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자꾸 바보짓을 할까? - '생각의 사각지대'를 벗어나는 10가지 실천 심리학
매들린 L. 반 헤케 지음, 임옥희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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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자꾸 바보짓을 할까?>는 생각의 사각지대, 이른바 사고의 맹점에 관한 책이다. 살다보면 내가 왜 그런 실수를 했을까, 혹은 남의 행동이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을 때가 있다. 책은 10가지 사고의 맹점을 통해서 '바보짓' 혹은 '밉상짓'의 원인을 살펴본다. 저자인 매들린 L. 반 헤케 교수는 "교육학, 인지심리학, 창조성 연구, 비판적 사고, 유아 발달, 철학 등" 간학문적 관점과 다양한 사례를 통해 분석한다.


여기서 '바보짓'은 의도된 행위가 아니다. 많은 인간이 타인에게 악의를 품고 행동하거나 뻔히 자기가 잘못한 줄을 알면서도 모르쇠로 버틴다. 그러나 책은 의도된 '나쁜짓'보다 인간의 태생적인 맹점을 꼬집는다. 악의적인 행동은 애초에 비난받아 마땅하다.



그럼에도 나는 다른 사람의 잘못된 행동을 보고 무조건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기 전에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는 탐욕이나 이기심, 게으름 때문으로 보이는 행동들도 찬찬히 살펴보면 얼핏 본 것과 달리 훨씬 더 복잡한 이면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둘째는 일단 상대방을 심각한 결함이 있는 존재로 대하면 그들을 좋은 방향으로 유도하기가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p.43)



맹점은 생존 본능과 관련돼 있다. 인간의 인지 용량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복잡한 정보를 모두 파악할 수 없다. 삶이 피곤한 것은 물론이고 일상 생활을 하는 데 터무니 없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게다가 망각은 신의 선물이란 격언이 있듯이, 적절한 자기합리화는 심리적 평온을 위한 필수 요소다. 복잡한 사회를 살기 위한 뇌 나름의 효율적인 전략이다.



그러나 이 전략은 생각의 사각지대를 일으킨다. 생각 없이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저지른다. 익숙한 사고방식과 패턴을 고집하고 새로운 것을 거부한다. 전체적인 시스템을 보지 못할 뿐더러 불충분한 증거를 바탕으로 성급한 결론을 내린다. 맹점이 모여 편견으로 고착화되고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방해한다. 개인 차원을 넘어 "집단, 즉 국가나 종교 집단, 민족이나 인종 집단, 회사나 학교 등도 맹점이 있다. 맹점에 관한 국가적, 국제적 딜레마"(p.9)가 벌어지기도 한다.



최악은 '내 모습을 볼 수 없는' 것이다. 맹점은 사전적 의미로 망막에 시세포가 없어 상이 맺히지 않는 부분이다. 시야에 잡히지 않아서 자각하지 못한다. 사고의 맹점도 마찬가지다. 은연중에 작동한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만 고치기가 어렵다. 반면에 남의 맹점은 잘 보인다. 예컨대 미운 인간이 있다. '그 인간'은 타인에게 피해를 입히고 밉상짓을 하는지조차 모른다. 그러나 나도 누군가에게 '그 인간'이지 않을까. 객관적인 자기 성찰을 하지 못하는 맹점이 가장 안타깝다.



누구에게나 맹점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자. 그러면 누군가가 자신과 전혀 다른 생각을 하고, 그 생각이 설령 불완전하더라도 단순한 관점상의 차이를 넘어서서 그 관점을 통해 배울 점이 있음을 인정하게 된다. 상대방의 견해가 우리와 다르고, 나름대로 한계가 있다 할지라도 그들의 관점으로 보면 자신이 놓치고 있는 부분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 점이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내용이다. (p.7~8)


두 번째 메시지는 우리가 각자의 맹점을 극복하면 더 나은 의사 결정을 할 수 있고, 타인과 관계가 개선되며, 창조적인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사고 방식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p.8)

인간은 맹점을 갖고 있다. 어처구니 없는 실수, 결정을 저지르고 자책하기보다 맹점을 알고 대비를 해야 한다. 매들린 교수가 말하는 '돌아보기' 방법은 10가지 맹점에 대한 대처법이다. 무엇보다 인간이 맹점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진정으로 인지하는 단계가 첫 걸음이다. 부인하는 태도가 가장 큰 잘못이다. "맹점은 면죄부가 아니"기 때문이다.(p.42) 나아가 타인과의 관계를 다시금 바라보게 된다. 내가 혐오하는 남의 결점은 악의가 아니라 맹점에서 비롯되고, 남이 나를 꺼려하는 이유가 나의 맹점 때문일 수 있다. 지혜가 필요하다. 흑백 사고를 벗어나 이성적이고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는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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