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게 어때서 황상민의 성격상담소 4
황상민 지음 / 심심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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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민의 성격상담소 4권 <독특한 게 어떄서> 표지를 보고, 인기 미드 <빅뱅 이론>이 떠올랐다. 칼텍 출신의 네 과학자, 혹은 공학자의 일상을 다룬 시트콤인데, 남다른 등장 인물 중에서도 더 유별난 "셸든"이 아이디얼리스트의 표본이 아닐까 싶어서다.

 

 

셸든은 사고방식이 독특하다. 천재형이니 이상주의적이고 창의성 높은 거야 더할 나위 없고, 에고이스트에 고집이 강해서 레너드가 오기 전까지 룸메이트들이 다 셸든을 욕하며 떠났다. 자아도취 빼면 시체다. 그러니 조직 생활이나 관리 차원은 잼병이다. 남의 욕구를 맞추는 일이나 반복적인 작업은 질색이다. 이른바 4차원의 전형이다.

 

 

주변에도 4차원으로 불리는 인간들이 꽤 있다. 자기 세상에 빠져 살고 남들이 보지 못하는 면을 캐치해 낸다. 시쳇말로 독고다이지만 창의력이나 업무 능력은 인정할 만하다. 이렇게 아이디얼리스트로서 독특함을 인정받고 살면 오죽 좋으련만 세상은 그렇지 않다.

 

 

마치 시지포스가 산꼭대기에 바위 올리기를 반복하는 것처럼 삶이 무기력하고 의미가 없어서 고민한다거나, 조직 생활에 적응이 어렵고 특히 상사와의 트러블로 고생하는 아이디얼리스트가 많다. 그들은 반복되는 일상에서 두 번째 사춘기를 맞기도 한다.

 

 

아이디얼리스트에겐 자기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공간, 창의력을 발휘하고 흡수할 수 있는 예술같은 취미, 그리고 타인평가 중에 셀프(self) 항목이 중요하다. 삶의 의미와 자존감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덕목이지만, 4차원 인종이 살아가는 데 더없는 필수품이기 때문이다.

 

 

일상에 회의하고 무기력하다고 다 아이디얼리스트는 아니다. 많은 이들이 자신이 창의적이고 이상적인 성향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그런 성향이 없다는 게 아니라, 아이디얼리스트로 규정짓기엔 다른 성향이 더 강한 경우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황상민표 성격 유형 검사(WPI)를 하면 자신이 아이디얼리스트인 줄 알았다는 사례자들이 꽤 있다. 내가 입고 싶은 옷과 내 스타일에 맞는 옷은 다르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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