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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누이 ㅣ 옛이야기 그림책 까치호랑이 12
이성실 글, 박완숙 그림 / 보림 / 1997년 3월
평점 :
품절
우연히 접하게 된 책이었다. 어스름한 새벽빛이 그러할까? ㅡ 그런 스산한 분위기의 기본 색조때문인지 첫장을 펼치자마자 심상찮은 공포가 슬그머니 고개를 들며 말꼬리를 밟고 따라왔다.'옛날 옛날 어느 마을에....' 그림만큼이나 가라앉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시작도 하기전에 아이들은 저마다 숨을곳을 찾아 파고들고,그래도 궁금하여 못견디겠다는듯 두 눈을 또르륵 굴리며 이야기를 재촉한다.
'누이동생은 재주를 홀딱홀딱 세번 넘더니...' 무서움보다 더 무서운 호기심은 꼬리 아홉달린 여우를 보기위해 자기들만의 은신처(?)에서 책곁으로 아이들을 잡아당긴다. 곁눈질 삼아 그림 한번 얼른 보고......또 다시 도망가는 아이들.
이 책은 정말 무서운 책이다. 푸르스름한 색깔도 그러려니와 꼬리 아홉달린 여우의 소름끼치는 눈은 또 어떻구. 여우이빨의 섬칫한 날카로움까지 그리고, '......여우는 부엌으로 들어가 손이랑 팔뚝에 참기름을 발랏습니다. 그리고는 외양간으로 가서 소 꽁무니에 손을 쑤욱 넣어, 간을 꺼내더니 한입에 날름......'이라는 간담이 서늘해지는 내용조차 이 책이 아이들 책이 맞을까싶을 정도로 무서운 책이다. 그러나, 아이들은 이 책을 손에서 놓으려 하질 않았다.그렇게도 무서워하면서도 자꾸만 읽어달라 조른다. 등이 오싹하는 공포가 그대로 전해져 올정도로 잘 그려진 그림의 성과가 아닐까?
이 책을 읽어 가다보면, 나 어릴적 늦은 밤에만 볼수있었던 '전설의 고향'이 생각난다.
무섭고 무서우면서도 이불을 뒤집어 쓰고라도 끝까지 보고싶었던 그 어린시절의 모험담(?) 오늘도 '엄마 무서워 !'라며 품을 파고드는 아이들과 그 옛날의 '전설의 고향'속으로 여행을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