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의 시대 - 풀린 돈이 몰고 올 부의 재편
김동환.김일구.김한진 지음 / 다산3.0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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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세계 경제위기 이후로 양적 완화 정책이 시행되었다. 오바마 재임 당시 미국 연방준비은행은 대규모 자산 매입을 하였고, 유럽은 마이너스 금리를 선언했다. 일본은 국내 경기를 살리기 위하여 엔저 정책을 적극적으로 밀고 나갔는데, 이른바 아베노믹스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였다. 이명박 정부는 4대강 토목 공사를 비롯하여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활용했고, 박근혜 정부 당시엔 최경한 기획재정부 장관의 이름을 딴 '초이노믹스'로 대출 완화 등을 통해 내수를 살려보고자 했다.



세계 경제는 양적 완화와 재정 확대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주식 시장과 자산 시장이 활황을 맞이하는 등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듯하나, 경제 근간에 도사린 불안 요소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초이노믹스는 단기 부양 위주의 인위적인 경기 정책, 특히 우리나라 경제의 뇌관, 심각한 문제로 떠오른 가계 부채를 급속하게 증가시켰다는 비판을 받았다.



미국에서 트럼프가 당선된 기저에도 미국 경제에 있는 불안 요소가 작용했다는 평가다. 양적 완화로 부동산을 비롯한 자산 시장, 금융 시장을 활성화시킬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부의 불평등은 심화되었고, 재정 위기가 초래되어 사회기반시설의 노후화가 진행되었다. 대안으로 오바마 정부는 해외로 떠난 제조업을 불러들이는 리쇼어링 정책을 폈으나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고, 러스트 벨트(과거 미국 제조 산업을 이끌었던 오하이오, 펜실베니아를 비롯한 미국 북동부 지역) 지역은 저소득층이 양산되었다. 바로 이 지역들이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결정지었다. 세계 주류 언론, 자국조차 예상치 못했던 트럼프 정부의 탄생엔 양극화, 사회기반시설 노후화, 제조업의 붕괴 등 경제 문제가 촉매제 역할을 했던 것이다.



<인플레이션의 시대>는 지난 8년간 풀린 돈들이 어디로 흘러갔을까 하는 의문에서 시작한다. 부제가 '풀린 돈이 몰고 올 부의 재편'이다. 제목은 인플레이션을 강조했지만, 실제로 저금리, 저성장, 저물가시대가 지속되고 있다. 풀린 돈들은 자산 시장 가격을 높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수도권 지역의 부동산 투기 과열 현상으로 문재인 정부가 8.2 부동산 정책을 내놨고, 코스피는 박스피라는 오명을 벗고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경제를 어떤 관점(view)에서 바라봐야 하는가가 <인플레이션의 시대>의 주제다. 경제, 금융 분야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한번쯤 들어봄직한 세 저자, 김동환 경제해설가,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김한진 수석연구원의 대담으로 이끌어간다. 양적 완화 이후의 세계 경제와 정세를 분석하고 견해를 덧붙였다.



현재 우리나라와 세계 경제의 흐름, 양적 완화가 몰고 올 부작용과 버블 붕괴의 위험성 진단, 트럼프, 시진핑, 푸틴, 두테르테 같은 스토롱맨들이 각국 지도자로서 득세하는 이유, 그리고 앞으로 경제 모멘텀을 전망한다. 세계 거시 경제 전반부터 우리나라 자산 시장의 미시적 동향을 챕터별로 다뤄서, 기사나 리포트를 통해 단편 단편 접했던 지식들을 연관성 있고 포괄적으로 설명하였다. 세 저자가 밝히는 경제 "분야와 세상을 보는 나름의 관(view)"을 비교, 대조해가며 읽는 덕분에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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