔으로 남아있다. 봄비가 부슬거리는 어느날,파아란 민들레 싹을 끌어안고 무지개빛으로 녹아들며 기뻐했다는 강아지똥의 그모습이 마냥 숙연해질뿐이었다.'엄마! 왜 강아지똥이 녹아서 몸속에 들어가야만 민들레가 꽃이피여?'9살난 딸아이의 물음에 뭐라고 대답하면 좋을까? 강아지똥이 거름이 되어서.....라는 일상적인 대답이 싫어그냥 웃기만 했었다.내 아이도 어느날인가,이 엄마의 느낌을 나눠가지리라 믿으며서.....골목길 돌담밑 구석쪽, 처음부터 그자리에서 강아지똥은 버려졌지만 골목길 바로 그 구석자리에서 샛노란 민들레꽃으로 피어난 첫페이지와 마지막 페이지의 연결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이책은 아이를 위해서라기 보다 아이들에게 책 읽어주는것을 귀찮아하고 자신없어하는 아이들의 아빠를 위해 구입하게 되었다.커다란 아빠토끼와 작은 아기토끼의 이야기는 아이들을 사로잡기 충분했었고 내가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걸 곁눈질하던 아빠가 드디어..... 아이들이 읽어달라고 조르자 못이기는듯 책을 들었다. 그 때의 그 흐뭇함을 어떻게 표현할까?이 책은 우선, 아빠들이 읽어주기에 너무나 편안한 책이다. 목소리를 꾸며댈 필요도, 과장된 몸짓으로 아이들의 시선을 잡아야할 필요가없다. 그냥 한장한장 넘기다보면 아이는 아빠에게, 아빠는 아이에게 사랑으로 푸욱 빠져버리고 만다 지금도 이 책만큼은 아빠에게 읽어달라 품을 파고들고 그것만큼은 마다않는 아이들 아빠가 고맙기만하다.세상의 모든 아빠들이여! 이렇게 한번 속삭여보세요.'아빠는 달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길만큼널 사랑한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